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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고채금리와 기준금리 역전 바로 이해하기

등록일
2023.03.06
조회수
28688
키워드
담당부서
금융시장국
저자
채권시장팀장 박성진, 차장 최강욱, 과장 구병수

지난 1월 중순 이후 국고채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수준에서 움직이는 상황[1]이 연출되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21영업일 동안 이어지다가 2월 중순 이후 국고채금리가 반등하면서 해소되었는데, 해당 기간 중 역전 폭(3년물 기준)이 최대 39bp(2월 3일)까지 확대되기도 하였다[2].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긴축기조를 지속하겠다고 시사하는 가운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이를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해석하면서 통화정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즉 한국은행의 긴축지속 시그널에도 금융시장이 이를 믿지 않고 기준금리의 조기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높은 물가 오름세를 둔화시키고자 하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의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1. 국고채금리와 기준금리1)2)


주: 1) 음영은 국고채-기준금리 역전 시기       2) 장기평균은 과거 10년(2012~2021년 중) 기준

자료: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국고채금리와 기준금리 역전을 통화정책의 유효성과 연결 지어
해석하는 데에는 몇 가지 점에서 유의할 필요


사실 국고채 3년물 금리만 보면 일견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측면도 있다. 이론적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향후 성장·물가 전망과 함께 중장기 시계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형을 통해 추정한 국고채 3년물 금리에 반영되어 있는 단기금리 기대(market-implied expectation)는 역전 기간 중 크게 하락하고 그 시기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난다. 역전 폭이 가장 컸었던 2월 3일의 경우 국고채 3년물 금리에는 기준금리가 현재 3.5%에서 상반기 내 3.25%, 연말까지 3.00%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그림2 좌측]. 그러나 이러한 국고채 3년물에서 추출된 단기금리 기대를 실제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의 변화로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화정책의 효과와 연결 지어 해석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① 국고채금리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일시적으로
다소 과도하게 반영되었을 가능성


무엇보다도 역전 기간 중 국고채 3년물 금리에 반영된 기준금리 기대는 실제 기대 변화보다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는 한국은행이 자체 실시한 서베이 기준 기준금리 기대(survey-based expectation)[3]와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당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대체로 3.50% 내외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그림2 좌측]. 금년 11월경에서야 1차례 인하에도 미치지 못하는 3.40% 내외, 내년 2월경 25bp 정도의 인하 기대를 반영하는 정도여서 국고채 3년물 금리에 반영된 인하 기대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금리 역전 현상이 해소된 직후인 2월 17일에는 국고채금리에 내재된 기대가 크게 상승하면서 두 기대가 다시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그림2 우측], 금리 역전 기간 중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국고채금리에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반영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림 2.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기대경로1) 변화



주: 1) 서베이 기준은 채권시장참가자 대상 서베이 결과의 개별 응답자 기대치 가중평균

국고채금리 내재 기대는 AFNS 모형을 활용한 자체 추정 결과(12.5bp 단위 반올림)

자료: 금융시장국


② 국고채금리에 반영된 기준금리 기대는 국내 요인뿐만 아니라
연준의 피벗 가능성 등 글로벌 요인에 크게 영향받아


이처럼 국고채금리에 반영된 기준금리 기대가 크게 변동한 데에는 글로벌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1월 중순 미 CPI 상승률이 크게 둔화되면서 통화긴축 완화(pivot) 전망이 크게 확산되었는데 연준이 점도표(dot-plot) 등을 통해 긴축지속 시그널을 보냈음에도 시장의 기대가 이와 크게 괴리되면서 미국의 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하였다. 이는 글로벌 금리 동조화 경향이 심화된 상황에서 주요국 금리를 상당폭 끌어내리는 방향으로 작용하였으며 그 영향으로 우리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국채금리와 정책금리 역전을 초래한 원인이 되었다[그림3]. 또한 이 과정에서 외국인이 글로벌 금리하락 기대를 바탕으로 국내 국채선물을 대규모 순매수한 것도 금리 하락압력을 일시적으로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2월 들어 국내 성장·물가 전망이나 통화정책 관련 커뮤니케이션에 큰 변화가 없었는데도 미 고용지표 호조 발표(2.3일) 이후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고 외국인의 국채선물거래도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국내 장단기금리 역전이 점차 해소된 것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하겠다.

이는 실증분석[4]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장단기금리차(국고채-기준금리)가 빠르게 축소되었던 2022.11~2023.1월 중 변동요인을 모형을 통해 분석해 보면, 미 통화정책 기대 변화(기여율 27%), 미 국채 기간프리미엄 축소(19%) 등 해외요인[5]이 거의 절반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었다[그림4]. 뿐만 아니라 최근과 같이 글로벌 경기와 물가 흐름이 동조화되어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국내 물가·성장에 대한 전망(각각 24% 및 13%) 역시 주요국의 거시경제 전개 상황과 이를 반영한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에 크게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해외 요인의 직·간접 영향은 위의 계량화된 수치보다 훨씬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3. 주요국 장단기금리차1) 변동2)


주: 1) 국채금리-정책금리 기준

2) 국채 3년물(뉴질랜드는 2년물) 기준

자료: 금융투자협회, Bloomberg


그림 4. 장단기금리차1) 축소의 요인별 영향2)3)


주: 1) 국고채(3년)금리-기준금리

2) 2022.11~2023.1월 중

3) ( )내는 기여율(고유충격 제외)

자료: 금융시장국 자체 추정


③ 국고채금리와 기준금리의 일시적인 역전에도
기준금리 300bp 인상 효과는 금융시장에 원활하게 파급되고 있어


이러한 점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의 일시적인 역전 현상만을 가지고 한국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의 효과가 제약되고 있다고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좀 더 긴 시계에서 보면 2021년 8월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차례에 걸쳐 총 300bp 올리는 사이 금융시장의 주요 금리들도 대체로 이와 비슷한 폭으로 상승하였다[그림5]. 국고채금리의 경우 만기별로 향후 2~3년 내지 10년 시계에서의 인플레이션과 단기금리 전망 등을 함께 반영하기 때문에 상승 폭이 다소 작을 수밖에 없겠으나, 주요 단기금리와 은행의 대출 및 예금금리는 대체로 기준금리 인상폭과 비슷한 폭으로 크게 상승하였다. 특히 지난 2월 초 일시적으로 기준금리를 밑돌았던 통안증권 및 CD 91일물 금리 등 주요 단기금리도 최근 역전이 해소되면서 기준금리 300bp 인상의 효과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와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반대로 보면 이 문제는 통화정책의 효과가 금융시장으로 원활히 파급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림 5. 기준금리 인상 이후 주요 금리 변동폭1)2)


주: 1) 시장금리는 2021.6월(최초 금리인상 전전월)~2023.2월 중

2) 대출·예금금리(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금리)는 2021.6~2023.1월 중

자료: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좀 더 넓고 긴 시계에서
시장금리 움직임과 통화정책의 파급효과를 바라봤으면


결론적으로 국고채금리가 금융시장의 통화정책 기대를 선반영하여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국고채금리가 기준금리를 일시적으로 밑돌았다고 해서 이를 가지고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약화되었다고 평가하는 데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금리 역전이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pivot), 글로벌 금리하락 등 해외 요인에 주도되었다면 더욱 그러하며, 대외 의존도가 높고 금융시장이 개방된 우리의 정책 여건을 고려할 때 이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는 최근 미 연준의 통화긴축 장기화 기대 등으로 이미 국고채금리(3년물)와 기준금리의 역전이 해소되고 두 금리 간 스프레드가 이미 장기평균 수준으로 올라온 데서 알 수 있듯이 상황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이번 국고채금리와 기준금리의 역전과 관련해서는 좀 더 넓고 긴 시계에서 바라보고 통화정책의 효과를 평가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은행이 이러한 상황을 안이하게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명확히 해 두고자 한다. 한국은행은 장단기금리 역전이 지나치게 심화되거나 장기화되어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중개 기능을 약화시키고 통화정책 파급경로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는 늘 경계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에 유의하면서 금융시장의 금리 기대가 합리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시장참가자들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 나가고 있다.


[1] 이 블로그와 관련하여 실증분석 결과 등 자세한 내용은 3월 9일 발표 예정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3월) <참고Ⅰ-2> 「최근 장단기금리 역전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을 참조하기를 바란다.

[2] 한국은행이 금리 중심의 통화정책을 본격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 국고채-기준금리 역전(3년물 기준)은 이번을 포함하여 총 13차례(2영업일 이내 제외) 발생했고 이 중 10영업일 이상 지속된 것이 8차례였다[그림1].

[3] 채권시장 참가자(은행, 증권, 자산운용, 선물, 보험) 50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1월 및 2월 서베이는 각각 1.2~3일 및 2.10~13일 실시되었다.

[4] 장단기금리차를 ① AFNS 모형을 활용하여 ‘순기대단기금리(기대단기금리-기준금리)’와 ‘기간프리미엄’으로 분해하고, ② 이를 포함한 Recursive VAR 모형을 설정하여 역사적 분해를 실시하였다.

[5] 국내 요인은 물가전망, 성장전망, 국고채 공급, 유동성리스크로, 국외 요인은 미국 통화정책기대, 미국 기간프리미엄, 외국인 투자로 구분하여 산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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