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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업이 ‘혁신’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 (혁신 2편)

등록일
2024.06.03
조회수
18107
키워드
혁신기업 혁신 똑똑한 이단아
담당부서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저자
실장 이동원, 과장 성원·정종우·최이슬, 조사역 김동재, 부원장 조태형

전편에서는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활동지표가 빠르게 개선됐으나 2010년대 이후 생산성 증가세는 크게 둔화되었음을 지적했다. 여기에는 혁신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을 의미하는 「혁신기업」(innovative firm)의 생산성 증가율이 2010년대 이후 오히려 더 크게 둔화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혁신기업의 경우 ①대기업을 중심으로 혁신실적의 양은 늘었으나 질이 낮아진 점, ②중소기업의 혁신자금조달 어려움이 가중된 점, ③혁신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의 진입이 감소한 점 등의 문제가 있다.



혁신기업의 성장동력 둔화는 각각 ① 기초연구 지출 비중 축소, ② 벤처캐피탈의 혁신자금 공급기능 부족, 

③ 혁신창업가 육성여건 미비 등과 연관


이러한 혁신기업의 문제점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하겠으나 선행연구 등에 비추어 보면 ①기초연구 지출비중 축소, ②벤처캐피탈의 혁신자금 공급기능 부족, ③혁신창업가 육성여건 미비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첫째, 대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실적이 질적 측면에서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데는 2010년대 들어 기초연구 지출비중이 축소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기업을 대상으로 실증분석을 실시한 결과, 응용연구는 혁신실적의 양을 늘리는 데 효과적인 반면 기초연구는 선도적 기술개발의 기반인 혁신실적의 질과 밀접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이러한 효과는 여러 산업을 영위하여 기초연구 성과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대기업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은 2010년대 들어 기초연구 지출비중을 줄여왔다(01년 7%→10년 14%→21년 11%)<그림 1>.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은 기업 간 글로벌 기술경쟁 격화,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단기성과 추구성향 확대, 혁신비용 상승 등으로 제품상용화를 위한 응용연구에 집중하며 기초연구 비중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우리나라 기업의 기초연구 지출비중


자료: OECD


그림 2. 우리나라의 벤처캐피탈 현황


주: 1) 민간 벤처캐피탈: 독립VC, 일반법인VC, 금융기관VC

1) 정부 벤처캐피탈: 모태펀드, 정책기관, 산업은행

자료: OECD, KoDATA, 자체 시산


둘째, 중소기업이 혁신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는 2010년대 들어 벤처캐피탈에 대한 기업의 접근성이 낮아진 가운데 민간부문의 역할도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국가패널분석·기업패널분석 등을 실시한 결과, 벤처캐피탈 접근성이 높을수록 혁신실적이 개선되는데, 이러한 효과는 투자회수시장(M&A, IPO)이 발전되어야 거둘 수 있었다. 또한 민간 벤처캐피탈의 혁신실적 제고효과가 정부 벤처캐피탈보다 뚜렷하였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벤처캐피탈 접근성이 낮아진 가운데 투자회수시장의 발전은 더디고 민간의 역할도 부족한 상황이다<그림 2>. 만약 우리나라 M&A 시장을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킨 상황에서 벤처캐피탈 접근성을 미국 수준으로 높일 경우 우리 기업의 특허 출원건수와 피인용건수를 0.74%, 0.58%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셋째, 혁신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의 진입이 감소한 데는 창조적 파괴를 주도할 수 있는 혁신창업가가 많이 육성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대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창업가는 주로 학창시절에 인지능력이 우수한 동시에 틀에 얽매이기를 싫어하는 똑똑한 이단아였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똑똑한 이단아」가 창업보다 취업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3>. 이는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과 같은 교육환경·사회여건으로 똑똑한 이단아가 혁신창업가로 육성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혁신창업가의 육성여건 미비로 대부분의 우리나라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여전히 1990년대 이전에 설립된 제조업 부문 대기업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표 1>.


그림 3. 인지능력과 이단아 기질에 따른 집단별 향후 창업 성향1)


주: 1)집단별로 창업을 했거나 희망하는 학생의 비중

자료: 한국교육종단연구2005, 자체 시산


표1.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의 창립연도1)2)


주: 1) 음영은 2023년 BCG 선정 글로벌 50대 혁신기업을 나타내며, 이 중 주황색은 1990년대 이후 설립됐음을 의미

2) BCG(Boston Consulting Group)는 경영진 설문조사 결과, 주가수익률 등을 기준으로 글로벌 혁신기업을 선정

자료: Boston Consulting Group, Bloomberg



기업의 혁신활동 증진이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① 기초연구 강화, ② 벤처캐피탈의 혁신자금 공급기능 개선 ③ 혁신창업가를 적극 육성하기 위한 사회여건 조성 등이 필요


이러한 분석 결과에 비추어 볼 때, 우선 후속혁신 파급력, 범용성, 독창성 등 혁신실적의 질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기초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내부기초연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산학협력 확대, 혁신클러스터 활성화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혁신기술 평가 등에서 전문성을 갖춘 벤처캐피탈의 혁신자금 공급기능을 개선해야 한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벤처캐피탈에 대한 기업의 접근성을 확대해야 하며, 특히 투자자금의 중간 회수가 원활하도록 M&A 및 IPO 시장을 활성화하고 민간 벤처캐피탈의 역할을 늘릴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똑똑한 이단아」 등의 창업도전을 격려하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다원기회방식으로의 사회구조 변화 등을 통해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주고 고수익·고위험 혁신 활동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교육환경 및 사회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구조모형을 이용한 정책 시나리오 분석 결과, 기업의 혁신활동을 적극 장려하는 다양한 혁신정책을 시행할 경우 경제성장 및 사회후생 증진에 뚜렷하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비 지원 및 산학협력 확대 등 기초연구가 강화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0.18%p 개선되고<그림 4>, 자금공급여건 개선, 신생기업 진입 확대 등 혁신기업 육성이 진전될 경우 0.07%p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그림 5>.


그림 4. 연구활동 지원정책의 경제 성장 효과


자료: 자체 시산


그림 5. 혁신신생기업 육성정책의 경제 성장 효과


자료: 자체 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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