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기후변화가 거시경제, 특히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간접경로(글로벌 기후변화 → 국제 식량가격 → 수입물가 → 국내물가)와 직접경로(국내 기후변화 → 국내 농산물가격)를 통해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동 보고서는 이중 직접경로, 특히 국내 평균기온 변화가 농산물 등 국내 품목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2. 실증분석 결과, 국내 기온상승은 단기적으로 국내 인플레이션의 상방압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염 등 일시적으로 기온이 1℃ 상승하는 경우 농산물가격 상승률은 0.4 ~ 0.5%p,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07%p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점진적으로 기온이 상승하는 온난화의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1℃ 기온 상승 충격이 1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여 분석한 결과, 1년 후 농산물가격 수준은 2%, 전체 소비자물가 수준은 0.7%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3. 또 동 실증분석 결과를 이용하여 중앙은행의 기후리스크 연구 협의체인 NGFS(Network for Greening the Financial System)의 향후 탄소배출 시나리오에 따른 인플레이션 장기영향을 시산한 결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2040년까지 농산물가격은 대략 0.6 ~ 1.1%, 전체 소비자물가는 0.3 ~ 0.6%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에 더해 글로벌 기후변화로 인해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간접효과를 감안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국내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4. 이를 종합하면 기후변화는 단기적인 물가상승 압력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을 높이고 변동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기후플레이션 문제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으므로 국가 차원에서 전세계적인 기후리스크에 대한 공동 대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정부는 국내 기후환경에 적합한 농작물의 품종 개발 등에 힘쓰고 중앙은행은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가격 변동이 전반적인 물가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