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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CP 및 신용채권 시장 회복세에 대한 평가

등록일
2023.01.20
조회수
16898
키워드
담당부서
금융시장국
저자
채권시장팀 차장 한민, 과장 홍준유, 자금시장팀 과장 송은영

계묘년 새해 들어 주가가 상승하고 환율이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불과 2~3개월 전만 해도 PF-ABCP 시장 불안으로 경색 국면을 보였던 CP 및 신용채권 시장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걱정했던 연말을 무사히 넘긴 데다 연초 재개된 회사채 발행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자신감도 많이 회복되었다. 이하에서는 최근 CP 및 신용채권 시장의 회복세[1]를 회복 양상과 속도, 회복 동인 측면에서 평가해보고 시사점을 도출해 보았다.


AA 및 A1 등급 이상 우량물과 단기물 중심으로 회복세가 상당히 진전


시장의 회복세는 11월 들어 공사채와 특수은행채 발행이 호조를 보이면서 시작되었다. 한전채 등 공사채와 특수은행채 발행이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 평균금리)보다 낮은 발행금리(마이너스(-) 발행 스프레드)로 시장에서 원활하게 소화되었고, 이러한 분위기는 12월 들어 AA등급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 발행채권) 및 일반기업 회사채까지 퍼져나가 여전채 발행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회사채 발행도 우량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재개되었다. 이러한 발행시장의 회복세를 반영하며 신용스프레드도 지난해 11월말 이후 축소세로 전환되었다. 다만 신용등급 및 만기별로는 뚜렷한 회복세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그림2>.

그림 1. 신용채권 발행금리 스프레드1)2)


주: 1) 발행금리-개별기업 민평금리

2) 주별 발행금액의 가중평균

자료: 연합인포맥스, 금융시장국 자체 시산

그림 2. 채권별 만기별 신용스프레드1) 축소폭2)


주: 1) 해당 만기의 국고채금리 대비

2) 연중 고점 대비(1.11일 현재)

자료: 금융투자협회, 금융시장국 자체 시산


CP시장도 우량물 중심으로 발행금리가 하락하는 등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공사CP 및 증권사CP의 경우 신용경계감이 상당폭 완화되면서 최근 이들의 CP금리 스프레드(통안증권91일물 대비)는 강원도 PF-ABCP 이슈 발생 이전 수준으로 축소되었다<그림3>. 반면, 비우량 증권사CP의 경우 연말까지 순상환 기조가 지속[2]되는 가운데 발행금리가 대부분 민평금리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형성되고 만기도 주로 3개월 이하로 발행되는 등 같은 발행주체 내에서도 신용도 등에 따라 회복세가 차별화[3]되고 있다<그림4>.

그림 3. 주요 발행주체별 CP 스프레드1)


주: 1) A1등급, 3개월물 발행금리 - 통안증권 91일

자료: 금융시장국 자체 시산

그림 4. 증권사CP 발행금리 스프레드1)


주: 1) 개별사 발행금리 - 민평금리

자료: 금융시장국 자체 시산



과거 위기 시에 비해 회복세가 조기에 시작되고 그 속도도 빠른 모습


최근 회복세를 과거 위기 시와 비교하면, 우선 신용채권시장에서는 충격 이후 대체로 60~90영업일 이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기 시작한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강원도 PF-ABCP 사태 발생 이후 약 40여일 만에 회복세로 전환되었다. 회복속도 측면에서도 최근 신용스프레드가 1영업일당 평균 1.9bp씩 축소되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림5>.

CP시장의 경우에도 과거 위기 시보다는 대체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연말 단기금융시장 수급 상황이 시장의 우려에 비해 양호[4]했던 데다 연초 들어 기관들의 자금집행 재개, 고금리 메리트 부각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회복의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그림6>. 다만, CP금리 스프레드는 레고랜드 사태 기준으로 절반 정도 축소된데 그쳐 CP시장의 회복 정도가 신용채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이다[5].

그림 5. 주요 위기시 신용스프레드1)2)


주: 1) 회사채 AA등급 3년물 기준

2) 각 국면별로 표준화(정점 1.0, T 0.0)

자료: 금융시장국 자체 시산

그림 6. 주요 위기시 CP금리 스프레드1)2)


주: 1) A1등급, 91일물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2) 각 국면별로 표준화(정점 1.0, T 0.0)

자료: 금융시장국 자체 시산



우호적 시장 여건 속에서 시장안정 대책이 회복세를 견인


이와 같은 신용물 시장의 빠른 회복은 지난해 10월 하순 이후 주요국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 등 우호적인 시장 여건 속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안정 대책이 과거에 비해 신속하게 발표되고 집행된 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조기 가동 및 규모 확대[6], 연기금의 국내채권 투자 확대 유도 등이 시장 수요를 뒷받침한 데다 일반은행채 발행 중단, 한전채·국고채 발행물량 축소 등을 통해 공급 부담도 상당히 완화되었다. 한국은행의 적격담보증권 대상 확대 등의 조치도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운용 부담을 완화하여 시장 회복세를 지원하였다. 또한 CP시장의 경우 투자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된 PF-ABCP는 물론 PF-ABCP 인수 부담이 높은 증권사가 발행한 CP를 시장안정 매입프로그램들을 통해 매입해 줌으로써 차환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었다. 아울러, 한국은행의 한시적 RP매입도 단기금융시장 전반의 유동성 우려를 낮춤으로써 CP시장 전반으로 회복세가 파급되는데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향후 회복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
비우량·취약부문의 원활한 차환 및 유동성 상황에 계속 유의해야


현재 국내 CP 및 신용채권 시장은 지난해 강원도 PF-ABCP 사태 이후의 경색 국면에서 벗어나 우량물을 중심으로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회복세는 상당 부분 정책 효과에 의해 주도된 만큼 시장 자체의 수요가 충분한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난 1.13일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위하여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하면서도 단기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연장하기로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7].

향후 CP 및 신용채권 시장은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그 경로에는 시장의 금리 하향 안정화 기대, 기관의 매수여력 개선 등 긍정적 요인과 경기둔화에 따른 신용위험 우려 증대, 만기도래 물량 부담 등 부정적 요인이 모두 잠재되어 있다. 특히, 향후 국내외 경기둔화가 가시화될 경우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로 비우량등급 및 부동산금융 등 취약부문에 대한 차별화가 심화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정책당국은 취약부문의 원활한 차환 여부 및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야 하겠으며, 금융기관, 기업 등 민간부문도 유동성 대응능력 확충, 재무구조 개선 등의 자구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1] 본 블로그의 시장 상황은 지난 1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전인 1.11일(수)을 기준으로 하였다.

[2] 1.1~12일중 증권사 및 PF-ABCP 비우량물도 순발행으로 전환(증권사 +0.2조원, PF-ABCP +1.2조원)되었으나 이는 연초 기관의 자금집행 재개 효과, 일부 기간관 특수 거래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3] 우량 증권사CP의 경우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발행금리가 민평금리를 하회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만기 3개월 초과 비중이 계속해서 상승하는 등 발행 여건의 개선이 완연한 모습이다.

[4] MMF 수신은 통상 12월중 대규모 유출되는 경향(2019~2021년중 평균 –17.2조원)을 보였으나 지난해 12월에는 유출규모가 비교적 소폭(–3.3조원)에 그쳤다.

[5] 이는 CP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PF-ABCP와 부동산PF 익스포져가 있는 증권사·여전사 CP에 대한 신용경계감이 여전히 높은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6] 금번 채권시장안정펀드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15일 만에 가동(코로나19 위기시 32일)되었으며 추가 캐피털콜(+4.5조원)을 통해 1.11일 현재 총 7.5조원 규모(코로나19 위기시 : 3.0조원)의 재원이 조성되었다.

[7] 한국은행은 지난해 11.1일 시행된 적격담보대상 및 대상증권 확대 등 단기금융시장 안정화 조치의 종료기한을 종전 1.31일에서 4.30일로 3개월간 연장(1.13일 금통위 의결)하였으며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필요시 기간물 RP매입을 계속 유지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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