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은 교육수준 향상 등으로 여성고령층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지속하겠으나 기술진보에 영향을 많이 받은 65세 미만 남성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부진 등으로 상승폭은 점차 둔화될 전망
2010년대 들어 노동공급을 나타내는 경제활동인구수는 저출산 심화에도 불구하고 증가세가 유지되어 왔다. 이러한 점에는 55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주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동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 왔던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가 금년에 모두 60대가 됨에 따라 이들 고령층이 얼마만큼 노동시장에 잔류할지가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2023년 5월 「경제전망보고서」의 심층분석에서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의 추세적 변화 및 변동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노동공급 추세를 전망해 보았다.
그림 2. 연령계층별 경제활동참가율
자료: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을 남·녀, 65세 미만·이상 등으로 나눠보면 경제활동참가율 변화가 이질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크게 상승했으나 성별 및 연령계층별로 세분화해 보면 같은 고령층이라도 경제활동참가율의 변화가 이질적인 모습이다. 우선 65세 미만 여성고령층은 교육수준 향상, 서비스업 취업적합성 등 특징을 갖는 여성 베이비붐 세대의 진입으로 크게 상승하였다. 반면 65세 미만 남성고령층의 경우 남성 베이비붐 세대의 주된 일자리가 기술진보 등에 취약함에 따라 상승폭이 여성보다 작고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65세 이상 고령층은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인해 남녀 모두 2010년대 중반부터 상승세가 크게 확대되었다. 이처럼 고령층 내 세부집단별로 경제활동참가율 흐름이 상이한 점은 같은 고령층이라도 경제활동참가율 변동요인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 3. 성별·연령계층별 고령층 경제활동 참가율
자료: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내에서 경제활동참가율 흐름이 상이한 데는 경제구조요인이 주로 작용
고령층 연령대에서 근로와 은퇴 간 기대효용의 차이에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데, 크게 ① 개인특성요인, ② 제도·정책요인, ③ 경제구조요인, ④ 경기요인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2010년대 이후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의 상승은 이들 요인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것이며, 국가수준자료 및 미시수준자료 실증분석을 통해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살펴보았다. 그 결과, 개인특성요인 및 제도·정책요인은 대체로 고령층 전반에 걸쳐 경제활동참가율과 일정한 관계를 나타낸 반면 경제구조요인은 그 관계가 고령층 내 세부집단별로 크게 차별화되었다.
우선 개인특성요인의 경우 교육수준 등 근로능력이 좋을수록, 소비지출필요가 높을수록, 비근로소득이 낮을수록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65세 미만 여성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한 데에 교육수준 향상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제도·정책요인의 경우 연금수급연령 상향조정, 공적연금 지출비중(GDP 대비) 축소 등이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상승과 밀접한 관계를 나타냈다. 다만 우리나라의 공적연금 지출비중은 여타 선진국보다 크게 낮아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주된 요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4. 2차교육 이상 이수한 고령층1) 비중2)
주: 1) 55세 이상
2) 여타 선진국은 한국 이외 국가의 단순평균
자료: Barro-Lee Educational Attainment Dataset
그림 5. 연금수급연령 및 공적연금지출비중1)
주: 1) 2019년 기준
자료: OECD
경제구조요인은 고령층 세부집단별로 경제활동참가율과의 관계가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이 중에서 서비스산업의 고용확대는 65세 미만 여성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 상승과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반면 자동화로봇 등 기술진보는 65세 미만 남성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용로봇 도입대수가 여타국을 크게 상회하고 있고 그 증가속도도 빠르다. 따라서 이러한 추정결과는 기술진보 취약직종에 주로 종사했던 65세 미만 남성고령층이 노동시장 잔류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시사한다.
경기요인의 경우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과의 연관성이 낮았다. 이는 고령층이 보건·사회복지, 공공행정 등 경기非민감산업에 상대적으로 많이 취업하는 데에 주로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특히 노인일자리 사업이 경기역행적인 모습이다.
그림 6. 산업용로봇 도입대수1)
주: 1) Annual installations of industrial robots
자료: 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
그림 7. 연도별 GDP 산출갭과 노인일자리 창출개수
자료: 한국노인인력개발원, IMF
앞으로도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은 성별·연령계층별로 이질적인 모습을 지속
위의 실증분석 결과와 코호트 시뮬레이션 모형의 추정결과[1]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도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은 성별·연령계층별로 이질적인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65세 미만 여성고령층은 교육수준 향상, 서비스업 확대 지속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65세 미만 남성고령층은 경제구조 변화로 인한 구조적 노동수요 감소 등으로 정체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65세 이상 고령층은 노동시장 참여성향이 강한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 진입하면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65세 미만 고령층과 같이 남녀 간에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그림 8. 성별·연령계층별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추세 추정치1)
65세 미만 남성고령층 65세 미만 여성고령층

65세 이상 남성고령층 65세 이상 여성고령층

주: 1) 코호트 시뮬레이션 모형으로 추정. Case 1은 2019∼2022년 중 평균 진입률·퇴장률을, Case 2는 2021∼2022년 중 최대 진입률·최소
퇴장률을 적용
자료: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시자료, 자체 시산
향후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의 상승 추세는 점차 둔화될 전망
이러한 고령층 내 세부집단별 흐름을 종합한 결과, 향후 고용정책 등 노동시장 여건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추세는 65세 미만 남성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부진 등으로 점차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체 경제활동참가율 추세는 2020년대 중반을 전후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향후 5년(2023~27년) 간 전체 취업자수 추세의 증가폭도 연평균 7∼14만명에 그쳐 2010∼19년 중 평균치인 34.4만명(실제치 기준)에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에 대응해 고령층, 여성, 외국인근로자 등의 고용확대정책을 추진해 볼 수 있으나 이러한 정책을 모두 시행하더라도 향후 5년 간 취업자수 추세의 증가폭은 연평균 25∼30만명에 그쳐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동공급 축소를 모두 해소하기에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림 9. 연령계층별 경활률 추세 추정치1)
전체 고령층(55세 이상)

그림 10. 취업자수 추세 증감1)

주: 1) 코호트 시뮬레이션 모형으로 추정. Case 1은 2019∼2022년 중 평균 진입률·퇴장률을, Case 2는 2021∼2022년 중 최대 진입률·최소
퇴장률을 적용
자료: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시자료, 자체 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공급 제약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
이러한 분석결과에 비추어 볼 때 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약화 가능성에 대응해 노동공급의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생산성, 인적자본 축적 등 질적 측면의 개선에도 중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같은 고령층 내에서도 경제활동참가 행태가 크게 이질적이므로 고령층 고용정책은 성, 연령, 교육수준 등 개별특성에 맞추어 세밀하게 수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기非민감직종에 많이 종사하는 고령층의 인구비중 확대로 경제활동참가율, 취업자수 등 고용지표의 경기민감성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고용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한 통계지표의 개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1] 코호트 시뮬레이션 모형으로 추정한 향후 경제활동참가율 추세는 최근의 노동시장 여건이 앞으로도 변화하지 않는다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어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을 보다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경기·정책 변화 등 미래 정보를 반영한 전망치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여 추정결과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