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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간 정책금리 역전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

등록일
2022.07.29
조회수
13915
키워드
담당부서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저자
팀장 윤경수, 차장 박진형

미 연준이 6월에 이어 7월에도 정책금리를 75b 인상하면서 미국의 정책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이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인 증권자금(주식 및 채권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내외금리차가 역전되면 우리나라 금융자산의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유출되거나 유입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러화로 자금을 조달하여 우리나라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경우 내외금리차가 역전되면 자금조달 금리(미국 금리)가 채권투자수익률(우리나라 금리)보다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 채권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들 것이다. 이에 더해 내외금리차 역전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면 채권투자자금을 회수할 때 환차손도 발생한다. 주식의 경우 내외금리차 역전의 영향은 채권에 비해 작을 수 있으나 환율 상승, 위험회피 심리 증대 등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전체 기간은 물론 한-미간 정책금리가 역전된 기간에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오히려 순유입되었다.

지난 세 차례 미 연준의 금리 인상기에 한-미간 정책금리가 모두 역전되었고 최대 역전폭이 87.5~150bp에 이르렀다.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상한 기간 중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108~312억달러가 순유입되었으며, 한-미간 정책금리가 역전된 기간중에도 169~403억달러가 순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체기간을 살펴보더라도 한-미간 정책금리차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표 1. 한・미간 정책금리 역전기간중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입


연준 금리인상
기간

증권자금 유출입
(억달러)1)

정책금리 역전
기간

최대
역전 폭

증권자금 유출입
(억달러)1)

(1기)

99.6~00.5월

+108 (주식 +129, 채권 –21)

99.6~01.3월

150bp

+169 (주식 +209, 채권 –41)

(2기)

04.6~06.6월

+247 (주식 +33, 채권 +214)

05.8~07.9월

100bp

+305 (주식 –263, 채권 +568)

(3기)

15.12~18.12월

+312 (주식 +130, 채권 +182)

18.3~20.2월

87.5bp

+403 (주식 –84, 채권 +487)

주: 1) 국제수지통계 기준

그림 1. 한·미간 금리차와 주식 및 채권자금 유출입


<주식자금>

<채권자금>


자료: Bloomberg, 한국은행

이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내외금리차 이외에도 국내경제 상황, 국제금융시장 여건, 투자자의 투자전략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내외금리차가 축소(또는 역전)되더라도 우리나라 기업의 실적 전망이 양호하거나 우리나라 채권이 신용등급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유입될 것이다. 우리나라 주식 또는 채권을 추가함으로써 전체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분산 효과)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또한 우리가 외국인으로 부르고 있는 투자자에는 헤지펀드, 투자회사, 상업은행, 중앙은행 등과 같이 투자 성향이 매우 상이한 다양한 주체들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주체별로 금리 역전기나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양상이 크게 다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시에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중 상업은행의 채권자금이나 헤지펀드의 주식자금은 상당 부분 유출된 반면 중앙은행의 채권자금이나 국부펀드의 주식자금은 오히려 유입되었다.

그림 2. 글로벌 금융위기시 투자주체별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입 비율1)


<주식자금>

<채권자금>


주: 1) 2008.5월말 잔액 대비 2008.6~11월 순유입 비율

자료: 한국은행

따라서 한-미간 정책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금년 하반기에 우리나라의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먼저 채권자금의 경우 우리나라 채권의 수익률이 신용등급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고, 장기투자 성향의 공공자금(중앙은행, 국부펀드 및 국제기구)의 비중[1]이 높기 때문에 급격한 유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이후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가 크게 증가하였는데, 특히 투자 대상을 다변화하려는 해외 중앙은행, 국부펀드 자금 등을 중심으로 유입되었다. 이들 공공자금은 투자 다변화 등을 목적으로 장기적인 시계에서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과거 위기 시에도 크게 유출되지 않았다.

주식자금은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상당부분 진행되었고 금년 상반기에 주가가 이미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는 점 등이 추가 유출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외국인 주식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됨에 따라 우리나라 주식 중 외국인 보유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또한 금년 상반기에 환율변동을 감안한 우리나라 주가는 30% 가까이 하락하였다.

그림 3. 환율 반영 주가지수1) 및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


주: 1) (KOSPI 지수/원달러 환율)×1,000

자료: 외환전산망


그림 4. 주요국 신용등급1) 및 국채금리2)


주: 1) S&P 기준

2) 10년물 금리 기준(22.7.26일)

자료: Bloomberg


물론 이러한 전망은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이 현시점에서 예상하는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미 연준의 긴축 강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확전, 중국의 경기둔화 심화 등과 같은 다른 리스크 요인이 가세하여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된다면 대부분의 신흥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자금유출이 확대될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증권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된 사례를 보면, 내외금리차 역전보다는 주로 글로벌 리스크 이벤트[2] 발생 때문이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1] 외국인 채권자금 중 공공자금 비중 : 2007년말 3.3% → 2022.6월말 63.4%

[2] 글로벌 금융위기, 중국 금융불안, 코로나19 위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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