[제2022-3호] 기후변화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구분
경제일반
등록일
2022.01.19
조회수
12450
키워드
기후변화 생산성 자연재해 일차적 충격 파급경로 BOK 이슈노트
등록자
정선영, 허정
담당부서
거시경제연구실(02-759-5328, 4863)

최근 기후변화 관련 논의에서는 기후위기 극복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를 어떤 방식으로 조화롭게 풀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충격이 거시지표로서의 생산성에 미치는 효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에 본고는 기후변화가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파급경로를 살펴보고, 기후변화 시대에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지구온난화가 유발한 자연재해와 같은 일차적인 충격(physical risk)으로 인해 산출물이 감소하고 노동과 자본의 질적 저하가 발생하는 등 기후변화는 생산성 하락의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상고온, 일조시간 감소, 이상기상의 빈도수 증가 등이 산출량 감소와 품질 저하를 유발하고 관광업 등 생태계서비스에 기반한 산업 부문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이상기후가 근로자의 건강이나 작업환경에 영향을 줄 경우 노동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공급경로나 인적자본의 이동에 제약이 발생할 경우에는 기업의 공급망 손상이 확대되고, 자산 손상에 대한 리스크나 기상이변에 대한 취약도 등이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 프리미엄의 상승을 가져와 자본조달비용을 높임으로써 자본생산성을 낮추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소지가 있다.


기후변화의 물리적 충격과 더불어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경제주체의 행태 변화와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정책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행리스크(transition risk) 역시 기업의 생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규모 투자조성을 위한 비용 및 좌초자산이 증가하고 산업 및 노동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미스매치로 인한 시장 비효율이 발생하면서 생산성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규제 비용이 높아져 혁신이나 효율성 개선을 위한 투자가 줄어들거나, 기후변화 대응 능력의 차이에 따른 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확대될 경우 경제 전반의 생산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기후변화 대응이 투자 및 기술진보를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중장기 생산성 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 환경규제 정책은 기업으로 하여금 규제비용을 감소 또는 상쇄하기 위해 기술혁신 활동, 비용 절감, 효율성 개선을 추진하도록 유도하게 된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산업구조 개편과 신생에너지로의 전환 등으로 신산업이 성장하면서 시장 및 고용 규모가 확대될 수 있고, 기후변화 대응이 기업의 무형자산적 가치로 반영되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경로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가 생산성에 미치는 효과는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이 공존한다. 부정적 영향을 억제하고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산업 특성을 고려한 부문별 감축 목표 세분화, 지속적인 기후변화 리스크 평가 및 관리, 정합성과 일관성을 갖춘 정책 설계 및 운용 등을 통해 기후변화 관련 정책적 불확실성을 낮춤으로써 기후 리스크에 대한 완충력을 높여야 하겠다. 또한 경제구조 전환 시 높은 불확실성과 대규모 초기투자비용 등으로 민간의 위험감수 여력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혁신 생태계 조성과 연구개발 투자 육성에 있어 정부의 마중물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석탄발전, 제조업 등 탄소집약 산업의 비중이 높으므로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규제는 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총량 규제뿐만 아니라 기술혁신을 통한 에너지 전환과 저탄소 산업화 등 근본적인 산업 체질의 변화가 중장기적 시계에서 병행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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