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민 : 학교 다녀왔습니다. 어? 아빠! 어디 가세요? 갑자기 짐은 왜 싸시는데요?

아 빠 : 응, 마법나라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구나. 실업률이 10%가 넘어가면서 이혼율도 높아지고 범죄도 많이 늘어서 사회가 말이 아니라구.

재 민 : 그럼, 마법나라에 가시는 거예요? 아빠! 저도 같이 가면 안돼요? 오랜만에 엄마도 보고 싶은데.

아 빠 : 그래, 그럼 같이 가자꾸나.

할 비 : 나도 같이 가면 좋으련만, 가게도 봐야 하구….

아빠 : 아버님, 걱정하지 마시구요. 제가 가서 잘 처리하고 오겠습니다.

나레이션 : 마법나라의 급한 전갈을 받고 재민과 재민아빠가 오랜만에 고향으로 떠나는데요.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한 고향 집! 엄마가 제일 먼저 반겨주십니다.

엄 마 : 어머나 연락도 없이 웬일이래요?

아 빠 : 여보, 시간이 없어요. 나 급히 원로회의에 참석해야 하니, 그동안 재민이와 함께 있어줘요!

엄 마 :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여보! 여보! 일찍 들어오세요!

원 로 : 어서 오게나. 실업률이 10%가 넘어가면서 사회문제가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다네.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가정불화가 끊이지 않고 이혼도 많이 늘었다네. 먹고 살기 힘드니까 여기저기서 도둑도 들끓고 말이야.

아 빠 : 정말 큰일이군요.

원 로 : 이런 일이 처음이라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구먼. 자네의 인간세상 경험이 도움이 될 거 같아 불렀네. 부탁하네.

아 빠 : 예,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나레이션 : 원로의 부탁을 받고, 실업률의 원인을 파악해야 하는 재민아빠! 때문에 어깨가 무거워 보이네요.

재 민 : 아빠, 먼저 실업자들을 만나 보는 게 어때요? 먼저 원인을 파악해 보아야 할 거 같아요.

아 빠 : 그래, 좋은 생각이다. 당장 돌아보자꾸나.

나레이션 : 호랑이를 찾으려면, 호랑이 굴을, 실업의 원인을 찾으려면, 실업자센터를 찾아가는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재민과 재민 아빠는 실업자들을 만나 일일이 그들에게 왜 실업자가 됐는지 물어봅니다.

아 빠 : 어떻게 해서 직장을 잃게 되었나요?

실업자1: 예, 우리 공장에서는 마법공을 만들었답니다. 그런데 요즘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재고는 자꾸 쌓여가고, 열심히 만들어도 물건은 안 팔리고. 처음엔 직원이 100명이었는데, 회사가 어쩔 수없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50명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랬는데도 경기부진이 오래 계속되니까 사장님도 도저히 어쩔 수 없었나 봐요. 은행대출도 몇 번 연체되고, 회사채 만기 돌아온 것도 상환하지 못하고. 결국 부도가 나면서 저희들은 실업자가 되고 말았지요. 다행히 실업보험이 있어 당분간 먹고 살 수는 있습니다만, 얼른 경기가 회복되어 새 직장을 찾아야 될 텐데.

재 민 : 아, 이분은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사람들이 물건을 안사고, 결국 회사가 직원 수를 줄이거나 문을 닫으면서 실업자가 된 경우네요.

아 빠 : 그래, 이 분과 같은 경우를 경제학용어로 ‘경기적실업’이라고 하지.

* 경기적실업 : 경기 불황으로 사람들이 물건을 사지 않고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생기는 실업, 모든 산업에 걸쳐서 누구에게나 발생한다.

재 민 : 그런데 실업보험이 뭐예요?

아 빠 : 근로자들이 실직하면 실업의 고통을 완화해 주기 위해서 국가에서 직장을 찾는 기간 동안 먹고 살 수 있도록 돈을 지급해 주는 제도를 말한단다.

재 민 : 어, 그럼 사람들이 그 돈을 받으려고 취직을 않고 있으면 어떡해요?

아 빠 : 응, 그래서 실업보험은 실직 후 일정기간동안만 지급해 주고, 그리고 ‘내가 일자리를 지금 찾고 있는 중입니다.’라는 증거가 있어야 지급해주지.

재 민 : 아~ 그렇구나! 어? 아빠! 저기 저분한테 한번 여쭤볼까요?

아 빠 : 그래! 아니, 젊은이는 왜 실업자가 됐는가?

실업자2 : 저는 마법대학을 졸업하고 마법빗자루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임금도 너무 낮고 또 일이 적성에 안 맞아서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3개월만에 그만두고 지금 새 직장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딱 맘에 드는 직장을 못구해서요.

재 민 : 이분은 마음에 드는 직장을 찾느라 스스로 실업자가 되셨네요.

나레이션 : 이런 경우엔 경제학용어로 ‘마찰적실업’이라고 한답니다.

* 마찰적실업 : 직장을 바꾸거나 맘에 드는 새로운 직장을 찾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생기는 실업

실업자3 : 저는 마법가루를 만드는 ‘릴리’회사에 다녔습니다. 그런데 쩡국 마법나라에서 우리 회사보다 엄청 싼 제품이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에서 만든 마법가루는 더 이상 팔리지를 않아요. 결국 회사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죠.

실업자4 : 자네는 쩡국 마법나라 때문에 그랬구먼? 나는 로봇 때문에 실업자가 됐는데….

재 민 : 왜요? 로봇은 좋은 거 아닌가요?

실업자4 : 내 얘기를 들으면 생각이 달라질걸? 나는 마법지팡이를 만드는 회사에 다녔단다. 그 동안은 우리가 직접 손으로 깎아서 지팡이를 만들어 왔는데, 회사에서 로봇을 들여와 자동화를 시키면서 더 이상 우리의 지팡이 깎는 기술이 필요 없어진 거지. 그래서 실업자가 되었단다.

재 민 : 음. 결국, 우리 마법나라의 경제구조가 바뀌고 기술이 진보하면서 직장을 잃으신 거구나.

아 빠 : 그래, 이분들 같은 경우를 ‘구조적실업’이라고 한단다.

* 구조적실업 : 기술혁신으로 종래의 기술이 아무 쓸모없거나 어떤 산업이 사양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실업

아 빠 : 자 이정도면 조사는 충분한 거 같다. 이제 실업의 원인을 차근차근 정리해 볼까?

아빠off : 정리해 보면 경기가 나빠서 발생한 실업은 5%이고, 마음에 드는 직장을 찾고 있어서 실업상태에 있는 마찰적 실업은 3%,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발생한 구조적 실업은 3%네.

재 민 : 우와~ 진짜 실업률이 높긴 높네요.

나레이션 : 다음날. 재민과 재민아빠는 어제 조사한 실업의 원인과 내용을 원로회의에 보고합니다.

아 빠 : 원로님들, 제가 조사해 본 결과 우리 마법나라의 자연실업률은 6%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로들 : 자연실업률? 자연에도 실업이 있나?

재 민 : 그건 아니구요. 바로 마찰적실업과 구조적실업만 있고 경기적실업은 없는 상태를 자연실업률, 또는 완전고용실업률이라고 합니다.

아 빠 : 왜냐하면 직장을 찾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생기는 마찰적실업과 산업구조의 변화과정에서 생기는 구조적실업은 경기가 좋거나 나쁘거나 항상 있을 수밖에 없는 실업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런데 지금 경기가 안 좋아서 생긴 경기적실업률이 5%로 이 부분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

원 로 : 음, 그렇구먼.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나?

재 민 : 그래서 경기적실업을 없애는 게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경기적실업은 사람들이 물건을 안사고 경기가 안 좋아 생기는 실업이므로 원로님들께서 우리 정부의 지출을 늘려 경기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법은행의 금리도 좀 낮추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사람들도 소비를 더 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 로 : 알겠네. 바로 조치를 취하도록 하지.

나레이션 :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한 재민과 재민아빠!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인간세계로 다시 돌아갑니다. 한편 마법나라에서는 원로가 공공사업을 늘리고, 정부지출을 늘리고, 마법은행의 금리도 낮추어 사람들의 소비를 늘리고,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는데…. 그로부터 6개월 뒤! 실업률은 6%로 떨어지고 마법나라의 원로는 기분이 좋아 정부지출을 더욱 더 늘리고 마법은행 금리도 더욱 낮추는 등 경기부양책을 계속 펼쳐나갑니다. 그런데…. 갑자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 물건 값이 올라가고, 급기야 인플레이션 때문에 사람들의 원성이 커져 가는데….

아 빠 : 여보세요!

원 로 : 이보게. 자네가 말한 대로 경기부양책을 펼쳐서 실업률은 낮아졌다네. 그런데 경기부양책을 계속 했더니 실업률은 더 낮아지지 않고,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다시 사회가 불안해지고 있다네.

아 빠 : 아뿔싸. 너무 지나치게 경기부양책을 쓰셨군요. 미리 말씀을 드렸어야 하는데…. 경기부양을 통해 실업률을 자연실업률 아래로 낮추려고 하시면 수요가 지나치게 늘어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원 로 : 그런 중요한 얘기를 이제야 하는가? 어허, 이젠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해 주게.

아 빠 : 예, 일단 경기부양책을 중단하시구요. 지금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수준이므로 이제는 경기부양책을 쓸게 아니라 다른 정책을 펴셔야 합니다. 마찰적 실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자리 정보를 구직자들이 잘 알 수 있도록 고용안내센터를 설치하시구요. 또 직업훈련교육기관을 설립하여 실직자들이 새로운 직장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도록 해서 구조적 실업을 줄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원 로 : 그렇게 하면 해결이 되는 건가? 알겠네. 얼른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겠네.

나레이션 : 재민아빠의 조언으로 마법나라의 인플레이션 현상도 진정되고 실업문제도 잘 해결하게 되었네요. 실업의 모든 것, 이제 확실히 아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