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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경상수지의 지역별 구조 변화

등록일
2024.06.24
조회수
2977
키워드
경상수지 국제수지
담당부서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
저자
과장 김태호, 조사역 김선안

최근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수출 개선 등에 힘입어 흑자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거래상대 국가별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을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경상수지는 1998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 흑자를, 대중 경상수지는 최대 적자를 기록하였다. 특히 대미 경상수지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한 반면, 대중 경상수지는 2022년에 적자 전환 후 적자폭이 더욱 커진 모습이다. 이러한 상반된 흐름은 2018년 이후 나타나기 시작하여 2020년 대미 경상수지가 대중 경상수지를 추월하면서 뚜렷해졌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우리나라 경상수지의 지역별 구조 변화와 그 배경을 상품·서비스·본원소득수지 항목별로 살펴보았다.[1]

그림 1. 최근 주요 지역별 경상수지


자료: 한국은행


그림 2. 지역별 경상수지 추이


자료: 한국은행


상품수지 - 미국, 중국과 동남아를 넘어 우리나라의 최대 흑자국으로 등극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상품교역은 중동, 일본 등에서 원자재, 자본재 등을 수입하여 생산한 제품을 중국, 동남아, 미국 등에 수출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대중 및 대미 상품수지의 흐름이 2018년 미·중 무역분쟁과 2020년 팬데믹을 계기로 크게 바뀐 점이 주목할만하다. 먼저 대중 상품수지는 2018년 이후 흑자폭이 축소되다가 2022년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고 2023년에는 적자폭이 더욱 확대되었다. 이는 2018년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시작된 가운데 중국 경기둔화, 자체조달 증가 등으로 중국의 수입구조가 바뀐 데다 IT 업황 부진 등으로 우리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크게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미 상품수지는 2020년 이후 빠르게 확대되어 2023년에 미국이 동남아를 제치고 우리나라 상품수지 최대 흑자국으로 등극하였다. 이는 팬데믹 이후 미국의 견조한 소비와 투자 확대에 힘입어 자동차, 기계류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림 3. 지역별 상품수지


자료: 한국은행


그림 4. 지역별 상품수출 비중


자료: 한국은행


한편 상품수지에는 통관기준 무역수지와 달리 가공무역, 중계무역 등 해외생산을 통한 무통관거래[2]도 포함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및 동남아의 생산기지에서 제품을 생산하여 미국, EU 등에 판매하는 거래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통관수출에 비해 상품수출에서 대미 수출비중 확대와 대중 수출비중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3], 대미 상품수지는 무역수지를 상회하는 반면 대중 상품수지는 무역수지를 하회하는 특징이 있다.

그림 5. 대미 무역수지 및 상품수지


자료: 한국은행, 관세청


그림 6. 대중 무역수지 및 상품수지


자료: 한국은행, 관세청


서비스수지 - 지식재산권, 해외여행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 대해 구조적으로 적자

우리나라 서비스수지는 미국과 EU에 대해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제조업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상품인 반도체, 모바일기기,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미국, EU 등 선진국으로부터 수입한 생산기술과 지식재산권이 주로 사용되고 있어, 제조업 생산이 활발해질수록 선진국으로의 지식재산권 및 전문서비스 사용료 지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4]

여행수지도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증가 및 생활수준 향상으로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적자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일본, 동남아, EU 등 우리 국민들이 즐겨 찾는 지역에 대한 여행수지는 구조적인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팬데믹 기간중 내국인 출국자수가 급감하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가 지난해부터는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일본을 중심으로 여행수지 적자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그림 7. 지역별 서비스수지


자료: 한국은행


그림 8. 여행수지 적자 및 출국자수


자료: 한국관광공사


본원소득수지 - 순대외금융자산 축적에 힘입어 대다수 지역에서 흑자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 및 대외금융자산 증가 흐름을 이어가다가 2014년에 최초로 순대외금융자산국이 되었으며[5], 본원소득수지는 이보다 앞선 2011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와 해외증권투자가 증가하면서 배당·이자소득 유입 등으로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내국인의 대미 해외투자가 가파르게 확대되어 미국은 2020년 이후 우리나라 본원소득수지의 최대 흑자국이 되었다. 동남아의 경우 2010년대 중후반 들어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부각되면서 국내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직접투자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흑자폭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 이후 탈중국 흐름에 연동되어 대중 투자가 둔화된 가운데 중국 경기 및 주식시장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최근에는 2010년대에 비해 흑자규모가 축소된 모습이다.

그림 9. 지역별 본원소득수지


자료: 한국은행


그림 10. 지역별 해외직접·증권투자


자료: 한국은행


종합하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원자재와 서비스를 수입하고 제조업 상품을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글로벌 경제 및 교역환경 변화에 따라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먼저 상품수지 흑자국이 미·중 무역분쟁과 팬데믹을 계기로 중국 중심에서 미국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그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중국의 수입이 경기둔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위축된 반면, 대미 수출은 미국의 양호한 성장세에 힘입어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본원소득수지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활발히 진출해 온 미국,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모습인데, 향후 이들 지역에서 유입될 배당 및 이자소득은 경상수지 흑자의 주요 원천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앞으로도 국가별 경제상황, 글로벌 공급망 변화, 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 사이클 변동, 신성장·첨단산업 기술 경쟁력,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 등 다양한 글로벌 요인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 확대, 핵심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 심화 등으로 대중 적자기조가 강화되거나, 기존의 양호한 대미 흑자흐름이 추후 무역제재를 촉발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와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기술혁신을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 신산업 육성과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입 구조 다변화, 문화콘텐츠·지식기반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육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지원이 긴요하다.


[1] 무역통계에 포착되지 않는 형태의 우회수출 등을 모두 감안하면 교역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나, 본 블로그에서는 국제수지 통계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주요 교역상대국과의 교역흐름을 살펴보았다.

[2] 가공무역, 중계무역 등 무통관거래가 무역수지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상품수지에는 포함되는데, 주로 해외생산공장에서 이루어지며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하여 국내로 반입하지 않은 채 바로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자세한 사항은 알기 쉬운 경제지표해설(2023) 13.국제수지표를 참고하기를 바란다.

[3] 통관기준 수출비중은 2023년에도 미국(18.3%)이 중국(19.7%)을 하회하였으나, 소유권 기준 상품수출 비중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미국(20.2% → 23.7%)이 중국(17.9% → 15.1%)을 상회하였다.

[4] 반면 중국, 동남아 등에 위치한 해외생산법인에는 주로 특허권을 수출하고 있어 이는 우리나라의 서비스수지 흑자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5]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2014년말 808.8억달러에서 2023년말 8,102.9억달러로 9년간 10배 이상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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