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현금화와 현금사용 선택권

등록일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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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사용 현금사용선택권 현금 현금없는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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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현금화와 현금사용 선택권


 우리나라의 경우 카드 사용률이 높고, 디지털 인프라가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비현금 지급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대면·비접촉 결제를 선호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의 등장으로 인해 탈현금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30대 젊은 층의 경우 핸드폰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2020년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실적이 일평균 1,455만건(4,492억원)으로 전년대비 44.4%(4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간편결제 서비스의 사용 편리성은 비현금 지급비중을 더욱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맞춰, 현금을 수취하지 않는 매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2018년부터 현금없는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스타벅스의 경우 현재 서울에 위치한 555개 매장 중 72%에 달하는 402개가 현금없는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유통·외식 업계에서도 현금을 받지 않는 매장을 도입하고 있다. 매장 운영 측면에서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되므로 현금 사고 위험이 감소하고, 결제 및 정산 과정 간소화로 인력을 감축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현금 사용이 가능한 매장이 축소될 경우 비현금지급수단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비롯한 디지털 소외 계층이나 카드 발급이 어려운 청소년 등에게는 소비활동이 제약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현금의 결제기능이 과도하게 축소된다면 민간 결제업체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높아져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모든 결제가 기록되므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외에도 현금 위축 현상이 지속될 경우, ATM 등 현금공급 창구가 축소되는 등 화폐유통시스템이 약화되게 된다. 실제 ATM 현황을 살펴보면, 2010~15년 기간동안은 ATM 설치대수가 연평균 8.0% 증가하였으나 2016년 처음으로 1.4% 감소하며 증가세가 꺾인 모습이다.

 

 그러나 현금은 재난상황이나 통신장애 발생 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현금의 이용은 지속적으로 보장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후 비상시에 필요한 현금을 비축해두기 위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액권 등 현금의 품귀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것은 현금화폐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여전함을 보여주는 일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많이 사용되는 현금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라는 표현에 대해 주요국 발권당국에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1959년 처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표현으로 현금화폐 자체가 사라진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운데, 지급수단으로의 현금 사용이 감소하였을 뿐 스웨덴을 제외하고는 현금수요가 감소한 국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화폐발행잔액의 2010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1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도 5.5%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화폐수요가 증가함에도 현금 사용이 제약받는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은 현금사용 선택권 보장현금사용 인프라 개선의 측면에서 다양한 정책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금사용 선택권을 법적으로 도입하려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데, 메사츄세츠 주는 소매상거래에서의 현금결제를 법적으로 보장하며 필라델피아에서는 현금결제거부를 금지하는 개정안이 2019년 발효되었다. 스웨덴에서는 상업은행의 현금취급업무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효되었으며, 영국에서는 ATM 수가 적절하게 유지되도록 감독을 강화하는 등의 대응책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현금 수취를 거부하는 사례가 아직 심각한 단계는 아니지만, 한국은행에서도 현금사용 선택권 보장에 대한 포스터 및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꾸준히 홍보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현금 결제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현금사용행태조사 및 화폐사용 만족도 조사 등의 서베이를 실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매장에서 거래시 특정한 지급수단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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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적으로 볼 때 비현금 지급수단의 발달로 인한 탈현금화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된다. 이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현금의 사용자로서 이러한 변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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