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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1): 심각성과 그 원인은?

등록일
2023.12.06
조회수
72362
키워드
담당부서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저자
이하림 조사역, 황인도 실장

초저출산과 고령화 방치시 ‘성장’과 ‘분배’ 양면에서 큰 어려움 맞을 전망. 인구구조 고령화를 재촉하고 있는 초저출산의 핵심 원인은 ‘경쟁압력’과 ‘불안’


우리나라 초저출산은 그 수준(2021년 기준 0.81로 OECD 최저, 홍콩 제외 세계 최저)과 지속기간(2002년부터 1.3 미만 21년 지속) 면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은 1960년 5.95명에서 2021년 0.81명으로 약 86.4% 감소하여 전세계 217개 국가·지역 중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인구구조 고령화 역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UN의 인구전망을 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46년부터 일본을 넘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 되며, 2062년에는 홍콩을 제치고 전세계에서 가장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인구구조 고령화의 원인을 50년 시계에서 분해해 보면 저출산이 70%, 기대수명 연장이 30%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우해봉 2023).

그림 1. 합계출산율 추이1)


주: 1) 가임여성 1명당 명

자료: World Bank

그림 2. 고령인구비중 전망 추이1)


주: 1)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OECD 3개국과 비교

자료: UN World Population Prospects, the 2022 revision


저출산‧고령화에 제대로 대응 못할 경우 ‘성장’-‘분배’ 양면에서 큰 어려움 예상


저출산·고령화 연구에 참여한 이병주(2023)가 시산한 결과에 따르면 저출산에 대한 효과적인 정책대응이 없다면 우리나라 추세성장률(실질)은 노동인구 감소 등으로 2050년대에는 평균 68%의 확률로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었다. 2060년대부터는 역성장 확률이 80%를 상회하였다. 동 확률은 향후 출산율 흐름의 불확실성(분포)을 저출산 9개국의 출산율 변화 모형(시계열 모형)을 이용하여 측정한 후, 세대중첩모형(OLG, 이병주 2022)에 적용하여 추세성장률의 분포를 구하여 도출한 결과이다. 출산율을 제외한 거시 및 고용 측면의 불확실성은 없다고 가정하였으며 총요소생산성은 2020년부터 매년 고정적으로 0.7% 증가한다고 전제하였다. 동 TFP 전제치는 타 기관의 가정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그림 3. 출산율 불확실성에 따른 추세성장률의 확률적 분포1)


주: 1) 짙은 음영은 50% 예측구간을, 옅은 음영은 80% 구간을 각각 표시

자료: 자체시산(UN(2022) 및 통계청(2021) 원시자료 이용) 및 OECD(2023)


그림 4. 추세성장률 0%이하 확률 추세성장률 0%이하 확률


주: 1) 짙은 음영은 50% 예측구간을, 옅은 음영은 80% 구간을 각각 표시


자료: 자체시산(UN(2022) 및 통계청(2021) 원시자료 이용) 및 OECD(2023)

분배 측면에서도 세대 내의 불평등 수준이 높은 고령층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경제 전반의 불평등도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되었다. 가계동향조사와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고령화에 따라 동일 출생연도집단 내 가구간 불평등도가 상승하는 연령효과(age effect)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었는데, 구체적으로는 향후 20년간(2021~2040년)의 연령효과에 따른 불평등지수(타일지수 기준, 높을수록 불평등) 상승폭이 과거 20년간(2001~2020년) 누적된 연령효과의 1.3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었다.

2006년 이후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출산율이 지난해 사상 최저치인 0.78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는 더욱 하락하고 있는바, 그 원인과 실효성 있는 대책에 관해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구구조 고령화의 핵심 요인인 ’초저출산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 그 원인을 제대로 진단해야 효과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초저출산은 ‘청년’이 느끼는 높은 ‘경쟁압력과 ‘불안’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성 있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층위에서 분석을 실시하고(개인, 시도, 국가 단위) 이들 분석이 공통적으로 지목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였다. 아래 그림은 각 분석에서 공통적으로 경쟁압력과 불안(고용‧주거‧양육 불안)을 지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5. 초저출산의 원인 분석 결과


먼저 청년 관련 통계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고용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청년(15-29세) 고용률은 2022년 46.6%로 OECD 평균(54.6%)보다 크게 낮다. 대학 졸업 나이와 결혼 연령대를 감안하여 25-39세 고용률을 보아도, 우리나라는 75.3%로 OECD 평균(87.4%)대비 12.1%p 낮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청년층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이 2003년 31.8%에서 2022년 41.4%로 상당폭 증가하였고, 국별 비교가 가능한 임시직 근로자 비중 또한 27.3%(2022년, 전연령 기준)로 OECD 34개국 중 두번째로 높아 고용안정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OECD 평균은 11.3%).

이에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한 취업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취업 스트레스를 느끼는 청년이 늘고 있다. 대졸 신입사원 취업경쟁률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상승하였다(2008년 26.3:1→2017년 35.7:1). 최근에는 경력직 중심의 채용 트렌드로 인해 신입 채용 기회는 줄면서 청년들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

소득과 부채 측면에서는 MZ세대(24-40세, 19년 기준)의 근로소득 증가세는 다른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하였던 반면 부채는 급증하였다. 24-40세 임금근로자의 근로소득(지수화)은 2000년 100에서 2020년 155.9로 증가에 그쳐 같은 기간 56-65세의 근로소득 증가폭(100→171.3)보다 적었다.

청년의 주관적 인식을 국제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MZ세대는 생활비에 대한 우려와 재정상황에 대한 불안도가 여타국 MZ세대에 비해 컸다. 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가 2022년 46개국 MZ세대 2만3천여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걱정하는 사항으로 생활비를 꼽은 비중은 한국 MZ세대가 45%로 나타나 글로벌 MZ세대(32%)보다 높았다. 한국의 MZ세대는 31%만이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다”고 답하여 글로벌 MZ세대의 평균(42%)에 비해 낮았다.

다음으로 개인단위 미시적 분석을 시행한 결과 높은 경쟁압력과 불안(고용·주거·양육 불안)이 실제로 저출산과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쟁압력과 저출산의 연관성을 보기 위해 전국 25-39세 남녀 2천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2022.9, 한국갤럽, 미혼자 1천명과 무자녀인 기혼자 1천명). 그 결과 경쟁압력을 많이 느끼는 청년일수록 희망자녀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귀분석을 통해 여러 인구통계변수를 통제한 후에도 경쟁압력 체감도가 높을수록 유의하게 희망자녀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경쟁압력 측정 지표


주: 5점 척도로 응답. 매우그렇다=5점,대체로그렇다=4점,...,전혀그렇지 않다=1점






그림 6. 경쟁압력 체감도별 평균 희망자녀수1)2)3)


주: 1)미혼자는 결혼의향이 없으면 희망자녀수=0 처리. 전체 평균은 0.80명

2)전체 설문응답자의 경쟁압력인식 중앙값(18점, scale 5~25)을 기준으로 경쟁압력 체감도가 낮은 집단(<18)과 높은집단(>=18)으로 구분. p-value는 1% 수준에서 두 집단의 평균이 유의하게 다름을 의미(양측 검정 기준)

3)막대바는 95% 신뢰구간

주거비 부담의 부정적 영향도 확인되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무작위통제실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을 실시하였는데, 주택마련비용을 먼저 연상케 한 후 결혼/출산의향을 물은 그룹에서 (그림의 T1) 결혼의향이 낮고 희망자녀수가 적게 나타났다. 이렇게 무작위통제실험을 하면 각 개인이 어느 그룹에 속할지 무작위(random)로 정해지기 때문에 각 그룹의 속성은 거의 균질적인 상태에서 오직 처치(Treatment) 만이 다를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인과관계를 포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른 비용이 아닌 주거비를 연상했을 때 청년의 결혼/출산의향이 떨어진다는 것이 엄밀하게 확인된 것이다.

당사자에게 직접 미혼 및 무자녀인 사유를 설문한 결과 역시, “결혼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취업, 생활안정, 집마련 문제 등)”, “양육비용이 부담되어서”를 가장 많이 꼽아, 이 역시 고용‧주거‧양육 불안이 저출산의 원인임을 시사하였다.


무작위통제실험: 주택마련 비용을 연상한 그룹의 결혼의향이 유의하게 낮고 희망자녀수도 적음 

2천명 무작위배정 ⇨ ①통제그룹 500명 ②T1(주거비) 그룹 500명 ③T2(교육비) 그룹 500명 ④ T3(의료비) 그룹 500명

맨처음 결혼의향, 희망자녀수 물음, 주거비 질문/정보제공 후 질문, 교육비 질문/정보제공 후 질문, 의료비 질문/정보제공 후 질문


그림 7. 무작위통제실험 그룹별 결혼의향자 비중1)(미혼자 1천명: 47.2%)


그림 8. 무작위통제실험 그룹별 희망자녀수1)(유자녀 희망자 986명: 평균 1.61명)


주: 1) T1에는 주택마련에 걸리는 기간, 준비정도 등을 질문(3개)하고, 관련정보(PIR 8.4년)를 제공한후 결혼의향 등 질문. 막대바는 95% 신뢰구간


16개 시도별 출산율 분석에서도 미시분석과 일관된 결과가 도출되었다. 2005-2021년 시도별 출산율을 종속변수로 두고 패널자료 분석을 실시한 결과, 경쟁압력과 연관성이 높은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주택가격(전세가격)과 실업률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 경쟁압력과 주거불안, 고용불안이 저출산과 연관되어 있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의 단순한 횡단면 그림에서도 이러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  9. 시도별 인구밀도와 합계출산율 간 관계1)


주: 1)X축은 로그취한 인구밀도(명/㎢), Y축은 합계출산율(‘22년). 상관계수=-0.69

자료: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도시계획현황」

그림 10. 시도별 주택가격과 합계출산율 간 관계1)


주: 1)X축은 로그취한 아파트전세 실거래 중위가격(‘22.12), Y축은 합계출산율(’22년). 상관계수=-0.65

자료: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청보시스템

지금까지의 분석결과를 요약하자면, 저출산의 원인은 세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① 청년 ② 경쟁압력 ③ 불안. 다음 편에서는 정책대응과 그 효과에 대해 게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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