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820회] 산업용 로봇 확산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2020.07.17, 경제연구원 김태경 차장)
(김태경 차장)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에 근무하는 김태경이라고 합니다. 제가 오늘 간략히 말씀드릴 주제는 산업용 로봇 확산이 우리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입니다. 이 주제를 가지고 오늘 여러분과 함께 간략히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Ⅰ. 들어가며](p.2)
우선 이 주제로 들어가기 전에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인 '로봇'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학문의 영역에서, 특히 공학이 아닌 경제학과 같은 사회과학의 영역에서 로봇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는 작업을 위해서는 로봇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다 정확한, 예를 들어 우리가 어릴 적부터 막연하게 알고 있던 공상과학 만화나 영화 속의 로봇이 아닌,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정확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분석을 시작하기 전에 소위 국제적인 표준화기구라고 말하는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ISO)이 제시한 로봇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 간략히 살펴보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국제표준화기구의 'ISO 8373:2012' 항목에는 로봇과 관련된 주변장치들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체계적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로봇'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면, 제가 프레젠테이션에 제시한 것처럼 "2개 이상의 축을 이용해서 자동으로 작동하고 지정된 범위 내에서 이동하며 특정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프로그램이 되어 있는 기계"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2개 이상의 축'입니다. '축'이란 우리가 아는 것처럼 '힘이 작동하는 방향'입니다. 로봇에서 축이란 로봇의 일정한 자유도를 의미합니다. 영어로는 'degree of freedom'이라고 하는데, 어느 방향으로 로봇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가를 나타내죠. 그래서 2개 이상의 축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축이 2개라고 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평면축, X축과 Y축을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죠. 따라서 2개의 축에서 자유롭게 움직인다고 하면 "로봇이 평면동작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 로봇의 개념에서 중요한 것은 축이 어떻게 되어서 로봇이 얼마나 자유롭게 작동할 수 있는가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Ⅰ. 들어가며](p.3)
이것이 일반적인 로봇의 정의인데, 그렇다면 산업용 로봇이란 어떤 것일까요? ISO의 같은 항에서 제시하고 있는 산업용 로봇의 정의는 프레젠테이션에 나온 것처럼 '3개 이상의 축을 가진 다목적 기계장치'이고, 영어로는 multi-purpose manipulator라고 합니다. 그리고 바닥 또는 이동기기에 부착되어 자동적으로 조종되거나 재프로그램이 가능한 로봇입니다. 여기에서는 'reprogrammable'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리고 이 로봇의 목적은 산업자동화와 그와 관련된 작업을 목적으로 하는 로봇이 산업용 로봇입니다. 즉, 일반적인 로봇에 비해서 보다 로봇의 동작이 자유로워야 하고, 로봇이 수행하는 목적이 아주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로봇의 동작이 좀 더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은 빨간색으로 표시된 것처럼 축이 3개 이상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3개 이상의 축이므로 평면동작이 아니라, 고등학교 때 공간도형 등에 대해 공부하신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X축, Y축, Z축, 즉 우리 인간이 일반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입체 공간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3개 이상의 축을 가진다면 4개, 5개와 같은 식으로 축이 늘어날 수도 있겠죠? 그렇게 되면 보다 복잡하고 정교한 로봇의 동작이 가능하게 됩니다.
일단 이 정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산업자동화를 목적으로 로봇이 실행되어야 산업용 로봇이라고 한다는 것은 정의상 너무도 자명한 말이죠. 그리고 재프로그램이 가능해야 한다는 말의 의미는 산업용 로봇의 물리적인 외형상의 변화를 가하지 않고 소프트웨어적으로 프로그램을 변경함으로써 이용자가 수행하고자 하는 다양한 목적의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할 수 있을 때 재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표현을 합니다. 다목적 기계장치라는 말은 물리적인 외형상 변형을 가함으로써 해당 로봇이 전혀 다른 성질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산업용 로봇은 이러한 속성들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축이 3개 이상이기 때문에 동작이 아주 자유롭고, 프로그램을 다시 함으로써 다른 형태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며, 다목적 기계장치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성질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든 성격이 포함되면 인간의 행동이나 인간의 동작과 매우 유사해지지 않을까요? 여기서 자연스럽게 예상되는 것은 이러한 산업용 로봇의 등장이 인간들이 수행하는, 인간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를 자연스럽게 대체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가능성에 대한 암시를 이 산업용 로봇의 정의를 통해 받을 수 있습니다.
[Ⅰ. 들어가며](p.4)
산업용 로봇의 예시에 관해 잠시 말씀드리고 지나가겠습니다. 이러한 정의를 갖는 산업용 로봇들이 산업 생산현장에서 어떤 활동을 수행하고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많이 수행하는 업무 네 가지만 보여드렸는데, 첫 번째는 우리가 패키징이라고 하는, 즉 생산된 제품을 특정한 프레임 등에 부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로봇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공장에서 자동차 판금, 도색 등 도장작업을 하는 로봇이 있습니다. 또한, 인간들이 하기 위험한 용접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 있으며 생산된 제품들을 골라서 적재하거나 이동시키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는 로봇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로봇들의 예시를 보면 산업용 로봇이 투입되는 업무의 특징이 보입니다. 바로 단순반복작업 업무이죠. 인간이 수행하기에는 너무 지루한 단순반복작업 업무이거나, 혹은 용접과 같이 인간이 수행하는 도중에 위험요소가 수반되는 일을 산업용 로봇이 생산활동 현장에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Ⅰ. 들어가며](p.5)
그리고 처음 시작할 때 일반적인 로봇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 로봇은 사용목적에 따라 크게 구분했을 때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의 두 가지로 ISO에서는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비스용 로봇이란 어떤 로봇일까요? 프레젠테이션에 나오는 것처럼 산업자동화와 관련된 작업을 제외하고 인간의 편의 또는 다른 기계장치의 성능 향상을 위한 작업을 수행하는 모든 로봇을 속칭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산업자동화와 관련된 작업을 제외한다"라는 definition입니다. 왜냐하면 산업자동화를 목적으로 하는 로봇은 앞에서 말씀드린 산업용 로봇이 수행하는 것이고, 그 산업용 로봇을 뺀 그 밖의 모든 로봇이 서비스용 로봇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이 로봇의 범위는 정의상 서비스용 로봇의 범위가 산업용 로봇의 범위보다 매우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Ⅰ. 들어가며](p.6)
예컨대 서비스용 로봇은 이런 로봇들입니다. 우리가 영화에서 많이 본, 예컨대 터미네이터나 스타워즈에 나오는 R2D2, 또는 혼다에서 개발한 ASIMO나 월-E, 스타트랙의 데이타 같은 로봇들은 산업활동에 투입되는 로봇이 아닙니다. 이러한 로봇들을 총칭해서 서비스용 로봇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서비스용 로봇을 저희가 본 연구의 분석대상에서 제외한 이유는 지금 예시로 드린 서비스용 로봇처럼 디자인이나 형태, 용도 같은 것들이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이러한 로봇들의 자유도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산업용 로봇처럼 특정한 목적이나 특정한 형태, 동작으로 규격화해서 통계를 집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산업용 로봇 통계를 집계하는 기관인 '국제로봇연맹([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이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설명을 드리겠지만, 이 기구에서도 서비스용 로봇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를 집계하지 못하고 개략적인, 전반적인 통계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비스용 로봇은 포괄범위나 그 중요도가 큼에도 불구하고 아직 데이터나 자료의 정확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분석의 대상에서 아직은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간략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서비스용 로봇의 경우, 특히 Professional 서비스용 로봇이란 것이 있습니다. 서비스용 로봇 중에서도 어떠한 개인적 편의를 제외하고 영리활동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로봇들, 그러한 로봇들만을 집계해서 Professional 서비스용 로봇이라는 개괄적인 통계는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 Professional 서비스용 로봇의 통계를 보면 2018년 기준으로 글로벌 판매규모가 92억 달러 정도였습니다. 이에 반해서 저희가 여기에서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 산업용 로봇의 세계 판매액 규모는 대략 17억 달러 정도입니다. 즉, Professional 서비스용 로봇의 규모가 산업용 로봇에 비해 대략 5~6배 정도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고, 그 Professional 서비스용 로봇에서 집계하지 못하는 개인용 서비스 로봇까지 포함하면 시장 규모는 더욱 크다는 것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결론에서 말씀드리겠지만 앞으로 연구를 추가로 진행함에 있어 자료가 좀 더 쌓이고 진정된다면 서비스용 로봇에 대한 분석도 추가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일단은 자료의 이용가능성을 감안해서, 그리고 저희가 지금 당장 당면한 시사성 있는 이슈로서 산업용 로봇 분석과 관련해 본 연구는 경제적 효과에 집중해 파악해봤습니다.
[Ⅱ. 로봇 도입 현황](p.7)
그렇다면 저희가 왜 산업용 로봇을 보아야 하는지, 왜 산업용 로봇이 우리 고용시장에 미치는 상황을 살펴봐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한 번 문제의식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용 로봇은 우선 지금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과 아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디지털 경제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디지털 경제 하에서는 모든 사물이 5G나 보다 Advanced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활용해서 서로 Connected 되어 있고, 그리고 AI 같은 인공지능을 통해 자율적으로 동작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경제를 상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상적인 경제 하에서 "인간의 노동력 또는 인간의 근로행태가 자리 잡을 공간이 어디에 있는가?"라는 자연스러운 문제의식이 싹틀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기술의 진행상황을 고려했을 때 산업용 로봇이 분명히 인간의 노동에 또는 고용형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것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산업용 로봇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최근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큰 줄기와 방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세계은행 같은 곳에서는 2016년 1월에 World Development Report라는 보고서를 Publish 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진행 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만한, 또는 주목할만한 6가지 기술로 아래에 제시한 로봇, 인공지능,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5G, 3D 프린팅 기능을 제시한 바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로봇이 가장 선두에 있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나머지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로봇을 작동시키면 인간의 위치가, 인간이 생산활동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염려가 커지기 때문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Ⅱ. 로봇 도입 현황](p.8)
그렇다면 이 4차 산업혁명으로 로봇이 얼마나 빠르게 우리 주변에, 우리의 산업 생산활동에 얼마나 빠르게 들어와있는지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 자료가 어떤 형태로 작성되어 있는지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로봇과 관련된 자료는 어디서 나오는 자료를 저희 연구자나 기관이 신뢰할만한 자료라고 생각하고 사용하냐? 국제로봇연맹이라는 곳에서 작성해서 매년 제공하는 로봇통계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국제로봇연맹은 어떤 곳일까요? 글로벌 메이저 로봇 제작 업체들, 즉 산업용 로봇 제작 업체들의 일종의 협회입니다. 사설협회 같은 곳인데, 이곳에 가입되어 있는 글로벌 로봇 제작 업체들, 글로벌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업체들이 그 해에 생산 혹은 판매한 로봇 데이터를 보고해서 만들어진 자료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글로벌 로봇 데이터와 관련해서 가장 신뢰할만한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 기관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희도 이 기관에서 작성한 로봇 데이터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로봇의 보급 속도나 규모와 관련해서는 저희가 두 가지 통계를 지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로봇의 운용과 관련된 데이터입니다. 로봇의 운용이란 실제로 공장에 로봇이 장착되어 있어서 현재 각각의 생산공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로봇의 사용량을 말합니다. 즉, 경제적 개념으로는 저량(Stock)이라는 개념의 로봇을 말하는 것이죠. 당연히 Stock이기 때문에, 예컨대 자동차나 내구재처럼 로봇 역시 감가상각 기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봇의 감가상각 기간은 집계기관에서 편의상 12년으로 생각하고, 그래서 한 대의 로봇이 12년이 지나면 소멸된다고 가정하여 매년 추계한 로봇의 Stock량을 로봇 운용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로봇 운용은 대수, 물량 기준입니다.
마찬가지로 로봇의 판매량에 대한 데이터가 있는데, 이 로봇 판매량은 당해 연도에 제조기업들에서 판매된 로봇의 판매량을 의미합니다. 이는 경제학적으로 Flow 개념에 속하고, 그래서 유량입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통계를 결합해서 사용하면 로봇이 얼마나 빠르게 보급되었고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가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Ⅱ. 로봇 도입 현황](p.9)
지금 보시는 그림은 우리나라와 세계에서의 로봇시장 규모를 조금 전에 말씀드린 로봇 운용(Stock)과 판매(Flow) 개념에서 간략하게 그림으로 제시한 그래프입니다. IFR, 즉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그래프에 막대그래프와 실선이 있죠? 막대그래프는 판매량, 즉 flow를 나타내고 실선은 stock(운용량), 현재 공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로봇의 잔량을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이 IFR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로봇 운용 대수는 2000년~2007년 stock 기준으로 연평균 9.6% 정도로 증가하는 속도를 보였는데, 2010년~2018년 사이에는 연평균 14.6%, 증가하는 속도가 거의 5%p 이상 증가하는 빠른 속도를 보였습니다. 실제로도 우리나라의 로봇 운용 그래프를 보시면 2009년에서 2010년으로 넘어갈 때 기울기, 파란색 실선의 기울기가 확연하게 바뀐다는 것을 시각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아마도 2009년, 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2010년 사이에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우리나라에서 로봇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짐작해볼 수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찬가지로 세계 로봇시장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패턴이 나타납니다. 2009년~2010년을 지나면서 세계 로봇시장에서도 운용을 나타내는 파란색 그래프의 기울기가 이전과 다르게 올라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든 글로벌이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해서 어떤 이유에서든지 로봇의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의 경우에는 글로벌 로봇시장과 비교했을 때 기울기의 가파른 정도나 통계상으로 증가하는 수치가 너무나도 빠릅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는 2000년~2007년 사이 연평균 9.6% 증가했었는데, 세계 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중에 4.1%가 늘었죠. 그때도 이미 우리나라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고,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2018년 사이에는 우리나라가 대략 14.6%의 속도로 증가했는데, 세계시장에서는 평균적으로 11%가 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세계시장보다 항상 더 빠르게, 더 많이 로봇이 활용되고 보급되고 있었다는 것을 이 통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판매 대수, 빨간색 막대그래프를 통해서도 조금 전에 말씀드린 운용(Stock)과 같은 패턴이 나타납니다. 판매 대수 증가율에서도 우리나라는 2000년~2007년 연평균 대략 7천 대 정도가 판매되었는데, 2010년~201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간에는 연평균 4만 2천 대씩 판대가 되었습니다. 판매규모가 거의 6배 정도 증가한 것이죠. 세계시장의 경우에는 2000년~2007년 사이에 연평균 9만 6천대 정도가 판매되었는데, 2010년~2018년 사이에는 약 24만 대 정도가 판매되었습니다. 같은 기간 중에는 세계시장의 판매 규모가 약 2.6배 정도, 즉 판매의 증가속도에서도 우리나라는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는 것을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걸 보면 국내외 모두 산업용 로봇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세계시장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이러한 점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Ⅱ. 로봇 도입 현황](p.10)
일단 국가별로 로봇의 판매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앞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묶어서 봤는데 이번에는 국가별로 세분화해서 보겠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주요 로봇 이용 국가로는 프레젠테이션에 제시한 것처럼 제조업이 주인 국가입니다. 중국, 일본, 한국, 미국, 독일, 대만, 이탈리아 같은 주요 제조업 국가들이 산업용 로봇의 큰 수요처입니다. 그런데 이런 주요국들의 평균 판매 대수를 보면 중국의 경우에는, 제가 비교하는 기간이 자꾸 2000년~2007년인데 이 부분을 묶어서 글로벌 금융위기 전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2010년~2018년까지를 묶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간이라고 편의상 부르겠습니다. 그랬을 때 중국의 경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연간 대략 3천 대 정도 팔리다가 금융위기 이후에는 연간 7만 대가 팔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경우에는 확실히 '세계의 공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산업용 로봇에 대한 수요가 정말 빠르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금융위기 전에 3만 6천 대 정도가 팔리다가 금융위기 이후에는 3만 4천 대 정도로 조금 줄었습니다. 아마도 일본의 경우에는 동남아 등지로의 활발한 아웃소싱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짐작됩니다. 왜냐하면 이 통계는 판매의 최종 목적지를 기준으로 작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에는 금융위기 전에 1만 5천 대 정도 팔리던 게 금융위기 이후에는 2만 7천 대 정도, 독일은 1만 3천 대에서 2만 대 정도입니다. 한국의 경우도 괄목할 만하게 늘어났는데, 금융위기 이전에 7천 대 정도가 팔리고 있다가 이후에는 연간 4만 2천 대 정도가 팔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판매 대수로 보면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 가운데에서는 시장 규모가 가장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판매시장 관점에서 글로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다음으로 세 번째 순위에 위치하는 것을 대략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간을 기준으로 말씀드린 것이고, 전 구간을 통해 비교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Ⅱ. 로봇 도입 현황](p.11)
로봇 운용 기준으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Stock, 즉 공자에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로봇의 잔량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더라도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전에 대략 5만 3천 대 정도가 공장에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에는 19만 2천 대 정도로 3배 이상 규모가 크게 늘었습니다. 중국의 경우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는데, 중국의 경우 왼쪽 그래프의 초록색 부분이죠? 2010년 이후에 초록색이 갑자기 빠르게, 크게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게 중국인데, 중국은 금융위기 이전에는 연간 9천 대 정도, 금융위기 이후에는 25만 6천 대 정도로 로봇 사용량이 빠르게 늘었습니다. 그러한 점을 감안해서 글로벌 로봇 운용 시장에서 각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마찬가지로 판매시장과 비슷하게 세계시장에서 3~4위 이내의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보면 우리나라는 총규모 면에서 로봇 판매, 운용에서 수위에 있는 국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Ⅱ. 로봇 도입 현황](p.12)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지표 하나를 확인해보겠습니다. 바로 '로봇 밀집도'라는 데이터입니다. 우리가 조금 전에 봤던 총규모인 로봇 판매량과 운용량이 아니라 로봇 밀집도를 더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상식에 가까운 이야기인데, 경제규모가 크면 로봇의 운용 대수도 많을 것이란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상식입니다. 중국을 대표적으로 볼 수 있죠? 중국 경제와 우리 경제를 비교하면 중국 경제가 월등히 크기 때문에 중국에서 빠르게 로봇의 운용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이죠. 그것만을 가지고 중국의 생산활동이 우리보다 로봇에 더 의존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어폐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보통 경제규모가 상이한 국가 간의 비교를 할 때는 총 로봇 운용 규모 같은 총 지표를 통해 비교하기보다는 1인당, 한 대당 같은 동일한 기준선 상에 놓고 비교하게 됩니다. 로봇의 경우에는 동일한 기준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밀집도입니다.
로봇 밀집도란 프레젠테이션에 나온 것처럼 '제조업 부문에 종사하고 있는 취업자 1만 명당 로봇이 몇 대가 잔량으로 남아서 운용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 지표를 가지고 각 국가 간의 로봇의 생산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정도인지 공평하게 비교해볼 수 있는 것이죠.
왼쪽 그래프를 보시면 '주요국 로봇 밀집도 변화'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이 그림에는 실선이 있습니다. 실선이 그림의 모양 때문에 약간 눕혀져서 완만한 듯 표현되어 있는데, 실제 이 실선의 기울기는 45도, 즉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Y=X' 그래프와 정비례하는 형태의 그래프입니다. 이 그래프의 X축은 2000년~2007년 중에 해당 국가의 평균 로봇 밀집도를 나타내고, Y축은 2010년~2018년까지 해당 국가의 평균 로봇 밀집도를 나타냅니다. 예컨대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이 그래프에서 어디에 위치해있죠? 오른쪽 맨 위에 혼자 떨어져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는 2000년~2007년 중에는 로봇 밀집도가 대략 12.6, 즉 취업자 1만 명 당 12대 정도가 보급되어 있는 수준의 보급률으 보이다가 2010년~2018년에는 취업자 1만 명 당 로봇이 53대 정도가 보급되는, 로봇이 아주 빠르게 보급된 국가군에 속합니다. 다른 나라들을 보면 대부분 기울기, 45도 선을 중심으로 아래에 있는 국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밀집도가 낮다는 뜻이므로 로봇의 보급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는 뜻이죠. 그리고 45도 선 위에 있는 국가들은 로봇의 보급이 금융위기 이후에 빨라졌다는 것을 나타내는 국가들이죠. 우리나라는 그러한 국가들보다도 압도적으로 빠른 국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에 있는 '주요국 로봇 밀집도'는 특정 시점에서 횡단면으로 본 그래프입니다. 이용 가능한 가장 최근 그래프가 2018년 기준으로 작성된 통계입니다. 2018년 기준으로 주요국의 로봇 밀집도를 나타낸 그래프인데, 여기서도 우리나라는 싱가포르 다음에 위치하는 국가로, 제조업 취업자당 로봇 의존도가 높은 국가입니다. 싱가포르가 도시국가라는, 우리보다 인구 규모가 아주 작은 도시국가라는 특수성이 있는 지역임을 감안하고 생각하면 우리나라는 경제의 규모가 큰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은 로봇 밀집도, 가장 높은 로봇 생산의존도를 보이는 국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와 독일의 격차를 보더라도, 독일의 경우에는 2018년 기준으로 대략 350대 정도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는 2018년 기준으로 774대입니다. 그래서 그 격차가 2배 이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Ⅱ. 로봇 도입 현황](p.13)
다음으로는 우리나라의 어느 산업에서 이러한 로봇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가를 한 번 확인해봤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산업별 로봇 보급 현황 추이를 보면, 즉 지금 제시되어 있는 그래프에서 마지막에 있는 2018년 막대그래프입니다. 마지막 막대그래프는 각각의 산업에서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을 색깔별로 나타낸 것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자동차 또는 자동차 제조업과 관련된 산업에서 산업용 로봇이 34% 정도, 즉 우리나라에 보급되어 있는 산업용 로봇의 34%는 자동차와 관련된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33% 정도는 전기전자 부문에 사용되고 있고, 그래서 이것이 우리나라에서의 산업용 로봇의 보급 현황인데, 세계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세계시장에서도 자동차 부문에서 산업용 로봇의 보급이 압도적으로 활발한데, 세계시장에서는 자동차 부문이 40%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와 세계시장을 비교했을 때 막대그래프의 색깔이 조금 달라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컨대 막대그래프의 가장 아래쪽에 진한 파란색으로 나타난 부분, 자동차는 같지만 우리의 경우는 보라색 부분이 그 위에 있습니다. 이 보라색 막대는 우리나라의 최근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OLED, 즉 디스플레이 부문에서의 산업용 로봇 보급 점유율입니다.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보라색 막대의 크기가 크긴 하지만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특수성상 보라색 부분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로봇통계를 확인해서 요약하자면, 세계시장이든 우리나라든 금융위기 이후에 로봇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세계시장보다 훨씬 더 빠르게 로봇이 보급되고 있고, 그러한 점은 로봇 밀집도라는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Ⅱ. 로봇 도입 현황](p.14)
이처럼 로봇이 빠르게 보급되는 저간의 경제적 상황이나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텐데, 이 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결과나 해석이 많습니다. 저희는 일단 "왜 그럴까?"라는 요인에 대한 분석에 맞춘 보고서는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몇 가지 가설만 제시하겠습니다.
우선 세계시장과 우리 모두 공통적으로 로봇의 보급이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일단 로봇과 관련된 기술이 발달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나도 자명한데, 이를 통계적인 데이터로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 왼쪽에 있는 로봇 기술 관련 특허 건수입니다. 왼쪽에 있는 그림이 '세계지식재산기구(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에서 reporting하는 각국에서 로봇과 관련한 특허를 출원한 데이터를 합산한 그래프입니다. 지금 제가 여기에 그린 그래프는 로봇시장에서 major 업체를 보유한 국가들의 그래프입니다. 예컨대 중국, 일본, 독일, 미국, 한국, 프랑스, 스위스 7개국의 로봇 관련 특허 출원 건수를 누적한 그래프입니다. 이를 보시면 2008년에 로봇 특허 출원 건수가 7개 국가에서 1만 1천 건에 불과했었는데, 2018년이 되면 2만 4천 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하게 됩니다. 그만큼 빠른 로봇 관련 기술의 발전이 있었다고 짐작해볼 수 있죠.
다음으로 오른쪽에 있는 그림은 로봇의 가격을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사실 로봇의 가격이란, 로봇이란 종류도 다양하고 용도, 형태 역시 천차만별이라 특수한 지표 하나로 통일해서 판단하는 것은 힘듭니다. 제가 여기에서 제시한 로봇 가격은 어떠한 공인된 로봇의 가격이 아니라 연구자인 저와 저의 공동연구자가 자체적으로 추산한 가격입니다. 어떻게 추산했냐 하면 IFR에서 로봇판매액을 추계한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그 판매액 데이터와 아까 말씀드린 로봇 판매 대수를 나눠서 산술적으로 추산한 그래프인데, 이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로봇 가격이 이전까지는 안정적이던 게 2009년 이후부터는 완만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사효과로 로봇 판매량은 반비례해서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나타나는 것은 추측건대 로봇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그리고 그로 인해 로봇의 유용성과 효과성이 커졌기 때문에 로봇의 보급이 늘어났고, 로봇의 보급이 늘어나면 다시 로봇의 생산도 늘어나겠죠? 로봇 생산이 늘어나면 로봇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소위 말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단위당 생산단가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로봇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죠. 가격이 하락하면 로봇을 수요하는 업체들은 다시 더 싸진 로봇을 수요하는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면서 세계적으로 로봇이 빠르게 보급되지 않았나 짐작해 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로봇 판매 가격이 저희가 2009년에 시산한 바로는 한 대당 6만 3천 불이었는데, 2018년에는 3만 9천 불로 평균적으로 대략 38% 정도 하락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Ⅱ. 로봇 도입 현황](p.15)
이것은 일반적으로 로봇이 빠르게 보급된 배경인데,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에 세계시장보다 더 빠르게 보급된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어떠한 일치된 견해나 학계에서 Consensus가 형성된 적은 없지만 저희 연구자들이 "이럴 것이다"라고 추측해서 제시하는 내용입니다. 일단 저희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으로는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구조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왼쪽에 있는 그림을 보시면 업종별 업무단순성과 노동보상비용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주요 로봇 생산-이용 국가와 미국, 독일, 이탈리아 3개국을 가지고 만든 자료인데, X축은 노동보상비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갈수록 노동보상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으 나타내고, Y축은 해당 산업의 업무가 얼마나 단순반복적인지, 얼마나 routine한 업무인지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그래서 위로 올라갈수록 해당 산업에서 실행하는 업무는 단순반복적인 업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여기에서 보시면 그래프의 오른쪽과 위쪽, 즉 1사분면에 해당하는 업종일수록 단순반복적이면서 근로자를 고용했을 때 노동비용을 많이 지불해야 하는 업종인 것이죠. 이런 업종일수록 '로봇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 설명드린 것처럼 단순반복 업무를 로봇으로 대체하거나 비싼 임금을 줘야 하는 근로자들을 기업들이 저렴한 로봇으로 대체할 유인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업종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운송장비, 다시 말해 운송장비라고 하면 자동차와 관련된 업종입니다. 그런데 우리 산업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나도 크죠? 다음으로 노동보상비용이 큰 업종에 해당하는 다른 업종으로는 전기전자 업종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반도체나 OLED, 디스플레이가 따로 빠져있지 않은데, 그런 것도 포함되면 오른쪽으로 더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전지전자 업종 외에도 화학제품 업종 같은 업종도 노동보상비용이 큰 업종에 해당됩니다.
오른쪽에 제가 누운 막대그래프로 제시한 업종별 산업생산 증가율을 보면, 이건 주요 업종들이 우리나라 산업 생산활동에서 얼마나 크게 기여했는가를 나타냅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를 보면 반도체, 전자부품, 화학, 기계장비, 금속 등의 업종이 우리 경제를 주도하는 업종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업무가 단순반복적이고 근로자의 노동보상비용이 큰 업종들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주도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우리가 세계 경제, 다른 국가에 비해 더 많이 산업용 로봇에 의존한 것 아닌가 추론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노동보상비용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면, 노동보상비용은 임금을 포괄하는, 임금뿐만 아니라 근로자를 고용했을 때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예를 들어 복지와 관련된 비용이나 연금 등, 이처럼 노동자 한 명을 채용했을 때 제조업체나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노동자와 관련된 총 보상비용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Ⅱ. 로봇 도입 현황](p.16)
그렇다면 이러한 이유들로 로봇이 빠르게 늘었는데, 이렇게 빠르게 늘어난 로봇이 우리 경제와 우리 고용에 어떠한 영향을 줄까요? 이로 넘어가기 전에 다른 나라들의 사례 또는 이전의 경험적 사실들을 통해서 어떠한 실마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봇이 우리 경제와 고용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란 것에 대한 실마리를 확인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의 사례와 경험적 사실들을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시사점이나 실마리가 있어야만 우리에 대한 영향력 분석도 인과관계적으로 자연스레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먼저 확인해보겠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제시한 그림은 OECD 국가들의 로봇, 그리고 해당 국가들의 고용과 실질임금, 이 변수들 간의 관계를 대략적이고 간략한 통계값으로 제시한 그래프입니다.
왼쪽 그래프를 보시면 OECD 국가들의 고용률과 로봇 증가율의 관계를 그린 그래프입니다. 제가 2010년~2018년을 대상으로 그린 이유는 처음부터 말씀드린 것처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로봇의 증가율이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에 이 부분이 좀 더 뚜렷하게 보여서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X축을 보시면 연평균 로봇 증가율이고 Y축은 연평균 고용률입니다. 여기 이 그래프가 간략하게 보여주는 상관관계를 보면 로봇 운용 증가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고용률이 낮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의할 점은 이것은 엄밀하게 이론적으로, 계량모형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고 간단한 통계를 통해서 "그럴 것이다"라는 실마리를 보여줄 뿐이라는 점입니다. 일단 이 고용률 그래프에서 나타나는 고용률과 로봇 증가율 간의 상관관계를 계산하면, 우리가 통계학에서 많이 이용하는 간단한 두 변수 사이의 관계를 보는 지표인 상관계수가 -0.1 정도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오른쪽에 있는 실질임금 통계도 마찬가지인데, X축은 취업자 만 명당 로봇 대수, 즉 로봇 밀집도이죠. 실질임금의 경우에는 X축이 로봇 밀집도를 나타내고, Y축은 실질임금 상승률을 나타내는데, 로봇 밀집도가 늘어날수록 실질임금 상승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개연성을 이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그래프에서 얻을 수 있는 상관계수의 값은 대략 -0.13 정도가 됩니다.
지금 앞에서 계속 살펴본 '로봇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라는 점이 고용시장, 특히 취업자 수와 같은 고용량과 고용의 가격인 임금과 관련해서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는 암시를 받을 수 있습니다.
[Ⅱ. 로봇 도입 현황](p.17)
다음 이슈는 로봇 보급과 관련해서 비교적 최근, 10년 내에 중요하게 부각된 이슈입니다. 로봇 보급이 고용량이나 임금뿐만 아니라 계층 간의 소득불균형에 어떻게든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에 대한 논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지금 보여드리는 그래프가 시사점을 갖는 그래프인데, 이 그래프는 Frey와 Osborne이 2017년에 publish한 Paper에 나오는 그림입니다. 미국에 있는 모든 직업을 대상으로 자동화로 인해 근미래에 소멸될 확률을 시산해서 그 직업이 사라질 확률을 그래프로 그린 그림입니다. 아래쪽에 보시면 '해당 업무가 자동화될 수 있는 확률'이라고 나와있는데, 오른쪽으로, 즉 High라고 표시된 구간에 있는 업종은 나중에 자동화가 되면서 소멸될 확률이 크다고 판단되는 업종입니다. 그런데 그 업종들에는 어떠한 업무들이 있는지 살펴보면, 예컨대 지금 보시는 것처럼 운수와 관련된 업무, 제조업 생산 관련 업무, 사무 및 행정 지원 업무나 서비스 업무 등이 사라질 확률이 큰, 47%의 확률로 미래에 사라질 것이라 판단되는 업종으로 분류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제조업 생산과 관련된 업무가 47% 확률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조업 생산 관련 업무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산업용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업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석 결과, 추산 결과를 보면 산업용 로봇이 어떤 식으로든 소득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다고 짐작해볼 수 있는 것이죠.
조금 전에 앞에서 본 내용들과 이 내용을 결합해보면 로봇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는 이러한 경험적 사실이 우리나라의 고용, 그리고 우리나라의 소득계층 간 불평등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점, 이러한 실마리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 계량모형을 통해 그 효과를 한 번 실증적으로 분석해봤습니다.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18)
분석에 앞서 저희가 이 분석을 위해 참고한 기존 문헌들 또는 관련 선행 연구들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2000년대 들어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습니다. 그러한 경향을 반영한 중요한 Paper가 하나 있는데, 2003년에 나온 Levy와 Murnane이 쓴 Paper입니다. 이 페이퍼에서는 1960년~1998년까지의 일자리 변화 분석을 해보니 컴퓨터 같은 자동화기기의 보급으로 우리말로는 정향적 업무라고 하는, Routine based task, 쉽게 말해 단순반복 업무 혹은 아주 정향적으로 반복되는 업무의 수요가 앞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이 사람들은 예측을 했습니다.
그리고 Brynjolfesson과 McAfee 2014에 발간한 'The second machine age'라는 저서에는 이 기술진보의 형태가 숙련편향기술진보라고 해서, 영어로는 skill biased technological change라고 합니다. 즉, 기술에게 더 우호적인, 기술을 가진 사람이나 기업 등 기술을 중심으로 더욱 우대하는 형태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식의 기술진보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숙련편향기술 진보 때문에 숙련도가 낮은 근로자, 즉 High-quality의 skill을 가지지 못한, middle skill을 보유한 중간 정도의 평범한 기술을 보유한, 예를 들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업무로는 사무 무, 타이핑 업무 등이 있죠? 이러한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런 업무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 페이퍼입니다.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19)
이처럼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소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고, 이로 인해서 자동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술이 로봇 기술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로봇이 노동에 미치는 실증적 효과에 대한 분석도 유수의 경제학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저명한 그룹이 지금 제시하는 두 페이퍼인데, 첫 번째 페이퍼가 Acemoglu와 Restrepo라는 사람이 쓴 페이퍼입니다. 미국 노동시장의 데이터를 가지고 실증분석을 한 것입니다. "로봇의 보급이 실제로 일자리에 영향을 얼마나 주었는가?"를 분석한 자료인데, 이 페이퍼는 2018년 워킹 페이퍼 버전이지만 최근 2020년 6월에 publish 버전으로 publish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다시 최종 버전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분들은 2020년 publish 버전을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그 자료를 보면 미국 자료를 이용해서 패널 분석을 실행했는데, 사용량 한 다위가 늘어날 때 고용률이 02.%p, 실질임금이 0.3%, 하락한다고 분석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그 더음으로 Graetz와 Michaels가 2018년에 쓴 페이퍼에서는, 이 사람들도 고용시장의 여건을 똑같이 보았고, 추가적으로 근로자가 보유한 기술의 수준 별로 로봇의 보급에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도 제출했습니다. 이 사람들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로봇 보급 확대로 숙련도가 늦은, 아까 자산이 보유한 기술의 수준이 낮은 근로자일 수록 노동자의 근로 시간이 감소한다는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즉, 기술 수준이 낮은 근로자일수록 정규직에서 빌려 비정규직이 되거나 단기 일자리를 구하거나 혹은 실업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해외에서의 로봇 실증연구 결과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우리의 경우에는 어떤 로봇 분석 결과과 있는지 보겠습니다. 우리의 경우에는 아쉽게도 아직은 대체로 산업용 로봇이 고용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한 본격적인 실증분석 페이퍼는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이론적 수준의 고찰에 머물러 있는 것이죠. 이론적으로 "로봇이 늘어나면 아마 이러한 경로로 생산이 늘 수 있다" 혹은 "이러한 경로로 고용에 영향을 줄 것이다"라는 이론적 수준의 고찰이나 혹은 정확성이 다소 부족한 분석이 제시된 보고서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투입산출분석을 이용한 분석인데, 투입산출분석은 로봇과 관련된 산업의 생산량이 늘거나 로봇과 관련된 산업의 투입이 늘면 고용이 얼마나 늘어난다는 것이죠. 그런데 투입산출분석은 고용유발계수가 항상 플러스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시 말해 로봇 자체의 증가 또는 로봇 도입의 증가로 인한 효과가 다른 거시변수들과 내생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내생성이 제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당연히 로봇산업의 투입량을 늘리면 국내 전반적으로 고용량이 늘어나는 것은 자명한 일이므로 이건 로봇 도입이 경제 전체의 고용량을 늘린다는 식의 분석 결과가 나오게 되죠. 이런 것은 정확성이 조금 떨어져서 저희가 참고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가급적이면 정확성 있는 분석을 시도해보고자 하였습니다.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20)
저희가 시도한 방법은 일단 처음에 참고자료로 말씀들렸던 Acemoglue&Restrepo의 2018년 버전의 분석 방법을 많이 따랐습니다. 여기서 사용한 분석 방법은 업무 기반 접근법이라는 방법입니다. 예컨대 전통적인 고용시장에 대한 분석 방법에서는 생산의 투입요소로 저희가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자본과 노동이 활용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업무 기반 접근법에서는 노동이 바로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노동의 결합을 통해서 업무를 먼저 생산하고, 그 업무와 자본을 결합해서 그 업무와 자본을 결합해서 생산 아웃풋을 만들어낸다는 업무 기반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요약해서 말씀드리자면, 일반적인 경제이론 생산함수에서 input으로 들어가는 노동(L)과 자본(K)에서 L 대신 업무가 들어간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 업무를 어떤 식으로 이해할 수 있냐면, 아래에 있는 간략한 개요 그래프를 보시면 업무를 전체 1로 정규화시킵니다. 총 길이가 1인 것이죠. 아래에 있는 수평선을 보시면 N-1부터 N까지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둘을 빼면 절대값의 크기가 1이죠? 그래서 업무를 길이 1인 수직선 안에 차례대로 배열합니다. 이 말이 무엇이냐? 예를 들어서 예전에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 생산함수를 생각하면 과거 방식의 생산함수에서는 자동차 한 대의 아웃풋을 만들기 위해 자본 5단위, 노동 10단위와 같은 식으로 input이 들어가야 자동차 한 대라는 아웃풋이 나타난다고 했죠. 그런데 업무 기반 접근법에서는 투입요소로 제품기획업무, 행정업무, 용접업무, 도색업무, 영업업무 등이 투입되는 것이죠. 거기에 자본이 결합되어야 자동차 한 대가 생산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말씀드린 제품기획업무부터 영업업무까지를 모두 직선 상에 나열하면 길이 1이라는 직선상의 어딘가에 표시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들을 수직선상에 배열할 때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니라 왼편에서부터 기술적인 자동화에 의해서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업무부터 차례로 배열하게 됩니다. 그래서 보시는 것처럼 중간에 I*라는 것이 있죠. I는 Index를 나타내고 I*라는 임계점이 표시됩니다. 이 임계점 아래에는 기술적으로 로봇이 모든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이고, 동시에 로봇이 노동보다 더 싸게 공급되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당연히 로봇이 노동을 대체할 수 있고, 로봇이 근로자보다 더 싸게 공급된다면 로봇이 그 업무를 모두 대체하는 업무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I*를 넘는 부분은 로봇과 근로자를 결합해서 투입할 수 있는 업무입니다. 아마도 노동집약적인 업무가 될 가능성이 크겠죠. 이런 식으로 업무를 나누어서 업무가 생산활동에 투입되는 것으로 보는 분석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21)
이 업무 기반 접근법을 보면 로봇에서 가장 논쟁이 되는 도입효과가 동시에 확인됩니다. "로봇을 사용하면 그만큼 효과적으로 생산활동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의 생산성이 높아져서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 아니냐?"라는 로봇 도입을 옹호하는 긍정론자들이 주로 인용하는 근거가 되는 부분이 있죠. 반대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지는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라는 비관론자들의 근거를 대체하는 일자리 소멸효과, 이 두 가지를 그래프로 그린 것입니다.
첫 번째인 일자리 창출효과는 업무 기반 접근법에서 어떤 식으로 이해가 될까요? 로봇을 도입해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것은 생산성이 높아지면 다양한 업무를 추가적으로 수행해야 하므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에 따라 업무를 나타내는 Index가 길어지게 된다는 것이죠. 즉, 새로운 업무가 추가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보는 것입니다.
반대로 일자리 소멸은 업무 기반 접근법에서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임계점, 즉 로봇의 한계점, 로봇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이 업무까지 로봇이 대체할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서는 업무는 로봇이 대체할 수 없다"라는 업무가 있는데, 기술이 발달하게 되면 그러한 업무조차 로봇이 수행할 수 있으므로 로봇이 대체하는 업무가 늘어나게 되죠. 그런 업무들을 일자리 소멸효과로 포착합니다.
업무 기반 분석 방법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이 두 가지 효과가 동시에 모두 분석모형에 들어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22)
이 부분은 조금 내용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은 경제학원론의 생산함수를 이해하신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대문자 X로 표시된 부분이 우리가 경제학 원론에서 보는 생산함수입니다. 즉, X는 생산이고 오른쪽의 A는 생산성이라고 부르는 Solow residual 또는 총요소생산성이라고 부르는 것을 나타냅니다. 괄호 안에 적분기호로 표현된 부분은 과거 전통적인 생산함수에서 노동이 들어가던 자리이죠. 그리고 오른쪽 K는 자본입니다. 풀어보면 이런 식으로 표현된 것인데, 노동이 빠지고 그 부분을 적분기호로 표시된 부분에서 소문자 x로 표현된, 이것이 무엇일까요? 아래에 있는 수식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이것은 업무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업무는 두 가지 indicator 중 하나로 생산이 되는데, 무슨 의미인가 하면 앞에서 봤던 업무 기반 접근법, 임계치(I*)를 넘어가는 쪽이 세타(θ)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세타를 넘어가게 되면 기술적으로 로봇이 업무를 대체할 수 없으므로 이는 전적으로 인간의 노동에 의해 생산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감마L(γL)이라는, 맨 아래에 있는 수식으로 업무가 생산되는, 즉 인간만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위에 있는 감마M(γM)+감마L(γL)로 된 부분은 기술적으로 로봇에 의해 자동화가 가능하지만 로봇과 인간 중 누가 더 생산성이 높은가, 혹은 둘 중에 무엇을 기업에서 더 싸게 사용할 수 있는가에 의해 사용량이 결정되는 업무를 나타내는 식입니다. 요약하자면 소문자x는 인간의 노동 혹은 로봇을 사용해서 만들어내는 업무를 대문자X 안에 투입하고, 그 업무와 자본을 결합해서 아웃풋을 만들어 낸다는 관계식입니다.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23)
이 관계식을 통해서 저희가, 이 부분은 복잡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이 식의 요체,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건 노동수요 함수를 나타내는 식인데,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통해서 지금 보여드리는 노동수요 함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식에서 중요한 것은 맨 오른쪽 시그마(Σ)로 이루어진 부분입니다. 이 시그마(Σ)의 오른쪽에 분수로 표현된 부분이 2개 있습니다. d세타(dθ)/1-세타(θ)로 된 부분과 감마L(γL)/감마M(γM)으로 된 부분인데, 특히 이것들이 왜 중요할까요? 세타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기술적으로 로봇이 어느 업무까지 자동화를 시킬 수 있는지, 그 임계치를 나타내는 parameter입니다. 이 세타(θ)가 커지면, 다시 말해 로봇으로 자동화시킬 수 있는 업무의 양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세타가 커진다면 로봇으로 자동화시킬 수 있는 업무의 양이 더 늘어나게 되겠죠. 그리고 감마L(γL)/감마M(γM)에서 감마L(γL)은 인간(근로자)의 생산성이고 감마M(γM)은 로봇의 생산성입니다. 그래서 이 분수가 작아진다는 것은 다시 말해 로봇의 생산성이 인간의 생산성보다 높다는 것이죠. 이럴 때 기업은 당연히 로봇을 많이 사용하겠죠? 이러한 방향으로 세타(θ)와 감마L(γL), 감마M(γM)이 움직이면 로봇에 대한 자동화 요구가 늘어난다는 것이고, 이러한 요구가 늘어나면 노동 수요에 Negative한 효과로 반영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묶인, 세타(θ)와 감마L(γL), 감마M(γM)이 묶인 시그마(Σ)로 표현된 부분이 있죠? Σ{l_i*(dθ/1-θ)*(γL/γM)}, 이 부분을 '산업의 로봇에 대한 노출도'라고 평가하는데, 제가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세타(θ)와 감마L(γL), 감마M(γM)이 변하면 로봇의 자동화, 해당 산업이 얼마나 로봇을 더 쓸지 또는 덜 쓸지가 결정되므로 이 부분이 해당 산업이 로봇에 얼마나 의존할 것인가, 얼마나 노출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노출도를 결정하는 변수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래서 나중에 저희가 분석할 때 이 변수가 산업활동에 로봇을 얼마나 쓰는지를 보여주는 변수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24)
이 부분을 수학적으로 풀어보면 이런 식이 나타난다는 것이고, 이걸 저희가 계량모형을 통해서, 회귀식을 통해서 추정해야 하기 때문에 앞 부분은 모두 같은데 추정식을 만들기 위해 추가적으로 오차항에 확률가정, 베타(β) 하나만 더 넣었습니다. 그래서 앞 부분과 같은 내용이라고 할 수 있고, 이 식을 가지고 저희가 회귀식을 추정해봤습니다. 그 결과 "로봇이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럴 것이다"라는 계산을 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25)
앞쪽에 있는 회귀식을 가지고 로봇의 산업별-연도별 패널 모형을 저희가 구축해서 추정했는데, 그렇다면 산업의 로봇에 대한 노출도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산업의 로봇 노출도를 어떤 변수를 가지고 포착했을까요? 이 수식에서 대문자로 APR이라 된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을 '로봇의 산업 침투율'이라고 저희가 이해하고 있는 변수인데, 이 변수를 산업의 로봇에 대한 노출도의 대리 변수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처음에 봤던 로봇 밀집도를 사용하지 않고 로봇의 산업 침투율을 대리 변수로 사용했을까요? 이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로봇 밀집도는 해당 산업이 얼마나 로봇에 의존하고 있는지는 잘 포착하지만 문제점은 해당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또는 해당 산업과 관련된 주변 여건이 변해서 로봇 밀집도가 받는 영향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로봇 밀집도는 포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의 산업 침투율로 로봇 밀집도를 대체하면 로봇 밀집도를 포착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이 변화하는 효과도 동시에 감안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내생적인 효과를 제어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게 되죠. 그래서 저희가 로봇의 산업 침투율이라는 APR 변수를 사용했습니다.
이 수식을 볼 때 APR이 0이 된다는 것은 근로자 1인당 로봇보급량과 산업 증가율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즉, 산업이 성장하는 속도만큼 로봇 보급량도 균형성장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 경우에는 로봇이 과도하게 침투했다거나 느리게 침투한 경우가 아니라 균형적으로 성장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APR이 0보다 크다면 로봇의 보급률이 산업의 성장을 상회하는 것이 되므로 산업이 성장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로봇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26)
그리고 저희가 이 패널식을 통해 우리나라의 로봇 산업침투율을 볼 수 있겠죠? 왜냐하면 산업별 부가가치와 산업별 로봇 사용대수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APR,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산업별 로봇 침투율을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 로봇 침투율을 패널회귀식에 바로 사용하지 않고 도구변수로 사용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로봇 산업침투율은 처음부터 본 것처럼 세계의 다른 나라에 비해 유달리 빠르게, 더 급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뭔가 외생적으로 공급되는 로봇의 보급속도 외에도 우리의 경제나 산업구조의 다른 요인들과 내생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빠르게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므로 그러한 가능성을 제어하고자, 우리가 이런 경우에 흔히 사용하는 회귀모형을, 즉 도구변수를 이용한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도구변수로는 유럽 국가들의 로봇 산업 침투율을 사용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는 초기부터 글로벌 로봇산업을 주도해왔다는 점, 그리고 유럽의 로봇 산업 침투율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과거 선행 연구에서도 이런 식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27)
저희가 이러한 모형을 가지고 실제 패널회귀분석을 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고용량 변수로는 취업자수 증가율을 사용했습니다. 취업자수 레벨이 아니라 증가율입니다. 취업자수 증가율이 분석 대상 전 기간, 저희가 사용한 분석 대상 기간은 뒤에 나온 것처럼 1996년~2017년까지입니다. 이 전체 기간에 대해서는 회귀 계수가 마이너스로 나오긴 하지만 유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간으로 한정해서 회귀분석을 진행하면 로봇 침투율의 회귀 계수가 유의하게 마이너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효과는 모형별로 추가하거나 제어되는 설명변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취업자수 증가율을 약 8.8%~11.5% 하락시키는 것으로, 여기서 제가 말씀드린 것은 취업자수 레벨이 아니라 증가율이고, 8.8%~11.5%이죠? 퍼센트 포인트가 아니라 퍼센트로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Acemoglu와 Restrepo가 미국 자료를 사용해 시행한 결과인 '고용률 0.3%p' 하락보다는 효과가 많이 작다고 보여지죠?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28)
그리고 임금에 대해서는 대략 분석 대상 기간 전 구간에 대해서 유의하게 Negative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로봇 침투율이 한 단위 늘어날 때마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약 0.15%~0.19% 하락하는 것으로, 이것도 실질임금 레벨(수준이)이 아니고 실질임금 상승률이 0.15%~0.19% 정도 하락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Ⅲ. 로봇 보급 확산의 효과 분석](p.29)
세 번째 분석 결과는 중숙련 취업자 비중에 미친 영향을 보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취업자를 고숙련, 예를 들어 경영층이나 과학자, 의사 등 High-Tech 기술을 가진 그룹과 저숙련, 흔히 생각하는 청소와 같은 단순한 업무로 구분한 것이죠. 그리고 중숙련 업무는 제조공장에서의 조립업무나 사무업무 같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죠. 이러한 중숙련 취업자의 비중이 로봇이 한 단위 늘어날 때마다 어떤 영향을 받을지 추정해본 결과입니다. 전 기간 분석에 대해서는 회귀 계수가 플러스인 데다가 유의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분석 기간을 금융위기 이후 두고 추정하면 유의하게 Negative한 것을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로봇침투율이 한 단위 늘어날 때마다 중숙련 취업자수 비중의 변화율이, 이 또한 레벨이 아니라 변화율입니다. 취업자수 비중의 변화율이 약 0.17%씩 줄어드는 것 같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말은 다시 말해 중간 계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생각만큼 늘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로봇이 늘어날 때마다 비중이 조금씩 감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간 계층이 줄어든다는 것은 저희가 생각하는 양극화, 즉 소득계층 간의 불균형 심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저희는 해석했습니다.
이상의 분석결과들을 참고해서 말씀드리자면 아직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Confirm 되거나 확정된 것이 아니고 단순히 저희 연구자들이 개인적으로 추산한 숫자이므로 공신력이 있는 숫자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앞으로 이 방향에 대해서 Confirm 하는, 확인하는 작업을 추가적으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Ⅳ. 시사점](p.30)
이런 결과를 통해서 저희가 얻은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특히 지금 코로나19 이후에 많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 Untact Economy입니다. 인간 간의 대면접촉을 최소화시키자는 Untact Economy가 부상하고 있고, 디지털 경제 역시 빠르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향후 로봇의 역할이 우리의 생산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고, 이건 되돌리기 힘든 과정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되돌릴 수 없다면 부작용을 최소화시키면서 로봇 활용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예컨대 그동안 많은 이야기가 있었죠.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거나 로봇산업과 관련된 연관 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서 생산과 고용에서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식으로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로봇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 그러한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의 분석 기법에 따르면 신규 업무, 즉 로봇이 자동화할 수 없는 업무들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한 업무들이 어느 부분에 존재하는지, 그런 부분을 발굴해서 육성하고, 그런 부분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서비스 산업의 경우가 대표적인 업무 발굴이 가능한 분야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Ⅳ. 시사점](p.31)
그리고 저희 연구는, 일단 저희는 고용에 미치는 효과만을 보았는데, 로봇이 한 국가의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고용에만 국한될리 없습니다. 왜냐하면 생산과정의 프로세스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생산과 관련된 모든 거시변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역시 큽니다. 따라서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또는 우리가 흔히 GVC라고 말하는 글로벌 가치사슬,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죠. 이러한 다양한 추가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저희가 연구한 로봇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