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1회] 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까?

등록일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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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
키워드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통화량 상품가격 구매력
담당부서
경제교육기획팀

자막

[제911회] 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까?
(2023.1.27(금), 경제교육실 경제교육기획팀 신상준 차장)

(신상준 차장)
안녕하세요? 신상준이라고 합니다. 조금 늦었지만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오늘 여러분께 전해드릴 이야기의 제목은 여기 보시다시피 '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까?'입니다. 논의를 좀 더 현실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해하기'라는 부제를 붙여보았습니다. 여기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작년 8월 16일 미국에서 만들어진, 그리고 올해부터 발효될 예정인 Inflation Reduction Act, IRA를 의미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경제학 교과서 하면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였던 그레고리 맨큐 교수의 경제학원론이라는 책일 것입니다. 그 책의 본문 첫 페이지의 첫 문단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경제를 의미하는 단어 economy는 그리스어 오이코노모스에서 유래하였다. 그리스어 오이코노모스는 가정을 관리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런데 economy의 어원에 대해서 맨큐 교수와 다른 견해를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독일의 저명한 경제사학자인 Heinz Kurz 같은 사람은 economy는 집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오이코스와 법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노모스의 합성어이다. 그렇다면 두 개를 합쳐 보면 economy는 원래 '집을 규율하는 법' 이런 뜻이었네요. 대다수의 역사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은 후자의 견해를 취하는 것 같습니다. 다소 엉뚱해 보이지만 원래 경제라는 것의 말의 기원이 법이었다면 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도 전혀 엉뚱한 생각이 아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그림1](p.2)
여기 두 개의 그림이 있습니다. 혹시 이 두 개의 그림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는 분 계신가요? 제 생각에는 왼쪽 그림, 오른쪽 그림 모두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일한 경제현상을 다른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는 그림 같습니다. 왼쪽 그림을 보면 표시가 돼있지 않지만 가로축은 시간의 경과를 표시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과거와 현재. 세로축은 물가, 물건의 가격을 표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하죠.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의 정의를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란 단위 경제 내에서 물건의 가격이 일반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다. 여기서 단위 경제는 국가가 될 수고 있고, 서울특별시 종로구, 더 좁게는 공평동 같은 작은 동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물가를 측정하는 수단인 소비자물가지수는 통계청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서는 이 그림에서처럼 하나의 물건이 아니라 여러 개의 물건을 바스켓에 담아서 물가를 조사하고 측정합니다. 현재 약 438개 품목이 이 바스켓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서 중요한 개념은 일반적이라는 겁니다. general increase 또는 generally increased라고 표현하죠. 이 general이라는 말은 철학에서 얘기하는 '보편적' 이런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대수학에서 얘기하는 '평균적' 이런 의미도 아닌 것 같습니다. '대체로' 이런 뜻 같아요. 왜 대체로라고 생각하냐면 이 바스켓에 담긴 물건에 대해서 통계청은 중요도에 따라 각각 다른 가중치를 부여합니다. 하지만 상품의 중요도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그 사람이 처한 경제 여건에 따라 다를 수가 있겠죠.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기호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여름에는 수박의 가중치가 와인의 가중치보다 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대체로'라는 표현이 옳지 않을까. 왼쪽 그림은 가로축은 시간의 경과를 의미합니다. 세로축은 화폐의 가치를 의미하죠, 화폐의 구매력. 그때는 5달러 99센트, 약 7,600원 정도의 돈을 주면 패티가 3장, 치즈가 3장인 두툼한 햄버거를 사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같은 돈을 주고 패티가 한 장뿐인 얄팍한 햄버거밖에 사먹을 수 없군요. 인플레이션은, 물건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죠. 하나의 예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대리가 있다고 칩시다. 김대리는 작년 총 연봉이 4천만원, 올해도 그다지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임금이 동결돼서 4천만원의 급여를 받습니다. 한국은행이 물가안정목표 소비자물가상승률 2%를 설정하고 1년 내내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2%의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작년에 비해서 물가가 2%가 상승했죠. 그럼 김대리는 작년에도 4천만원, 올해도 4천만원의 돈을 받는데 그가 가진 4천만원의 실질 구매력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물가가 2% 올랐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약 2%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작년에 비해서 80만원 물건을 더 못사게 되는 것이죠. 신기한 일이죠? 그럼 그 80만원의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공중으로 휘발됐을까요?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 이익을 얻으면 누군가 손해를 봤기 때문에 이익을 얻은 겁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은 거시경제학이라는 그분의 저서에서 이렇게 설명하죠. '임금 노동자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받는 손실은 급여를 지불하는 회사 사장님에게 돌아간 것이다.' 굉장히 이상했어요. 사장님이 직원으로부터 80만원을 뺏은 적도 없는데 직원의 돈 80만원이 사장님한테 갔다는 것일까? 다른 경제학 교과서를 찾아봤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승자와 패자가 발생하는데 금전 채무자가 이익을 보고, 금전 채권자가 손해를 본다고 표현하죠. 금전 채권자는 대표적으로 예금자, 금전 채무자는 은행. 그리고 연금 생활자들이 금전 채권자가 되겠죠. 금전을 수취할 권한이 있는 사람을 어려운 말로 금전 채권자라고 합니다. 연금 채무를 지불할 의무가 있는 사람은 누구죠? 국가, 그쵸? 임노동자, 급여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임금 채권자죠. 임금은 금전으로 받습니다. 그러면 임금을 지불할 의무가 있는 임금 채무자는 사장님이 되는 거에요. 이런 의미에서 이런 과정을 생략했을 뿐이지 크루그먼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지를 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안 좋은 것 같아요, 그쵸? 사장님은 제게 잘 해주려고 했는데 인플레이션이 발생해서 저한테 욕까지 먹게 됩니다.

[그림2](p.3)
이 두 개의 그림은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제 생각에는 왼쪽 그림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질서의 여신, 법의 여신, 정의의 여신을 조각한 것 같아요. 테미스라고 하죠. 여신은 왼손에 천칭을 들고 있습니다. 천칭은 평등을 의미합니다. 오른손에는 장검을 들고 있죠. 천칭이 기울어지면 단호하게 칼을 내리칠 기세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편견도 갖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서 두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오랫동안 법의 이념, 법의 이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도 이것에 대한 굉장히 많은 사례들을 끝도 없이 나열하고 있는 책이죠. 이에 비해서 반대편에는 법의 현실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출처를 보니까 영국 의회네요. 영국 의회 중에서도 하원의 모습입니다. 영국 하원은 아직도 1,500년대와 똑같이 불편한 나무 의자에 어깨를 대고 불편하게 앉아 있습니다. 매우 좁은 공간에서 서로의 육성이 들릴 만한 거리에서 토의를 하고 있네요. 어떤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뭔가를 읽고 있습니다. 의제를 제안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 의회에서 법을 만드는 절차는 소송 절차와 비슷합니다. 소송에서는 원고가 주장을 합니다. 권리 주장을 하죠. 그러면 피고는 원고에게 권리가 없다고 항변을 합니다. 그럼 다시 원고는 피고의 항변이 틀렸다고 재항변을 하죠. 그러면서 증거 자료를 제출합니다. 똑같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철학적으로 정반합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분도 있죠. 헤겔의 정반합도 결국에는 주장, 항변, 재항변을 통해서 실체적 진리에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그런 개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토론이 주장, 항변, 재항변, 그리고 더 이상 주장할 사실이 없고 주장할 증거가 없으면 토론을 종결합니다. 토론을 종결한다면 다수의 의사를 확정해야 하죠. 표결에 부칩니다. 보통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과반수에 의해서 다수의 의사를 결정하죠. 과반수는 반수를 넘었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50% 플러스 한 표가 더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해서 다수의 의사가 확정이 되면 그것이 법이 되는 거죠.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은 어떨까요? 이거와 크게 다를까요? 중앙은행은 회의실에 들어가는 사람의 숫자가 적을뿐 같은 절차를 통해서 통화정책을 결정합니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에 의해서 7명의 금통위원이 회의실에 들어가서 이런 식의 토의를 하고 토의가 끝나면 표결을 하고 금리를 올릴지 내릴지 결정을 하는 거죠. 영국은행과 일본은행은 어떨까요? 9명이 들어갑니다. 미 연준은 어떨까요? 12명이 들어갑니다. 사실 미 연준은 훨씬 복잡하죠. 연방의 이익을 대표하는 7명의 정책위원과 지방, 주의 이익을 대표하는 12명의 준비은행장들이 들어옵니다. 12명의 준비은행장들은 배석은 하고 토론에 참여할 수 있지만 표결권은 5개밖에 갖지 못합니다. 뉴욕 연준은행장은 상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나머지 11개 준비은행장들은 돌아가면서 투표권을 행사합니다. 미국은 왜 이렇게 복잡한 통화정책 결정 기구를 만들었을까요? 미국 헌법이, 미국이라는 나라는 연방국가입니다. 중앙은행에 해당하는 연방준비제도를 만듦에 있어서 미국의 입법자들은 연방주의 원리를 반영하고 권력이 한 곳에 치우치지 않도록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반영하기 때문에 미국의 중앙은행의 정책기구는 우리와 달리 다소 복잡한 겁니다.

[I.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인가](p.4)
이제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뭔지 얘기해보겠습니다. 여기 보면 네 개의 개념 쌍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수요견인과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의 승자와 패자, 법화와 법정화폐. 제가 이 중에서 네 개의 개념 쌍을 전부 다 알고 있다 하는 분 손 들어 보시겠습니까? 제가 질문을 하거나 설명해달라고 부탁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여러분이 경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지 알고 싶어서 여쭤보는 겁니다. 네 개 다 알고 있다? 두 개는 알고 있다? 좋습니다. 세 개 알고 있다? 좋습니다. 제가 두 분 중 한 분께는 소정의 상품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일 먼저 손을 든 노란색 셔츠를 입은 분께 상품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혹시 마지막의 법화와 법정화폐라는 것이 있는데 영어식 표현 중 둘 중 하나 잘못된 게 있는 것 같아요. 혹시 어떤 거라고 생각하시는지 아세요? 대부분 법정화폐는 fiat money라는 말을 쓰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fiat money라고 표기를 하고 설명은 명목화폐처럼 설명을 합니다. 맨큐 교수의 화폐에 대한 설명을 보면 화폐는 commodity money, 상품화폐와 fiat money, 법정화폐로 나눌 수 있다. 상품화폐는 내재가치, intrinsic value를 가진 물건을 화폐로 쓰는 것이고 대표적으로 금이다. 하지만 명목화폐, 법정화폐는 intrinsic value, 내재가치가 없는 것을 국가가 화폐로 강제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그런 개념 설명이 논리적인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에 바꿔서 써봤습니다.

[콩나물이 금값이다](p.5)
제가 퇴근하면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저희 집에 올라가는데 동네 할머니 두 분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콩나물이 금값이다, 만원으로 살 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제가 궁금했습니다.

[콩나물은 왜 금이 되었나?](p.6)
어쩌다 콩나물이 금이 됐을까? 주류 경제학자들은 상품의 측면에서 설명을 합니다. 상품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졌기 때문에, 공급에 애로가 생겼기 때문에. 즉 사람들이 갑자기 콩나물을 많이 먹게 되거나, 콩나물 공장에서 재료로 쓰는 콩 값이 올랐거나, 아니면 마트 직원들의 임금이 올라서. 이 임금 부문만을 따로 떼어서 built-in inflation이라고 명명한 학자도 있죠. demand-pull은 콩나물 많이 먹게 돼서, cost-push는 수도요금이 인상되어서를 의미하는 겁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 밀튼 프리드먼은 이렇게 설명하죠.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다. 물건보다 통화량이 많을 때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풀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거죠. 저는 어떤 게 맞는 말인지를 실증적으로 논증하기는 곤란합니다. 그만한 도구도 없고 자료도 없기 때문에. 다만 우리한테 중요한 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물건의 가격은 오르는데 돈의 가치는 떨어진다는 것.

[인플레이션(Inflation)?](p.7)
여기서 여기까지는 제가 이미 말씀드린 겁니다.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척도는 소비자물가지수죠. 여기서 지수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지수는 기준시와 비교시의 상대적 변화의 측도라고 합니다. 굉장히 어려운 말이네요. 예를 들어보면 아주 쉽습니다. 2020년의 물가를 100으로 놓고 그 다음해 2021년 상품가격이 10% 상승했다면 2021년의 물가지수는 110이 되는 거고, 물가상승률은 비교시의 물가지수에서 기준시의 물가지수를 뺀 값 10%가 되는 겁니다. 매우 단순한 거죠.

[그래프](p.8)
구체적으로 그림으로 표현하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 이것은 1965년을 100으로 놨을 때 2009년까지 총지수가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계속 쌓아간 거죠. 3,100이 됐네요. 이건 우리가 뉴스나 신문에서 자주 접하는 거죠. 한국은행 총재님께서 금리 결정할 때마다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번 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를 넘었기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이 형성될 우려가 크다, 금리를 인상해야 되겠다 이런 말씀을 하시죠. 물가상승률입니다. 물가상승률은 전기를 대비해서 뽑죠. 예를 들어 2022년 5월 5.4%라는 것은 2022년 총지수에서 2021년 5월 총지수를 뺀 값입니다. 중요한 건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정할 때 5년마다 기준시를 바꿉니다. 기준시를 바꾼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총지수의 기울기가 꺾어지는 것이죠. 기울기가 낮아지는 겁니다. 왜 기울기를 낮춰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까지는 합리적으로 납득할 만한 설명을 아직까지는 얻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지수 중에서 기준시를 5년마다 변경하지 않는 지수도 있죠. 뭐가 있나요? 주가지수. 코스피지수는 1980년 1월 4일을 100으로 놓고 지금까지 계속 누적 지수를 계산하고 있습니다. 제가 강의 들어오기 직전에 검색해 보니까 2,400 조금 넘었더라고요. 그 얘기는 1980년 1월 4일부터 지금까지 43년 동안 주가가 대략적으로 24배 올랐다는 걸 의미하죠.

[Krugman v. Summers](p.9)
굉장히 재밌는 일이 발생합니다. 2021년 2월에 세기의 대결이 발생하죠. 크루그먼 대 서머스.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세계적인 석학인 폴 크루그먼 교수와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재무장관을 지낸 하버드 대학의 총장이었던 로렌스 서머스 교수가 바이든의 경기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인가? 이 주제를 놓고 2021년 1월에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 어마어마한 토론을 벌입니다. 그때 서머스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초래될 뿐더러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말씀하셨고, 크루그먼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이렇게 얘기를 하죠. 중요한 것은 누구 예측이 맞았는지가 중요한 건 아니죠.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어떠한 논거를 제시했는지가 더 중요한 거죠. 동영상으로 여러분들 볼 수 있기 때문에 보면 매우 유익할 겁니다.

[크루그먼의 승복](p.10)
그리고 나서 두 분이 이 시점에서 토론을 합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두 분의 토론 때문인지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상승합니다. 그리고 2022년 7월 20일에 크루그먼 교수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나의 견해가 틀렸다고 뉴욕 타임즈에 기고를 하면서 논쟁은 이렇게 끝나죠. 하지만 이 당시에는 아무도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과거 10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3%를 넘은 적이 없기 때문에 0에서 3 사이를 들쭉날쭉했죠. 게다가 왼쪽을 보면 미 연준의 재무제표입니다. 미 연준이 가지고 있는 채권의 보유량을 표시한 거죠. 2008년 이전에 정상 상황에서 미 연준은 약 1조달러의, 연준이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연준이 상업은행으로부터 채권을 산 것이기 때문에 연준이 창고 밖으로 본원통화를 이만큼 방출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준이 약 1조달러의 본원통화를 발행했습니다. 근데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나고 나서 미국 투자은행들이 다 도산의 위기에 처했죠. 그때 금리를 0%까지 낮추고 양적완화를 세 번을 실시합니다. 그러고 나서 2014년에 이르면 정상 상황의 4배되는 돈을 풀죠. 그리고 2018년에 위기가 진정되니까 테이퍼링을 합니다. 테이퍼링은 쐐기 모양이라는 뜻이죠. 경제학자나 중앙은행가들은 멋있는 말 만드는 걸 좋아해요. 그냥 중앙은행이 증발한 통화를 환수한다 이런 말을 쓰면 될 텐데 테이퍼링을 하겠다 이런 말을 쓰는 거죠. 테이퍼링을 합니다. 채권을 줄인다는 것은 중앙은행이 발행했던 돈을 빨아들이는 거죠. 2020년에 하지만 엄청난 위기가 발생하죠. 코로나19 사태. 미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고 심각해지니까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미 연준은 다시 달러를 두 배를 증발합니다. 그래서 2021년까지 약 정상 상황의 8배나 되는 돈을 푼 거죠. 이 시기에 토론이 일어난 겁니다. 정상 상황의 8배의 돈이 풀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요. 근데 이때 이르러서 바이든 대통령이 1조원을 더 얻는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고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누가 있었겠습니까?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불가능한 거죠.

[예티의 자이언트 스텝](p.11)
시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때부터는. 2021년 1월에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2월에 크루그먼과 서머스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물가가 계속 올라가죠. 2021년 5월이 되면 5%를 돌파합니다. 소비자물가가 5%를 넘는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달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마치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께서 금리를 인상하셨죠. 인상한 주요 논거로 기자들에게 이런 설명을 하셨어요. 인플레이션이 2%면 국민들, 우리들이 물가가 인상했는지 체감은 못한다, 3%가 되면 물가가 인상한 것 같은데? 느끼기 시작하고, 5%가 되면 물가가 앞으로 오를 것이다, 큰일났다 인플레이션의 기대가 형성되고 기대에 대응하기 위해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상품 가격, 라면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현재 한국의 물가가 5% 언저리에서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계속 금리를 인상해야 된다 이런 말씀을 하셨죠. 미 연준도 똑같습니다. 모든 세계 경제학자들이 같은 얘기를 할 겁니다. 그렇다면 5%를 돌파한 이 시점, 2021년 5월에 연준이 시장 개입을 했어야 될 것 같아요. 금리를 인상했어야 될 것 같습니다. 근데 놀랍게 2021년 5월에, 빨간색이 미국의 금리입니다, 연준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0%에 박아 놓죠. 연준이 개입한 건 2022년 3월입니다. 2022년 3월이면 이미 인플레이션이 8%를 돌파한 상태네요. 연준은 거의 1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5%를 넘어서 8%에 이르기까지 거의 1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2022년 3월에 0.25 올리고, 5월에 0.5 올리고, 7월부터 거의 매달 우리가 아는 자이언트 스텝, 0.75씩 네 번을 올립니다. 그리고 12월에 0.5%p 올리고 지금에 이르고 있죠. 한풀 꺾인 겁니다. 중요한 건 정치적 상황입니다. 미국 대통령 임기가 여기서 시작되는데 미국은 대통령 임기가 4년, 하원의원 2년, 상원의원이 6년이지만 상원의원은 1/3씩 2년마다 선출을 합니다. 그 얘기는 뭐죠? 대통령 임기 중반, 대통령이 2년 했죠 지금. 이때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1/3을 다시 뽑습니다. 중간선거라고 하죠, midterm election. 중간선거는 대통령이 지난 반기, 2년 동안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의 의미를 지니고 신임 투표율 의미를 지닙니다. 만약에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게 되면 나머지 2년 미국의 행정부, 대통령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식물 행정부로 지내야 합니다. 게다가 나머지 2년이 지난 이후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에게 패배할 수가 있겠죠. 하지만 그래프를 보시면 알겠지만 2021년 5월부터 미국은 인플레이션의 화염에 휩싸입니다. 특히 2022년 내내 7%가 넘는 고인플레이션에 휩싸여 있습니다. 미국의 가게는 이중고를 겪게 되겠죠.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으니 주머니에 들어있는 지갑이 얇아집니다. 살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들겠죠. 또 하나는 금리가 올랐기 때문에 이자부담이 커지죠. 가난해지는 겁니다. 당장 내 수중의 돈이 줄어들면 어떻게 되죠? 불평불만이 생기겠죠. 선거에서 질 확률이 커진 겁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만들어집니다.

[II. 法이란 무엇인가](p.12)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이야기하기에 앞서서 쉬어가는 코너라고 만들었는데 여러분들이 쉬어가지 않으신 것 같아요. 법이 뭔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여기 보면 정의와 평등, 법과 법률, 연방국가와 국가연합, 미국 상원과 독일 상원 네 개의 개념 쌍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나는 네 개 다 알고 있다 하시는 분? 그럼 세 개? 두 분, 좋습니다. 그럼 이것과 이것의 차이는 이해하실 수 있나요? 미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혹시 그러면 이 두 개 중에서 잘못 표현된 말이 혹시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틀린 것이 있다, 어색한 표현이 있다? 독일 상원? 독일 상원이라고 이야기 하나요? 아니죠. 독일은 양원제 국가지만 참사원이라고 합니다. 왜 참사원이냐면 독일의 참사원은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게 아니고 지방정부에서 관리를 파견합니다. 초창기 미국 상원도 똑같았습니다. 각 주에서 주 의회에서 공무원들을 파견해 보냈죠. 국가연합은 오늘날 EU 같은 형태의 국가를 말합니다. 국가연합이나 연방국가나 이중 국가죠. 큰 국가 속에 작은 국가가 들어있습니다. 합집합과 부분집합의 관계인데 부분집합과 합집합의 관계가 얼마나 독립적이냐 종속적이냐에 따라서 연방국가와 국가연합으로 구분되는 겁니다. 연방국가는 상위 국가, 중앙정부의 힘이 지방정부보다 세죠. 오늘날 미국. 국가연합은 오늘날 EU처럼 지방국이 훨씬 독립적이고 힘이 셉니다. 초기의 미국은 국가연합이었습니다.

[미국 혁명과 세이즈의 반란](p.13)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이해하려면 미국의 정치 상황과 경제 상황을 이해해야 하지만 미국의 헌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의 헌법을 이해하려면 미국의 탄생설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은 여러분 다 아시다시피 8년 간에 걸친 영국과 식민지 13개 나라의 전쟁의 결과로 만들어진 나라입니다. 미국은 애초에 1607년 버지니아를 시작으로 1732년 조지아에 이르기까지 125년에 걸쳐서 천천히 형성된 13개의 나라입니다. 미국 혁명 전쟁을 수행할 당시에도 13개 나라가 각각 자기 군대를 파견하는 형식으로 연합군을 형성해서 전쟁을 수행했습니다. 포토맥 강 전투에서 조지 워싱턴이 영국군과 전쟁을 할 때 뉴저지 군대가 워싱턴의 말을 듣지 않고 뉴저지는 당시에 전쟁에서 질 게 두려웠기 때문에, 영국의 보복이 두려워서 초기에는 적극적으로 전쟁에 가담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3년 정도, 영국의 적대적 세력이었던 프랑스와 스페인은 식민지 13개 나라가 조기에 다 괴멸될 거라고 생각했죠. 왜냐하면 이들은 농장에서 일하던 농부들입니다. 농부들이 집안에 걸려있는 총을 들고, 주머니에 있는 탄약을 가지고 그냥 농사를 짓다가 전쟁을 하러 온 겁니다. 하지만 영국은 전 세계를 누비던 세계 최강의 정규군들이죠. 하지만 이들이 3년 정도 전쟁에 버티는 걸 보고 스페인과 프랑스가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고 했던가, 식민지를 돕기로 합니다. 특히 프랑스가 대규모 금전적 지원과 군사적 지원을 하죠. 그리고 1782년 체사피크 만에 요크타운 전투가 벌어집니다. 당시 영국군은 병력을 둘로 나눠서 본대를 보스턴에 놓고 나머지 분견대를 가지고 남부 지방을 다 휩쓸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잠시 정비하기 위해서 요크타운에 잠시 머물러 있고 본대의 보충을 기다리고 있었죠. 이때를 놓치지 않고 조지 워싱턴과 프랑스의 라파예트 장군이 영국군 3배의 병력으로 이 도시를 둘러싸버립니다. 프랑스 함대가 여기를 지키고 있다가 영국군을 괴멸시킴으로 인해서 전쟁이 끝난 거죠. 프랑스의 중재로 1783년 파리에서 이 13개 식민지를 독립시키는 강화조약이 체결됩니다. 초기에 13개의 국가는 독립국가였고 국가는 연합의 형태로 느슨한 연방을 구성합니다. 초기의 미국의 헌법은 오늘날처럼 constitution이 아닙니다. Articles of Confederation, 국가연합 헌장이죠. 그리고 연합 기구로서 의회 하나만 둡니다. congress 하나만 두죠. 그리고 의회는 외교권과 전쟁선포권밖에 없습니다. 조세징수권도 없고 군대도 보유할 수 없습니다. 원래 자유를 추구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거죠. 근데 전쟁이 발발하고 뜻밖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1786년에 다니엘 세이즈라는 참전 용사가 반란을 일으킨 거죠. 8년 동안 전쟁터에서 전쟁을 하고 돌아와보니까 농장은 다 폐허가 되고 집은 빚만 가득한 겁니다. 빚을 못 갚으니까 당시 지방정부에서 빚을 못갚은 채무자들을 투옥시킵니다. 세이즈가 교도소에 가보니까 같이 전쟁터에 갔던 동지들이 거기에 우글우글한 거죠. 우리가 이러려고 독립전쟁에 참전한 건가, 반란을 일으킵니다. 베테랑들이 무기고를 탈취하고 2년 동안 메사추세츠의 서부 절반을 장악하죠. 다른 국가들이 군사적 원조를 할 수가 없습니다. 독립국가이기 때문에 군사적 원조를 하면 국제전이 되죠. 국제전이 되면 영국이 개입할 수가 있는 겁니다.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죠. 결국 보스턴에 있는 부자들이 자기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 용병을 고용합니다. 유럽에서 전쟁 잘 하는 용병들을 고용해서 장기전에 들어가서 보급로를 조인 다음에 이들의 반란을 격퇴하죠. 1787년 2월에 반란은 괴멸됩니다. 나머지 국가들은 깜짝 놀라죠. 지금 우리가 만든 국가 체제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국가 체제를 정비하기 위해서 5월에 다시 펜실베니아주의 필라델피아에 모입니다.

[미국헌법](p.14)
조지 워싱턴도 보이고 제임스 매디슨도 보이네요. 13개 국가에서 파견된 55명의 정치 리더들이 모여서 새로운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네 달 동안 합숙훈련을 합니다. 그렇게 만든 것이 미국헌법이고, 오늘날 미국헌법은 거의 고쳐지지 않고 이대로 지금까지 미국 국가의 헌법으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간단합니다. 전문과 본문 7개 조항, 1791년에 비로소 추가된 10개 조항의 기본권, 무기 휴대권이 있네요. 기본권입니다.

[미국헌법](p.15)
미국헌법 중에서 몇 개를 뽑아봤는데 구분이 굉장히 단순합니다. 간단히 서문을 읽어보겠습니다. 우리들 북미국가연합의 사람들은 보다 완전한 연방을 형성하기 위해서, 국가연합에서 연방국가로 이행하기 위해서, 그리고 Justice를 구축하기 위해서. Justice는 정의라는 뜻도 있지만 법원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연방법원을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국내적 평안을 보장하기 위해서, 내란 같은 게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거죠, 그리고 공동의 방위를 제공하고 일반적 복지를 증진하고 우리들과 우리들 자손의 축복받은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이 헌법을 정하고 공고히 한다. 아주 간단한 조항이죠. 하지만 아까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 조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해석조차 힘들겠죠. 무기 휴대권을 봅시다. 1791년 수정 2조,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국가의 안보에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권리는 침해받지 않는다. 이게 왜 기본권에 들어갔을까요? 미국은 민병대들이 영국 정규군과 싸워서 만든 나라죠. 농부들의 군대가 민병대잖아요? 어떻게 보면 건국정신, 건국이념이 스며 있는 조항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툭하면 총기사고가 나지만 미국 의회가 쉽사리 총기 휴대를 규제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이유가 이 조항 때문이죠. 정체성과 관련된 조항이기 때문입니다.

[「더 나은 재건 계획」](p.16)
드디어 이제 나왔네요. 2021년 1월에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46대 대통령에 취임합니다. 그리고 4년 동안의 국정 과제로 더 나은 재건 계획, BBB plan이라고도 하고 Build Back Better Plan이라고도 합니다. 이것을 제안합니다. 내용을 보면 코로나19 구제계획, 친환경 산업에 재정투자를 해서 고용을 늘리겠다는 고용계획,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겠다는 가족계획 세 가지입니다. 얼핏 보면 1930년 대공황 때의 뉴딜정책과 비슷해 보이죠, 루즈벨트 대통령이 제안한.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약 1조7천5백만달러의 재정지출이 예상됩니다.

[「더 나은 재건 계획」을 구속하는 헌법원리](p.17)
하지만 미국은 대통령이나 의회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에요. 헌법에 따라야 합니다. 대통령이 헌법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죠? 탄핵됩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헌법을 지키지 않았다고 탄핵소추가 되었습니다. 탄핵소추가 의결되지는 않았죠. 대통령의 행동을 구속하는 원리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마지막이 중요합니다. 법치주의 원리, 특히 미국헌법 1조 7항, 정부의 세입을 증가시키는 모든 법안은 하원만 발의할 수 있다, 다만 상원은 다른 모든 법안과 마찬가지로 수정하는 형태로 제안하거나 동의할 수 있다. 이 조항을 반대로 해석해 보면 상원, 하원 모두 법안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근데 예산이 수반되는 것은 하원만 제안할 수 있네요. 그리고 제안된 법안에 대한 수정 권한은 상원만 가지고 있습니다.

[중간선거 이전 미국 의회의 의석분포](p.18)
아까 얘기했죠, 22년 11월에 미국에 중간선거가 있었다고. 중간선거 이전의 미국 의회는 이런 의석 분포를 보이고 있습니다. 파란 것이 민주당, 빨간 게 공화당입니다. 파란 게 절반보다 한 석이 더 많네요.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습니다. 상원을 보면 공화당이 절반을 가지고 있고, 민주당이 48석을 가지고 있고 두 개의 희미한 회색점이 있는데 이건 무소속입니다. 유명한 버니 샌더스와 앵거스 킹이죠.

[「더 나은 재건법」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바뀐 이유](p.19)
미국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지혜롭기 위해서는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잘 알아야 한다, 이런 말을 했던 걸로 기억이 나요. 제가 이걸 다시 보니까 안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버릴 것은 여전히 남겨둔 곳이 많이 있네요. 이걸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원래 대통령의 국정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 하원이 발의한 법안의 이름은 「더 나은 재건법」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나은 재건법」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 법을 발의할 당시 인플레이션이 미국에서 들끓고 있었죠.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상황에서 국가가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것이죠. 일반 국민들이 화가 날 거라고요, 의회는 도대체 정신이 있는 것이냐. 두 번째, 「더 나은 재건법」은 일반법안입니다. 일반법안은 하원에서는 단순 다수결로 의결이 가능하지만 상원에서는 가중다수결, 100명 중 60명이 찬성을 해야지 법안이 통과됩니다. 아까 얘기했죠, 상원은 공화당이 50명을 가지고 있다고. 그 얘기는 민주당이 공화당 의원 10명을 포섭해야지 일반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겁니다. 또 하나, 일반법안은 쉽게 얘기해서 일반 국민의 권리와 관련된 법안이기 때문에 중요한 법안이죠. 그래서 상원에서 무제한 필리버스터, 의사진행발언이 가능합니다. 50명이 하루씩 책임지면 50일을 의사결정을 질질 끌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민주당 상원 지도부에서는 전략을 바꿉니다. 「더 나은 재건법」 이름을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바꾸고 법안의 내용도 축소한다, 그리고 이 법안을 일반법안이 아닌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바꾸면 국민들이 의회도 인플레이션을 줄이기 위해서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구나 고마워할 것 아닙니까. 또 하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바꾸면 일반법안이 아니라 예산조정법안으로 상정이 가능해집니다. 예산조정법안은 상원에서 필리버스터가 불가능하고 단순 다수결로 가결이 가능합니다. 51명이면 통과 가능하죠. 그래서 상원에서는 「더 나은 재건법」을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바꿔서, 아까 얘기했죠 상원은 하원이 제안한 법안에 대해서 수정 제안이 가능하다, 수정 제안을 한 겁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기존의 48석에 버니 샌더스 등 무소속 두 명을 포섭해서 50석을 확보하자, 50 대 50을 만들자. 두 번째, 일반법안은 필리버스터가 가능하지만 예상조정법안은 불가능하고, 일반법안은 60명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예산법안은 51명이면 되니까 이것을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바꿔서 상정을 합니다. 마지막이 필살기죠. 미국헌법 1조 7항, 미국의 부통령은 대통령과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출마하죠.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가 부통령입니다. 미국헌법에 보면 부통령이 상원 의장을 하게 돼있습니다. 부통령은 상원 의장이 된다. 하지만 투표권은 없다. 하지만 상원이 정확하게 반분되었을 경우, 표결했는데 50 대 50으로 갈렸을 경우에는 상원 의장이 결정 투표권을 가진다. 캐스팅보트를 가진다. 그래서 50 대 50을 만든 다음에 해리스 상원 의장이 결정 투표권을 행사해서 이 법이 만들어진 겁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주요 내용](p.20)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내용은 이런 겁니다. 이거는 민주당 상원 지도부에서 요약한 표죠. 왜 감축법이냐, 총 재정수입은 7,370억불을 거두어들입니다. 이 중에서 4,370억불만 지출합니다. 그러면 3,000억불의 돈이 남죠. 이것은 기존의 재정적자를 축소하는데 사용됩니다. 정부가 지출을 줄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줄이는데 노력한 법이 되는 거죠. 자 근데 도대체 이 법이 우리한테 왜 중요한 것이냐, 대한민국 사람들한테. 그걸 중심으로 다시 보겠습니다. 중요한 건 이것과 이것이죠. 이것은 기후, 에너지, 미국 제조업에 대한 투자 지원을 한다, 또 하나는 법인세를 강화하고 super-rich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걷는다 인데 이 중에서 이겁니다. 태양광, 풍력, 배터리와 관련된 미국 제조업에 세제지원 혜택을 준다, 이 법이 통과되고 나서 1월 12일에 한화그룹 내에서 태양광 산업을 전담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이 미국에 3조 2천 투자를 하겠다, 공장을 짓겠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 중요한 게 이겁니다. 북미에서 만들어지는 전기차에 대해서 한 대당 최고 7,500불, 우리 돈으로 약 1천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겠다, 이 얘기는 뭔가요? 미국에서 만들어진 테슬라나 포드는 출시 가격이 1천만원 싸지는 거고 한국에서 만들거나 독일에서 만들어서 수출하는 현대 전기차, 아우디 전기차는 1천만원 비싸지는 겁니다. 그 다음 중요한 건 15% 최소 법인세 도입입니다. 사실 최소 법인세 도입은 2021년 바이든 정부 초기부터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G20 회의에서 계속 최소 법인세를 도입하자고 주장한 거죠. 왜 도입을 주장했을까요? 첫 째, 미국에 있는 부자 기업들이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로 도망을 갑니다. 택스 헤이븐으로 도망 가죠. 대표적인 나라가 EU 국가는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최고 법인세율이 12.5%밖에 안 되죠. 미국은 연방 법인세율은 21%지만 주 법인세가 따로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8.8%인가요? 캘리포니아를 기준으로 봤을 때 29.8%가 되네요. 29.8% 세금을 내느니 12.5% 내고 말겠다는 거죠. 헝가리는 최고 법인세가 8%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최근에 아일랜드, 헝가리의 경제성장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건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덕분이죠. 그 외에 홍콩이 타격을 받을 수 있겠네요. 홍콩은 최고 법인세율이 16.5%지만 해외투자자금에 대해서 거의 실효세율이 5% 이하로 떨어질 수 있게 세제 감면 혜택을 부여합니다. 홍콩에 투자하는 자본의 70%가 중국 자본입니다. 그러면 이걸 도입하면 미국은 15% 최저 법인세를 OECD 국가들에게 도입하라고 강요할 수 있겠죠. 그렇게 되면 해외로 나갔던 미국 기업들, 많은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있죠. 골드만삭스도 자회사를 해외에 많이 가지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그렇고, 셰브론, 엑슨모빌 거의 모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미국 정부는 세금을 더 많이 거둘 수 있고 고용을 더 늘릴 수 있는 효과가 발생하겠죠. 또 하나는 홍콩에 투자하는 중국 자본에 대해서 타격을 줄 수도 있고, EU에서도 아일랜드라든지 헝가리로 공장을 이전해서 제조 단가를 낮추고 있는 EU 소속 기업들에게도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거죠.

[「인플레이션 감축법」 뒷이야기](p.21)
이 법에 대한 뒷이야기입니다. 환경단체들은 불만이 많습니다. 이 분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만드는데 일등공신한 웨스트버지니아의 조 맨친 상원 의원이죠. '인플레이션을 화나게 하는 법안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 아래 그림은 우리 자동차 산업을 위해 대통령께서 열심히 외교활동을 하시는 사진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세계적인 계량모형을 가지고 있는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모형을 돌려본 결과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인플레이션 간의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의외로 이 법의 실체에 관한 결정적인 이야기들은 유럽에서 나옵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뒷이야기](p.22)
작년 12월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합니다. 이때 바이든 대통령을 세워 놓고 화를 내죠.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국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방식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인데, 프랑스에게 매우 공격적이다. 전기차 산업에 있어서 첫 발걸음을 떼고 있는 르노나 푸조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는 거죠. 프랑스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게 되는 거죠.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께서는 이런 말씀도 하셨죠.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유럽의 투자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EU는 보조금 제도를 개편하고 녹색기술에 대한 재정지원을 강화하겠다." 왜냐하면 EU는 수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죠. 경기침체에 돌입한 겁니다. EU에서 버티고 있는 기업들이 EU에서 물건을 팔기 힘들어진다는 거죠. 그러면 EU에 공장을 두고 있는 기업들이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워싱턴 포스트 12월 13일자,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핵심은 중국이 선점하고 있는 친환경 시장을 미국이 그 선점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GATT에 위반될 소지가 크고 동맹국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 결국에는 이것들이 이 법의 본질, 실체를 우리는 의혹만 품고 있었는데 이런 말들이 나오게 된 겁니다.

[Question Point : 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까](p.23)
제가 1시간 중에서 55분을 썼어요. 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까? 적어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아닌 것 같죠? 왜냐하면 법을 만든 목적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수단도 그렇고. 하지만 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까요? 인과관계를 넓게 본다면, 2차적 인과관계까지 본다면 인플레이션을 잡고 있다고 볼 수도 있죠. 인플레이션을 잡고 있는 기구는 중앙은행이죠. 중앙은행은 의회가 만든 중앙은행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기구죠. 1913년까지 미국에는 중앙은행이 없었습니다. 중앙은행법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은 건국 이후 1913년까지 굉장히 많은 금융 공황에 시달렸죠. 또 홍콩 같은 나라는 법으로 중앙은행을 설립을 안 했습니다. 홍콩 달러의 가치를 미국 달러에 직접 연동시키죠. 미 연준의 통화정책 효과가 홍콩에 직접 효력을 발휘하는 겁니다. 법으로 직접 인플레이션을 잡고 있는 사례네요, 극단적이지만. 재밌으라고 만든 자료입니다. 미 연준이 보유한 채권 내역인데 2008년 이전까지는 단기국채, 장기국채만 가지고 있죠. 2008년 이후에는 노란색 채권이 많아지네요. 보면 Mortgage-backed securities, 주택담보부증권이네요. 무너져가는 미국 투자은행들, 상업은행들의 도산을 막기 위해서 모기지 증권을 많이 사줬네요. 증권을 사주면 어떤 효과가 있나요? 주택저당채권을 갚지 못해서 가계가 도산하는 걸 막을 수 있네요. 시간을 벌어줬어요. 코로나19 사태가 나고 나서는 미국 연준이 국채를 많이 사줬네요. 미국 정부가 재정지출을 하는데 도와준 것 같아요. 또 특이한 것은 황색이 늘어났어요. 황색은 뭐냐면 지수연동증권이네요. 일부 주식시장을 부양하는 데도 개입한 것 같아요.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이 소스는 세인트 루이스 연준 은행입니다.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자료고요. 현재 오른쪽 그래프는 러시아가 인플레이션이 지난 22년 5월에 1등이네요, 17.8%. 원래 전쟁을 하면 모든 물건을 국가가 다 국내 물자를 징발하기 때문에 물건의 공급이 줄겠죠. 그리고 통화를 증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됩니다. 보라색은 G7입니다. G7 국가들이 일본을 제외하고 전부 다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어요. 특히 미국과 영국이 굉장히 고통스러워 하네요. 영국은 5월에 9%였는데 영국이 어떻게 변했나 볼까요?

[그래프](p.24)
11월에 10.7%까지 올랐네요. 영국은 미국과 똑같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긴축적 통화정책을 실시했는데도 불구하고 법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중앙은행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인플레이션을 잘 못잡고 있는 것 같아요. 법으로만 인플레이션을 못잡는 게 아니고 중앙은행도 걱정이 됩니다.

[그림](p.25)
이건 시간이 남으면 머리를 식히라고 넣은 그림입니다. 브뤼헐 형제가 그린 그림이죠.

[longue durée](p.26)
이것만 말씀드리고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람은 유명한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이죠. 1902년에 태어나서 85년에 돌아가셨습니다. 1985년이면 제가 아직 이 세상에 나와있을 때이기 때문에 알고 보면 저와 일정 부분 같은 시대를 보낸 분이었던 거에요. 1902년이라는 시기가 1차 대전, 1907년 그런 영화의 배경으로만 쓰이는 줄 알았는데 저와 겹쳐져있던 시대였던 거죠. 이 사람은 2차 대전이 발발한 해에 장교로 참전을 합니다. 그리고 5년 동안 독일 포로수용소에 갇혀있습니다. 그 5년 동안 종이와 연필도 없이 오직 기억만에 의존해서 이 책을 씁니다. 그 유명한 지중해라는 책이죠. 이분은 이후에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라는 어마어마한 역사책을 쓰죠, 20년에 걸쳐서. 이 분이 한 말이 있습니다. 유명한 말이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화폐제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longue durée, 아주 먼 시간을 가지고 세상을 쳐다봐야 한다.' 저는 이 말이 장기적 시계, 아주 멀리봐야 한다는 뜻으로 보여요. 아마 이건 여러분이 지금 겪고 있는 이 시대의 경제적 어려움, 정치적 곤란함 이것을 이해하는 데도 굉장히 도움이 되는 그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p.27)
그럼 이것으로 약간 두서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그랬지만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제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용

제911회 한은금요강좌

 ㅇ 일시 : 2023.1.27(금)

 ㅇ 주제 : 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까?

              - IRA(Inflation Reduction Act)이해하기

 ㅇ 강사 : 경제교육실 경제교육기획팀 신상준 차장

유용한 정보가 되었나요?

담당부서
경제교육실 경제교육기획팀
전화번호
02-759-4269, 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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