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금값'되는 이유들

구분
화폐·금융
등록일
2008.12.16
조회수
2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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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육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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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플레 압력 커지며 가격‘천정부지’

금융시장 불안 따른 안전자산 선호도 금값 올려 

 

황금에 대한 사람들의 예찬은 고대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화폐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까지 금은 부의 상징으로 대부분 군주와 사제들의 전유물이었다. 고대 이집트에선 금이 불멸을 상징했으며 사람이 죽으면 황금신체를 가진 신이 된다는 믿음이 퍼지기도 했다.

영화‘다이하드 3’에선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의 지하 금고에 쌓인 방대한 분량의 금괴가 비쳐진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금의 위력이 여전하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귀금속 중의 귀금속으로 꼽히는 금의 생산량은 얼마나 될까. 미국 지질연구소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채굴된 금의 양은 모두 15만5000t 정도이며 이 중 64%가 1950년 이후 집중적으로 채굴됐다고 추정한다. 지금까지 생산된 금을 2007년 연평균 국제 금값으로 환산하면 약 1조9000억 달러어치에 달한다. 이는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약 16조 달러)의 12%에 해당하고 연간 거래량으로 보면 4조5000억 달러나 된다.

최근 금값은 말 그대로‘금값’이 됐다.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금융 불안이 심화되면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금값은 2001년 이후 줄곧 올랐고 특히 작년 한 해 동안만도 31%나 올라 현재 온스(1온스=3.75g)당 9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상승 여력이 충분하며 머지 않아 온스당 1000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금값은 1980년 1월 온스당 850달러까지 오른 적이 있는데 이를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1400달러에 해당한다는 근거에서다.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지금 금값이‘상투’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금값 및 원자재가격 추이

금 보유 및 수급 비중 현황

 

금의 매력은 뭘까.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금은 새로운 글로벌 통화(Gold is new global currency)’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금의 매력으로“전통적으로 안전한 도피처”라는 점을 꼽았다.

글로벌 금융 불안과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이 약화된 게 금값 상승의 중요한 배경이라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최근 금값 급등은 우선 수요 측면에선 실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이 지역 중산층의 귀금속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국제 투기자본의 금 매입, 그리고 일반인들이 금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금펀드 등도‘신 골드러시(gold rush)’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 한 귀금속업체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금 수요를 분석한 결과 72%가 귀금속 수요였다. 이어 금융 투자 수단이 12%, 공업용 수요가 11%였다.

여기다 미국의 잇따른 금리 인하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 하는 요인이다. 미연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면 금값이 31% 오른다는 분석도 있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금 생산량이 줄었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세계 최대 금생 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금 생산량이 1931년 이후 77년 만에 최소치로 감소 했다고 한다.

금이 세간의‘러브콜’을 받는 것은 금이 갖고 있는 고유한 화폐적 특성과 유용성 때문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금이 그 자체로 화폐 역할을 한 적도 있다. 희소성과 내구성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쉽게 쪼개거나 붙일 수 있고 장기간 가치가 변하지 않으며 감별이 쉽다는 점 때문에 화폐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었던 것.

또 금은‘불안을 치유하는 약’으로 비유되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도 애용됐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 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금은 다르다. 실물자산이라 물가가 오르는 만큼 가격이 오른다. 특히 전 세계 어디서나 화폐 대접을 받으며 통용될 수 있어 인플레이션에 따른 실물자산 가치하락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

이 같은 금의 특성을 통화제도에 적용한 것이 바로 금본위제다. 금본위제는 한 국가의 통화량을 금 보유량에 따라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인플레이션과 통화량 과잉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정책 당국과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금값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금은 국채 주식 은 등 여타 자산처럼 그 수익률에 인플레이션 기대가 반영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한 분석가는 최근 금값과 스웨덴 캐나다 호주 등 14개국의 환율 인플레이션 자료를 이용해 선행지표로서 금의 유용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금값이 여러 국가들에서 인플레이션의 중요한 선행지표(2~3개월 선행)로 기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한 국가에서 이러한 관계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19세기 美골드러시‘49ers’를 아시나요

돋보기 19세기 美골드러시‘49ers’를 아시나요

1848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새크라멘토시의 한 제재소에서 일하던 제임스 마셜이라는 목수가 인근 아메리칸 강에 건설된 물레방아용 수로를 조사하던 중 완두콩 반만한 금 조각을 발견했다.

통신수단이 잘 발달되지 않았던 당시 이 소문은 거의 1년 뒤에야 제임스 포크 미 대통령에 의해 사실로 확인됐다. 이듬 해 엘도라도를 찾아 9만 명이나 되는 미국인들이 캘리포니아주로 몰려들었다. 특히 금광을 찾아 나선 49명의 선두주자를‘포티나이너스(49ers)’라고 부르는데 이 이름은 지금 샌프란시스코의 프로풋볼팀 이름으로 남아 있다. 미국 서부로의 골드러시는 당시 멕시코 땅이던 캘리포니아 주를 미국 영토로 만드는 데도 기여했다.

1846년부터 1847년까지 멕시코와 전쟁을 치른 미국은 금을 생산해 번 돈으로 멕시코의 빚을 대신 갚아주는 형식으로 캘리포니아 주를 사들였다. 당시 캘리포니아 주를 사는데 쓴 돈은 1500만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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