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4회]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상황 및 대외건전성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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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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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육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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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회]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상황 및 대외건전성 점검
(2019.01.11, 조사국 아태경제팀 안시온 과장)

(안시온 과장)
안녕하세요 조사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안시온 과장입니다. 오늘 강의주제는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실물경제 상황 및 대외건전성 점검’인데, 이 내용은 지난 12월에 저희 아태경제팀에서 보고서로 작성해서 발표했던 내용입니다.

차례는 먼저 신흥국의 금융불안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드릴 것이고, 검토점검, 실물경제 및 대외건전성 점검, 평가 및 향후전망의 순서로 되어 있습니다.

먼저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불안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 우리가 평가해야 되는 이유, “왜 이 주제에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을 드리자면, 저도 젊긴 하지만 대부분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의 기억이 많이들 없으실 겁니다. 왼쪽은 태국의 사진인데, 당시 1997년에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아시아 신흥국들에 외환위기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영화도 나왔었지만, 이 두 장면의 공통점이 무엇이냐 하면, 태국사람들이 외채를 갚기 위해 ‘달러 모으기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을 보시면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금 모으기 운동’이란 것을 했었습니다. 신흥국은 기축통화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국에서 자본을 빌려오거나 혹은 대외거래를 할 때 자기나라의 통화가 아닌 다른 나라의 통화, 미국의 달러나 유로, 엔화 등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자국의 경제가 좋지 않을수록 외국에서 돈을 빌려오거나 거래하기 힘들게 됩니다. 극단적으로는 이렇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외환이 모자라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런 식으로 외환 모으기 운동을 해야 될 정도로, 마치 우리가 일제시대 때 ‘국채보상 운동’을 했듯이 그러한 수준의 국가적인 위기를 겪었던 상황입니다.
당시 아시아 외환위기를 간단하게 말씀 드리면, 사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내부적으로도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같은 주변국들의 위기가 우리나라로 전파되면서 우리나라의 위험성, 취약성이 더 강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 특히 선진국의 투자가들이 보았을 때 한국은 처음에는 “괜찮다”고 하다가도 주변국들에서 계속 위기가 발생하다 보니 “한국도 위험하다”는 식으로 위기가 전파되고 확대된 것이죠. 그래서 이번에도 저희가 주요 아시아 신흥국이라는 대상을 놓고 이러한 분석을 하게 된 이유가, 뒤에서 설명을 드리겠지만 인도와 아세안의 경제규모가 큰 다섯 국가, ‘ASEAN 5’라고 하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의 다섯 국가들에서 2018년 한 해 동안 금융위기라고 까지는 할 수 없지만 흔히 말하는 ‘금융불안’의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러한 움직임이 실제로 우리가 우려할 만한 것인지, 혹은 20여년 전에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어떠한 영향을 주는 것인가?”에 대한 사전 점검의 차원에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른 나라 국가들을 살펴 봄으로써 사전에 예방하거나 가늠해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불안에 대해서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방금 말씀 드린 이 여섯 개의 국가, 신흥국 경제권이 과거와는 달리 우리와 많은 경제적인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분들이 아시아, 특히 동남아시아 신흥국을 생각하실 때는 대부분, 아직 우리와 경제규모나 경제력이 많이 차이가 나고 대부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식은 “동남아시아는 휴가나 여행을 가는 곳”이지 우리와 경제가 그렇게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단적인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의 수출을 국가별로 확인했을 때 가장 많은, 가장 큰 수출금액은 당연히 중국, 과거에는 미국이었지만 지금은 2위입니다. 그리고 3위 국가가 혹시 어딘지 아시는 분 계십니까? 단순히 생각해보면 일본이나 유럽의 큰 국가일 것 같은데, 우리나라가 세 번째로 가장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가 베트남입니다. 베트남에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을 했고, 그곳에서의 생산을 위해 원자재나 중간재 부품들을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보내기도 합니다. 그것을 받아 우리나라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어 세계로 수출을 하는 것이죠. 과거와는 달리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경제권이 우리와 경제적인 밀접한 연관관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금융의 위기나 확대, 전파 측면이 아니더라도 경제구조상이나 산업의 측면에서 실제로 아시아 경제권과 우리나라 경제가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국가들의 현재상황을 실물경제상황과 대외건전성상황으로 나누어서 금융불안 발생가능성을 점검해 보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목표였습니다.

이건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상황인데, 좌측 상단 네 국가의 환율 상황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1달러 당 환율이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갈수록 그 국가의 통화가치는 떨어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보시다시피 1997년 초반까지 양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는데, 하반기 들어서부터 이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기준 축이 오른쪽인데, 97년 1월을 100으로 했을 때 환율이 600, 700까지, 즉 환율이 6배~7배까지 상승한 것이죠. 단순하게 생각하시면 여러분들의 월급은 똑같은데 모든 물가가 6배~7배가 올라간 상황이라면 의식주에 있어 생활이 굉장히 어렵게 되겠죠? 이 국가들이 당시에 겪었던 위기가 이러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도 거의 2배 이상 올랐습니다. 지금 원-달러 환율이 1,120원 정도에서 등락하고 있는데, 이 당시에 2,000원을 넘었던 적도 있었으니 굉장히 심각했던 위기입니다.

고점을 보시면, 이 표는 월말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라 1,960원이라고 되어 있는데, 기준을 장중이나 일중으로 바꾸면 2,000원이 넘었던 적도 있습니다. 당시에 이 네 개 국가들의 환율은 1997년 6월 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배 이상, 6배까지도 급등했었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환율이 오르면 그 국가가 수입하는 물건의 가격이 오릅니다. 말씀 드렸던 것처럼, 소득은 똑같은데 물가가 올라서 생활이 어려워지는 것과 같이 국가차원에서도 이러한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신흥국들은 경제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외국으로부터 자본을 빌려오거나 투자를 받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외국인이 직접 주인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빌리는 것, 즉 부채로 남습니다. 그런데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원화나 바트화를 주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돈을 투자한 다음 회수해서 자국으로 가져가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그러한 부채를 빌려올 때는 외화로 표시하게 됩니다. 외국 투자가는 “10,000달러를 빌려주었다”고 하고, 그게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천 만원이 될 수도 있지만 일단 외국인 입장에서는 외화로 빌려주는 것이죠. 그런데 이 외화부채는 빌리는 순간에는 10,000달러였고 천만 원이었지만, 환율이 올라가게 되면 부채가 1,200만 원이 될 수도 있고 1,500만 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래 표의 환율로 비교해 보면, 1,000만 원을 빌렸는데 2,200만 원이 되었겠죠. 빌리는 시점이 1997년 6월 말이었다면 6개월만 지났을 뿐인데 이렇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3개월이나 6개월, 1년마다 이자를 지급해야 되겠죠? 이자를 지급하는 비용 또한 달러로 지급해야 되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가게 되면, 즉 자국의 통화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신흥국 입장에서는 부채상환의 부담이 많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아까 서두에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외국인 입장에서 선진국에 투자하는 것보다 신흥국에 투자하는 것이 더 수익률이 높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투자를 하게 된 것인데 “태국이 위험하다”, “말레이시아는 앞으로 가망이 없다”는 등의 소문이 도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기존에 투자를 했었던 투자가들도 자본을 빼고, 앞으로의 투자를 계획했던 사람들도 투자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외국인자본이 급격하게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걸 보통은 ‘Sudden Stop’이라고 하는데, 신흥국 입장에서는 외국인 자본이 항상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자본의 유입이 멈추기만 해도 큰 문제가 발생되는 것이고, 더 과한 경우에는 유출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환율이 급등하게 되면 신흥국 입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동영상을 잠깐 보시겠습니다.

(동영상)
제 계산이 맞다면, 대한민국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은 일주일입니다.

어느날 돌아보니 “달러가 없다”. 외환위기라는 건 정말 징조 없이 왔고요, 20년 지났는데 사실 (원인을) 아무도 몰라요. 많은 요소들이 겹쳐서 그런 일이 벌어진 거죠.

돈을 빌려 준 은행들도 받을 돈이 날아가니까 자본 비율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가 된 거거든요. 은행이 망하고 나니까 연쇄적으로 부도가 났어요. 그런 과정에서 어음을 돌렸거든요 그때는. 어음을 주는 사람이 망하니까 이 어음을 갖고 있던 하청업체도 (돈을) 받을 길이 없으니까 어려워지고, 큰 회사나 작은 회사나 전체적으로 위기를 한 번 겪었고…

IMF 약자는 ‘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 통화 기금이라고 번역하는데, 긴급 은행 같은 거죠. 국가들 사이에. 국제 통화가 안정적일 수 있게 하자. 그런데 돈을 빌려 주면 여기도 회수를 해야 되니까 ‘정부가 너무 많이 개입한다’, ‘시장에 자유가 너무 없다’ 이런 식으로 전달을 했어요. ‘거기에 맞춰서 뭘 하겠다’라는 약속을 한 거죠.

집안이 망하고 지금도 회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죠. 잘 사는 사람들이나 못 사는 사람들이나 비슷비슷하게 살고, 한 동네에 부자랑 가난한 사람이 같이 사는 게 원래 한국 모델이었거든요. IMF 경제 위기로 격차 사회가 생긴 특징이 동네가 갈라진 거예요. IMF 때 실업이라는 걸 처음 경험을 한 거고 그때 깨진 완전 고용 체계가 사실 지금까지도 회복되고 있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국민 경제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청년들이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그걸 지금도 되짚기 위해서는 97년의 상황들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 보는 건 의미가 있겠죠.

공동체 의식, 그리고 우리가 같이 만들 미래. 이런 거를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안시온 과장)
이 영화를 많이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너무 보고서 내용이 딱딱할까 해서 강의 초반에 이런 것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방금 보신 티저영상에서는 국내적인 문제점들이 많이 이야기되고 실업이라든지 부도 등이 얘기되지만, 제가 조금 전에 했던 이야기의 연장선상으로 보면,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가 있는데 잘 사는 나라는 가진 것이 많고 같은 자원으로도 많은 것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것들을 국민들이 소비할 수 있는 자산이나 소득이 있다는 것이겠죠. 신흥국이 그렇게 되고 싶어서 경제성장을 이루는 것인데, 지금 현재로써는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결국 외국으로부터 자본을 가지고 옵니다. 빌리던지 투자를 받는 것이죠. 그 과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그 자본이 들어와야, 우리나라를 예로 들자면 한국에 그 돈이 들어와서 기업이나 정부가 외국자본으로 새로 사업을 해 공장을 만들거나 땅을 사고 사람들을 고용합니다. 고용이 발생하면 임금을 지불하게 되고, 임금을 받은 사람들이 다시 소비를 하는 순환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환율이 갑자기 급상승하는 외환위기 혹은 금융불안이 발생하게 되면, 더 이상 외국으로부터 자본이 들어오지 않거나 그 자본을 회수해갑니다. 그러면 아까 말씀 드렸던 선순환이 그대로 역순환이 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흥국의 입장에서는, 이 아래쪽에도 있지만 경제학에서는 ‘원죄(original sin)’라고 표현합니다.
신흥국은 물건을 사오든 자본재를 사오든, 기술을 사오든 간에 그 대금을 자기나라 통화로 지불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파는 사람이 그렇게 받지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달러나 유로, 엔화와 같은 기축통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교역이나 자본거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축통화를 반드시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어야 하고 반드시 그 가치, 자국통화와의 교환비율, 즉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만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환율이 갑자기 급등하게 되면 신흥국에서는 대체적으로 이런 일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그렇게 된다면 원자재를 수입한다든지 부품을 수입해서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공장들 입장에서는 환율이 올라가는 것 때문에 원자재를 조금밖에 수입할 수 없게 되겠죠. 그러면 만들 수 있는 생산활동과 수출이 위축되고, 소득이 늘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고용도 타격을 받게 되죠. 부채 측면에서는 외채로 표시한 부채가 가만히 있었는데도 환율이 오름으로써 자신의 빚이 더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면 부채가 늘어나고, 부채를 갚기 위한 이자상환이나 원리금상환 자체도 증가합니다. 그로 인해 어떤 기업들은 부도를 맞기도 하고, 그러면 전반적으로 경기가 위축될 것입니다. 그리고 외자가 빠져나가게 되면 단순한 수요-공급의 논리로 생각해 보았을 때, 자본시장에서는 자본이 많이 빠져나갈수록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을 포함해서 자산가격 자체가 하락하게 됩니다. 그리고 금리는 상승하겠죠. 금리는 돈의 가격이니까 돈이 귀해지면 그 가격이 올라갈 것입니다. 해외자본이 많이 투자되었다가 우리나라 시장에서 갑자기 나간다면, 돈이 필요한 사람은 여전히 많은데 돈의 공급 자체는 줄었으니 돈의 가격인 금리는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계속 이루어져왔던 투자도 위축되게 됩니다. 신흥국 금융불안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경제의 위험사건들, 그리고 더 심화된다면 위기로까지 발생하는 이러한 것들이 신흥국 입장에서는 환율 혹은 해외자본이라는 것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조심할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은 그렇지 않죠. 미국은 항상 경상수지 적자가 엄청나게 많이 있고, 모든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대해서 자기나라 국채를 발행해서 팔고 있습니다. 그 말은 대부분의 나라에 대해서 빚을 지고 있다는 의미이죠. 그런데 그게 허용되는 것은 미국뿐입니다. 미국 달러를 전세계의 나라들이 거래할 때, 투자할 때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마르지 않는 샘’인 것이죠. 그런데 원화는 저희 한국은행이 아무리 많이 발행하더라도 수요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습니다. 원화가 너무 많아지게 되면 원화를 외화로 바꿀 때의 교환비율이 나빠져서, 어차피 달러를 가지고 올 수 있는 양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물가만 올라가게 됩니다. 우리가 해외의 다른 나라들과 교역을 하지 않거나 거래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안에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고, 모든 것을 수요해서 공급할 수 있다면 상관이 없습니다. 대외거래가 없는 국가의 경우 중앙은행이 통화를 발행하는 것의 의미가 조금 더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대외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어쨌든 수출비중이 굉장히 높은 나라이고 대외거래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원화를 아무리 많이 찍는다고 해도 우리의 빚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시고 오늘 강의를 들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이 사진들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자면, 사실 이 영화가 한국은행 직원의 입장에서 봐도 굉장히 낯선 부분이 많습니다. 한국은행 직원에 대한 이미지도 그렇고, 실제로 국가행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지만, 다만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 이런 경제적인 내용을 메인으로 다룬 영화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특정 시장이나 특정 주체를 가지고 만든 영화는 있었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제상황을 가지고 만들었던 영화로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나온 내용이 전부 사실인 것도 아니고 분명히 극화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혹시 이 영화에서 나온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안되지만, 이 옆에 있는 많은 헐리우드의 영화들처럼 우리나라도 경제위기나 경제상황을 주제로 다룬 영화가 나온 것이 굉장히 반갑고 신기하기도 해서 그와 비슷한 과거에 나왔던 헐리우드 영화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만들어 보았습니다. 실제로 보시면 굉장히 재미가 있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데, 특히나 2008년 금융위기는 언론 등에서 많이 듣긴 했지만 실제로 어떤 과정으로 문제가 전개되었거나 뭐가 원인이 되어 위기라고 하는지 명확하게 모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당시에 미국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그것이 왜 문제가 되었는지 설명해주는 영화들입니다. 물론 이 영화들도 영화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안되고, 혹시 이 영화들을 본 뒤 관심이 생기면 거기에 관한 언론이나 페이퍼 등을 찾아보는 것이 조금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보고서에 대해 말씀을 드릴 텐데, 이건 올해의 상황입니다. 2018년 한 해 동안의 DXY Index, 이것은 달러의 가치를 다룬 상대적인 주요통화들과의 비율을 가중평균한 지표입니다. 그리고 EMCI 환율 Index라는 것은 신흥국 통화들만 모아서 그 가치를 표시한 것입니다. 보시다시피 연초에 대비해서 달러가치는 상승했고 신흥국 통화는 많이 하락했죠? 특히 4월~5월부터 9월~10월까지 급격하게 하락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대표적인 신흥국들의 주가 Index를 합쳐놓은 것이고, 그리고 금리를 표시한 것입니다. 주가는 상당히 많이, 20%~30% 가까이 떨어졌죠? 반면 금리는 상당히 많이 상승했습니다. 2018년 한 해 중에 미국의 중앙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 미 연준에서 기준금리를 네 차례 인상했습니다. 12월까지 총 네 차례 인상했고, 미국 달러의 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은 미 달러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달러화가 다른 나라의 통화에 비해 환율이 낮아진 것이죠. 신흥국이나 다른 나라들 입장에서는 환율이 상승한 것이고, 미 달러화의 가치는 강해졌습니다. 이로 인해서 신흥국의 환율, 주가, 금리 등이 안 좋은 방향으로 가게 된 것입니다.

가장 문제가 되었던 나라가 두 개 정도 있습니다. 바로 터키와 아르헨티나입니다. 터키와 아르헨티나는 한 해 동안 환율이 120% 상승했습니다. 아까 한국이나 태국, 말레이시아가 2.2배 정도 되었다고 했었는데, 여기도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이죠. 터키도 현재 연말기준으로는 40% 정도 상승했는데, 고점일 때는 80% 가까이, 1.8배 정도 상승했었습니다. 이 두 국가들이 4월~5월부터 갑자기 금융불안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선진국의 투자자들이 생각하기에 어떤 국가들에 문제가 생기거나 변동성이 확대되면, 그것이 꼭 그 국가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른 국가로 전이되거나 확대될 수 있다는 염려를 하게 됩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개인적으로 투자를 하고 계신지 모르겠는데, 넣어놓은 펀드나 적금이 있는데 “은행이 불안하다”, “주식이 불안하다”고 하면 “빨리 판매하거나 인출해서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도 통하지 않고 사용하는 통화도 다르고, 실제로 방문을 해보지 않았을 수도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저렇게 환율이 갑자기 급상승하게 되면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주변 국가들, 이 보고서의 대상국가인 아시아의 신흥국에도 그러한 불안의 우려가 생겼습니다. 실제로 환율의 변화를 보면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조금 과한 정도, 10%를 조금 넘어서는 정도였는데 연말에는 10% 미만으로 떨어지긴 했습니다. 이 보고서를 처음 시작할 때 보다는 우려가 많이 줄어들긴 했는데, 과연 이 터키나 아르헨티나 같은 취약 신흥국의 불안이 아시아 신흥국들에게도 전파될 것인가. 여기 보시면 특히나 미 연준은 올해에도 2회 정도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뉴스에서 많이 보셨겠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경제에, 특히 신흥국 경제에는 부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계속 간다고 했을 때 과연 터키와 아르헨티나에 발생했던 금융불안이 아시아 신흥국들으로 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과연 실제로 어떠한가를 확인해 본 것이 이 보고서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아시아 신흥국들이 경제적인 규모나 연관관계가 강해졌다고 말씀 드렸지만, 실제로 세계 전체에서도 사실 이 인도와 ASEAN 5는 규모가 굉장히 큽니다. 단일 국가로만 본다면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GDP 규모가 큰 국가가 인도입니다. 물론 이것이 구매력 기준이므로 단순히 명목기준으로 보자면 달라질 수 있지만, 그리고 사실 ASEAN 5도 다섯 개의 나라로 구성되어 있으니 한 개의 국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 다섯 개의 국가를 묶어서 비교하면 그 다음이 됩니다. 또한 인도네시아가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인도네시아만 단독으로 놓고 보아도 10위 이내에 듭니다. 이 국가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이 두 국가를 합하면 13% 정도가 됩니다. 그래서 이들 국가에 무언가 문제가 생긴다고 하면 단순히 이 나라에서 끝나지 않고, 이 나라와 대외무역을 하거나 자본거래가 있는 다른 국가들에도 그 영향이 미치게 됩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저 문제가 있었던 국가가 미국이었기 때문에 모든 국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던 것이죠.
지금부터는 이 주요 아시아 신흥국들의 금융불안 발생 가능성을 실물경제 상황과 대외건전성 상황의 두 가지 파트로 나누어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왜 이 두 가지 여건으로 나누어서 보냐 하면, 보통 금융불안이란 밖에서 계기가 될만한 변화나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이 여러 국가에 똑같이 영향을 미칠 텐데, 그 국가들 중에서 실물경제 여건이 안 좋거나 대외건전성이 좋지 않은, 취약성이 있는 국가에서 처음 발생하는 사건이 트리거가 되어 더 커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물경제 측면과 대외건전성을 각 국가별로 확인해서 “어떤 국가는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어느 정도 까지는 버틸 수 있다” 혹은 “어떤 국가는 지금 내부 상황이나 이런 것들이 양호하지 못하기 때문에 밖에서 조그마한 위기나 불안이 발생하더라도 금융불안이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식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죠. 그 요소들을 보면 여러분들이 언론 등에서 많이 보듯이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재정의 세 가지 대표적인 변수를 흔히 기초경제변수 혹은 경제 펀더멘탈을 결정하는 변수로 보고 살펴봅니다. 그리고 대외부문에서는 경상수지, 이 경상수지란 것은 기계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수출금액에서 수입금액을 뺀 금액이지만, 세계경제가 어쨌거나 서로간의 대외무역을 전제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출금액에서 수입금액을 뺀 단순한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나 이외의 다른 국가로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제가 생수를 열 병 만들어서 다른 국가에 팔고, 받은 돈으로 제가 필요한 다른 것들을 사겠죠? 그런데 제가 생수를 만들면서 기술이 좋고 효율성이 높아서 남들은 같은 시간에 10개 밖에 못 만드는데 저는 20개를 만들었다면 거기에 대해 받는 대금도 많아지고 그에 따라 물건도 여러 가지를 더 살 수 있겠죠. 한 해 한 해 그 국가가 경제활동을 하고 나서 수출금액과 수입금액의 차를 보니 어떤 국가는 세계를 상대를 계속해서 돈을 모으고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 경상수지 흑자라는 이야기이고, 경상수지 적자라는 이야기는 자기가 만든 물건보다 구입해서 소비한 물건이 더 많기 때문에 적자가 발생하는 것이죠. 경상수지의 경우 “흑자가 좋다, 적자가 나쁘다”라고 일률적으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일정 부분의 적자는 필요하기도 하고 필수적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서두에 말씀 드렸듯이 신흥국은 가진 자원이나 자본, 기반이 없기 때문에 외국으로부터 자본을 끌어오고 물건을 가져와야만 자신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어차피 지금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다른 넉넉한 나라로부터 빌려서 성장을 하게 된 다음 나중에 갚으면 되니 경상수지 적자라는 것이 신흥국에게는 굉장히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좋다, 나쁘다’로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도하면 문제가 되겠죠? 자기 수익에 비해 너무나 많은 빚을 지고 있거나, 너무 큰 집이나 좋은 차를 부채로 가지고 있는 개인도 그런 식으로 판단할 수 있을 테니, 그 부분을 국가 차원에서 확인하는 것이 경상수지입니다.
외채부담은 말 그대로 “이 국가가 다른 국가로부터 빚을 얼마나 졌느냐?”입니다. 그리고 그 빚이 과연 감당할 수 있는가? 개인의 입장에서 판단해 보셔도 외채부담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부분은 다른 나라와의 관계 혹은 국제경제와 크게 관계없이 국가 내에서 대내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이고, 뒷부분은 다른 나라와의 교역이나 자본거래에 의해서 결정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면 각각의 신흥국이 얼마나 자기의 경제정책을 잘 운용하고 효율적으로 성장했는가에 따라서 이 지표들이 달라지게 되겠죠. 그리고 그 지표들을 보고 우리는 “이 국가는 안전하다” 혹은 “이 국가는 위험하다”라는 것을 가늠해보려고 이 지표들을 선택한 것입니다.

실제로 보시면 가로축은 모두 환율변동률입니다. 환율이 크게 변동할수록 점이 오른쪽에 찍히겠죠. 이 점들은 모두 각각의 신흥국들입니다. 2018년 한 해 동안의 환율변동률과, 세로축은 아까 말씀 드렸던 대내여건 혹은 대외여건의 펀더멘탈을 판단할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일부러 국가 이름은 궁금하시라고 써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장 오른쪽에 있는 점은 아실 것 같습니다. 환율이 100% 넘게 상승했던 아르헨티나입니다. 보시면 환율변동이 많을수록, 즉 환율이 급상승한 국가일수록 성장률은 낮고 물가는 높고, 재정수지 적자도 심하고, 경상수지 적자도 심하고, 외화로 표시된 부채비중도 높고, 단기상환부담(단기외채/외환보유액)도 굉장히 높습니다. 방금 말씀 드린 이 대내/대외여건 요소들이 금융불안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환율변동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즉, 성장률이 높다면 금융불안이 발생할 확률이 낮다고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는 있겠죠. 물론 이것은 인과관계는 아닙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상관관계입니다. 과거의 움직임을 보고 ‘어떠할 것’이라고 추측, 혹은 추론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요 아시아 신흥국을 가지고 방금 말씀 드린 이 요소들을 한 번씩 살펴볼 것입니다. 성장률, 물가상승률, 재정수지, 경상수지, 외화표시부채, 단기상환부담을 살펴볼 것입니다. 근데 사실 어느 정도가 적정한 수준인지 모르잖아요? 근데 터키와 아르헨티나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긴 하죠? 그래서 저는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숫자를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숫자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뒤에 나오는 내용들은 각각의 판단 요소들, 경제요인들을 이미 금융불안이 발생했다고 누구나 인정하는 터키, 아르헨티나의 숫자와 “이 국가들도 앞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우려하는 주요 아시아 신흥국 6개 국가의 숫자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보시면 먼저 성장률입니다. 인도와 ASEAN 5는 꾸준히 5% 내지 6%의 성장률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런데 터키 같은 경우에는 사실 낮지 않습니다. 그런데 터키는 최근 들어서 굉장히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을 보면 아직 4분기 GDP가 나오진 않았지만 많이 감소했죠. 특히 2018년 들어서 터키, 아르헨티나 국가의 성장률은 굉장히 낮은 반면, 위쪽에 있는 아시아 주요 신흥국들의 경우 성장률이 과거와 유사한 수준으로 꾸준히 잘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만 봐도 아시겠죠? 들쭉날쭉한 것보다 평탄하고 변동성이 적은 것이 더 안정감이 있겠죠. 어떤 해에는 월급이 많고 어떤 해에는 연봉이 적다면 계획을 세우거나 소비를 제대로 할 수 없잖아요? 국가의 입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나 이들 국가들이 수준 자체도 5%~6%면 성장률이 굉장히 높은 수준이기도 하지만, 경기의 흐름 자체가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입니다. 오른쪽의 표준편차로 봐도 상당히 이들 국가하고 아시아 신흥국들은 상당히 차이가 있죠. 태국 같은 경우 조금 높은 수준이라 터키와 유사한데, 분석 대상 기간 동안에, 사실 태국이 지금도 군부가 정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군부가 2014년에 쿠데타를 일으켰고 군부가 가지고 있는 정권이 아직도 민정에 이양되지 않고 있습니다. 계속 총선도 미루고 있고, 그리고 과거에 쓰나미 등의 굉장히 큰 자연재해들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것들 때문에 변동성이 조금 높게 나오고 있는데,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 본다면 오른쪽의 다른 아시아 신흥국들과 유사한 수준의 변동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인데, 물론 터키와 아르헨티나는 이미 2018년에 금융불안이 생겨버려서 더 깎여버린 측면도 있겠지만, 아르헨티나는 2019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 같고 터키는 0.4% 정도 성장할 것으로 IMF에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아시아 주요 신흥국의 경우 꾸준하죠? 수준 자체도 떨어지지 않고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보면 아시아 국가들은 터키나 아르헨티나처럼 경제성장에 있어서 갑자기 위기가 찾아오거나 경기가 침체될 우려는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들 국가들의 주목할만한 점 중 하나가 외국인 직접투자가 굉장히 활발하다는 것입니다. 외국에서 자본을 끌어오는 방법에는 직접투자도 있고 간접투자도 있는데, 간접투자는 외국인이 주식을 사거나 채권으로 돈을 빌려주는 방법이고, 직접투자는 외국인이 직접 지분을 소유하면서 투자에 참여하거나 주인이 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이들 국가들은 굉장히 FDI 증가율이 높습니다. 이는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오른쪽 아시아 국가들의 전망이 왼쪽보다 더 밝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 되겠죠.

다음으로 물가입니다. 보시다시피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물가가 굉장히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연평균으로 보았을 때 30%라는 것은, 생각해보면 4,0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가 내년에는 5,200원이 그 다음 해에는 6,500원이 된다는 것이죠. 이렇게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대부분의 국가의 특징 중 하나는 국민소득이나 임금은 그렇게 상승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커피 한 잔 살 돈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것이죠. 이 나라에 사는 국민들은 대부분 그러한 상황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성장률은 아르헨티나는 0.5% 성장했는데, 이걸 단순히 생각해보면 소득이 0.5% 늘었다는 것인데 물건값은 30% 증가했다면 이 국가의 사람들은 굉장히 살기 힘들겠죠? 그런데 인도와 아시아 국가들을 보면 4% 혹은 2% 중반 대. 경제성장률이 5%~7% 나오는 국가에서 물가는 오히려 3%~4%밖에 안 올랐으니 거시경제에 있어서 오히려 바람직한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각국의 중앙은행은 어느 정도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우리 경제에 적합하다라는 목표를 미리 세워두고 금리나 통화량 조절을 통해 그 경로를 달성하고자 노력합니다. 오른쪽을 보시면 각국 중앙은행이 설정한 물가목표 수준입니다. 인도 같은 경우 물가상승률이 4%에서 +-2% 정도, 즉 물가상승률이 2%~6% 내에 있으면 우리는 안정적인 거시경제경로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2018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아시아 주요 신흥국 대부분은 이 경로 안에 있습니다. 필리핀 같은 경우만 2/4분기, 3/4분기부터 조금 튀는데, 여기는 주식이 쌀인데 2018년 한 해 동안 자연재해 등으로 쌀값이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자연재해의 경우 한 국가에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영원히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나라가 계속 좋지 않을 것이란 근거가 될 수 업습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나 터키의 경우 물가상승률을 확인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죠. 너무 목표를 초과해버리거나 오버해서… 물가상승률을 보더라도 아시아 신흥국은 목표범위 내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재정입니다. 신흥국은 가지고 있는 자본이나 자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국가가 주도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끄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60~70년도 산업화 시기에 국가주도의 경제계획을 세우고 경제성장을 추진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신흥국은 재정수지가 적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적자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죠. 그리고 국가가 어느 정도 재원을 투입해서 경제성장을 이루고 발전한다면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적자는 있는데, 문제는 인도나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은 적자가 조금 많습니다. 이게 GDP 대비의 비중인데, GDP란 한 해 동안 자신들이 생산해내는 부가가치의 총합이잖아요? 그런데 그것의 7%~8%의 비중으로 정부가 빚을 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계나 기업은 포함되지 않은 수준이니 과하지 않은가 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재정적자가 매년 쌓여서 생긴 것이 국가부채가 되겠죠. 그래서 정부부채 현황을 보면 역시나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는 정부만해도 GDP의 50%가 넘는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은 우려할만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문제가 생긴 아르헨티나는 50%가 넘었지만 터키는 30%가 채 되지 않는 정부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수준 자체로는 분명히 우려가 되긴 합니다. 다만 이 빚을 가지고 한편으로는 앞에서 보셨던 경제성장이나 물가상승에 이 재원을 사용하겠죠. 경제를 성장시키고 안정시키는 데 사용을 할 텐데, 그렇다면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는 앞에서 보았던 경제성장이나 물가상승률을 가지고 판단하면 될 것 같습니다. 빚 자체를 줄이고 싶어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지, 혹은 성과가 있는지 보는 것이 기초재정수지라는 것입니다. 기초재정수지란 국가가 사용하는 재정 중 빚을 갚는 데 사용되는 것 말고, 부채비용을 뺀 한 해 동안 실제로 경제활동에 투여한 재원과 국민들로부터 걷은 세금을 비교한 것입니다. 보시면 아시아 국가들은 최근 들어서 기초재정수지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이라고는 해도 7년 단위로 묶어서 보는 것이니 조금 긴 시기긴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까 본 국가들의 정부가 빚이 많긴 하지만 정부가 실제로 그 빚을 끌어다 경제성장이나 발전에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정부가 그 빚을 줄이려 노력한다는 것이죠. 지금까지 진 빚은 너무 많으니까 이자가 나가거나 원금을 갚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최근에 들어서는 어쨌든 그 빚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죠. 기초재정수지가 줄어들면 과거에 비해서 빚은 어쨌든 계속 갚아나가고 있으니 재정 건전화 노력이 취약 신흥국에 비해서는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정부부채가 자국민에게 빌린 경우 상대적으로 덜 위험합니다. 어쨌든 빚은 갚아야 하고 좋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경우 외국으로부터 돈을 많이 빌렸습니다. 근데 인도나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자국민에게 빌린 것이에요. 외화표시부채 비중이 2% 정도라는 것은 98% 정도는 자국민으로부터 빌렸단 것이죠. 여기서 제가 아까 서두에 말씀을 드렸듯이, 이런 상황에서 아르헨티나는 환율이 변하면 수입물가나 외채상환부담뿐만 아니라 정부도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부채를 가져왔던 대상이 외국인이거나 외국자본이기 때문에 금융불안의 기미가 발생했을 때 이 두 국가들은 외화표시부채의 정부비중이 많아서 더 많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상대적으로 인도나 말레이시아의 경우 자국통화로 된 정부부채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는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정부가 빚을 져서 그것을 어디에 사용하는지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오른쪽에 있는 그래프인데, 정부지출은 모두 GDP 대비인데 여기서는 정부지출 중 정부가 투자에 사용하는 비중이 얼마인지 확인해본 것입니다. 그런데 보시면 아르헨티나나 터키는 정부지출 중 10% 정도 미만으로 투자에 사용되고 있는데, 아시아 국가들, 특히 베트남은 30%가 넘습니다. 똑같이 정부가 재정적자를 발생시키더라도 그것을 투자에 사용하면 산업이 발달하거나 기업이 성장하거나 고용이 발생해서 국민들의 소득을 키울 수 있는 효과가 있겠죠. 그런데 이 두 국가들의 경우는 단순한 이전지출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정부지출을 투자에 많이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은 대외건전성 부분입니다. 앞서 보신 세 가지 요소는 대내적으로 이들 국가들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혹은 안전한지 확인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더 직접적으로, 왜냐하면 금융불안은 대부분 밖에서 트리거가 발생해서 위기의 전초를 만든다고 말씀 드리기도 했습니다. 대외건전성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일단 경상수지입니다. 모든 국가를 평가함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항상 빠지지 않는 요소가 경상수지인데,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자기가 수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수입하고 있다는 것은 개인 입장에서 보면 빚을 지면서 소비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 입장에서도, 물론 경제성장을 위해서 어느 정도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너무 많은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하면 나중에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수준에 대해 항상 확인하게 됩니다. 보시면 신흥국은 어느 정도 적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재원과 물건, 자본 등이 부족하고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으로부터 가져다 쓰는 것이 맞는데, 일단은 그 수준을 보면 아르헨티나나 터 키는 상대적으로 적자 수준이 높은 데다가, 특히 최근 2017년을 보시면 많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래쪽은 1이나 2 정도의 숫자밖에 없지 않습니까? 위에는 3, 4, 5까지 있는 것에 비하면 수준 자체가 낮은 편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IMF에서 매년 ‘대외부문보고서’라는 것을 발간하면서 각 국가별로 적정한 경상수지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를 확인하는 것인데, 보시다시피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적정수준보다 적자가 더 크게 발생하고 있는데, 오른쪽에 있는 신흥국들은 적정수준보다 더 양호하거나 혹은 미세한 차이로 적정수준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보면 신흥국의 경상수지는 수준상으로 봤을 때 취약 신흥국에 비해 양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적자를 보전하는 방식에 있어서 신흥국이 훨씬 더 안정적이고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공부하시면서 기초수지라는, ‘Basic Balance’라는 개념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이것은 경상수지에서 외국인 직접투자를 더해서 수지를 보는 것입니다. 만약 주식시장에 투자를 한 외국인이 있다고 하면,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가 자유로운 국가라면 외국인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오늘 샀던 주식을 팔고 달러로 환전해서 나가는 데까지 10분~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간접투자의 비중이 높으면 그만큼 자본이동의 변동성이 크게 되겠죠? 반대로 직접투자는 토지, 건물 등을 직접 구입해서 소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자본이 빠져나가기까지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혹은 장기 시계를 가지고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하면 그 국가는 어쨌든 그 적자분 만큼 어디선가 빌려와서 갚아야 합니다. 그 외화의 보전 통로가 아시아 적자국 같은 경우에는 FDI가 많은 것이죠. FDI를 합쳐서 보면 오히려 적자국이 흑자가 되거나 적자 수준이 굉장히 낮습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경우 오히려 적자수준이 더 커지기도 합니다. 그 말은 직접투자도 포기하고 나가는 외국인들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적자를 보전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아시아 신흥국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측면이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어떤 물건들을 수입하는지 보았는데, 그냥 사용하기 위해 수입한다면 소비재인 경우가 많겠지만, 자본재나 중간재를 수입해 생산활동에 투입하고, 이를 다시 수출한다면 자본재나 중간재의 비중이 높을 것입니다. 보시면 상대적으로 아시아의 적자국들은 자본재나 중간재의 수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아시아 신흥국이 분명히 신흥국의 특성상 분명히 경상수지 적자를 가지고는 있지만 적자의 규모를 보았을 때 터키나 아르헨티나보다 규모가 작고, 그 안의 내용을 보았을 때도 적자를 보전하는 방식이나 발생원인이 상대적으로 경제성장에 연계되어 있는, 정말 필요하고 경제성장을 위해 수입을 늘리고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대외부채입니다. 이것은 직접적으로 해외에서 자본을 빌려오거나 투자를 받은 부분을 의미합니다. GDP 대비로 국가별 대외부채를 보는 것인데, 사실 여기서는 큰 차이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터키나 아르헨티나가 36%, 53%로 있는데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까지도 30%를 넘으니까 빚이 많긴 많은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신흥국은 빚을 져야 된다는 말씀을 계속 드리고는 있지만, 특히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사실 많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조금 뜯어봐야 하는데, 일단 말레이시아는 제외하고 생각해 보시면 이 빚 중에는 장기로 갚아야 하는 빚도 있을 것이고 단기로 갚아야 하는 빚도 있을 것입니다. 단기라는 것은 보통 1년을 기준으로 하는 것인데, 1년 이내에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아야 하는 것이니 돈을 빌린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것입니다. 왜냐하면 빨리 성장해서 빌린 돈을 마련해야 갚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장기로 부채를 지는 경우 이자만 갚거나 10년, 20년 등 분할상환을 통해 빚을 갚을 테니 부담이 적겠습니다. 보시면 베트남이나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의 경우 장기부채의 비중이 거의 80%가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단기부채의 비중도 꽤 높습니다. 그래서 대외부채를 보면 취약신흥국은 이미 문제가 발생한 국가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수준을 참고해 비교해보려 했는데, 말레이시아나 태국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그렇게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일단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빚을 갚는 능력 등을 확인해보면, 빚이 많아도 소득도 많으면 괜찮지 않습니까? 능력이 있는 사람이 빚을 통해 투자를 하거나 생산을 할 수 있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그러한 지표를 살펴보는 것 중 하나, 대외부채 상환능력을 확인하는 지표 중 GNI(한 국가 전체의 국민소득)와 외채원리금을 비교한 것이 있습니다. 이를 보면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자신들의 경제규모 소득에 비해 빚을 너무 많이 빌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로축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 비율이 높습니다. 그런데 아래쪽에 있는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자기 소득 수준에 비해서는 4% 이내, 2%~3% 정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이죠. 아래쪽에 보시면 가로축은 단기외채/외환보유액, 외환보유액을 기준으로 한 외채상환능력을 확인한 것입니다. 단기외채란 것은 1년 이내에 빚을 갚아야 합니다. 물론 연장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면 무조건 갚아야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그 돈이 어디서 나오냐? 경제주체들이 중앙은행을 통해 외화로 바꿔서 갚아야 하는 것이죠. 외채이기 때문입니다. 원화로 줘도 외국인들은 받지 않는다고 했었죠? 그렇다면 그 국가가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단기외채에 대한 대응능력이 커질 것입니다. 그런데 오른쪽 축을 보면 역시 터키와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액 대비로 단기외채를 보았을 때도 자신들이 가진 돈에 비해 굉장히 많이 빌린 것입니다. 보시면 100%를 넘어가죠? 외환보유액보다 단기외채의 비중이 더 높다는 의미입니다. 일단은 취약 신흥국 대비로 이 아시아 신흥국들이 안쪽에 있고, 아래쪽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소득에 비하면 빚이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닌 편입니다. 물론 GDP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굉장히 빚이 많아 보였지만, 실제로 소득, 빚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이들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계속 문제가 되고 있었는데, 말레이시아는 단기외채의 비중이 굉장히 높아서 외환보유액이 별로 없습니다. 단기외채와 거의 비슷하죠? 그래서 말레이시아의 경우도 말이 많습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는 조금 다른 게 민간이 대외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한국은행도 외환보유액을 관리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약 4,000억 달러(480조? 450조?) 정도 됩니다. 그 돈은 우리나라의 1년 예산과도 거의 맞먹는 금액인데, 이 돈을 혹시나 모를 대외위기나 사건에 대비해서 외화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돈을 그냥 묵혀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수익 발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돈이 유사시에 바로 사용될 수 있도록 유동성을 높여 안정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말레이시아의 경우 민간이 더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외화자산 자체를 민간에서 활발하고 안정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이 적습니다. 그래서 이를 합쳐서 보면 말레이시아의 외환보유액이 부족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와 같은 느낌이 있지만, 최근에 이 국가들의 국채금리를 보시면 금리가 올라갈수록 채무자 입장에서는 갚아야 할 돈이 많아지는 것이니 부담이 커지겠습니다. 그런데 보시면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국채금리가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빚을 지더라도 굉장히 많은 이자를 물어주며 빚을 져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는 2018년 한 해 동안 1% 내외밖에 상승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채를 상환하는 능력 자체도 그렇고, 그러한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시장에서 평가되는 그 국가의 신용도나 상환능력도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아르헨티나는 국채금리도 아닙니다. 기준금리인데도 60%가 넘습니다. 돈의 가치가 정말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겠죠.

또 하나를 보시면, 어쨌거나 환율이 중요하고 대외요인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화부채를 계속 보고 있습니다. 여기의 국가별 외화표시부채 비중은 이 국가가 가지고 있는 총 부채 중에서 외채가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나라가 진 전체 빚을 100이라고 했을 때 터키는 70%를 외화 빚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도 50%가 넘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외국에서 진 빚 자체가 많기 때문에 환율이 조금만 변해도 개인이나 기업, 정부가 느끼는 부채상환의 부담이 굉장히 크게 변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아시아 신흥국들은, 이 자료가 2010년부터 기록된 것인데 비중 자체도 크게 늘어나지 않고 20%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가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렇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환율이 안 좋아지면 이 숫자 자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국내에서 얻은 부채는 가치가 그대로 유지되거나 크게 변동하지 않을 테지만, 환율이 상승해버리면 환율에 의해 빚의 크기가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올라가는 것 자체가 외부에서 보았을 때는 불안한 요인이 되는 것이죠.
IIP라고 하는 국제투자대조표 상으로 한 국가 전체의 채무를 보면,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기타투자로 나눌 수 있는데, 직접투자의 비중이 높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저 자금들은 상대적으로 장기적으로 투자가 되어 있고 급격하게 나가거나 회수될 확률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런 지표를 본 신규 외국인 투자가도 이러한 생각을 할 것입니다. “이 나라는 35%~40%의 직접투자가 있으니 내가 직접투자를 해도 크게 문제가 생기거나 갑작스런 위기가 오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것은 모두 상대적인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갑작스레 위기가 닥칠 수 있는 것이죠. 어쨌든 아르헨티나나 터키에 비하면 이들 국가들은 외화표시부채의 비중도 낮고 직접투자의 비중도 높아서 대외에서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갑자기 상승하거나 미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려 신흥국에 투자되었던 돈이 회수된다고 했을 때 이 국가들의 순서는 상대적으로 나중이 되겠죠. 혹은 신규투자가 들어올 때도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높은 국가로 분류될 수 있겠습니다.

크게 보면 성장, 물가, 재정이 실물경제의 상황이라고 말씀 드렸고, 경상수지와 외채부담이 대외건전성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서두에 말씀 드렸듯이 2018년에 금융불안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급격한 환율상승을 경험한 국가가 터키와 아르헨티나입니다. 이 두 국가에서 발생한 불안이 과연 이 두 국가에서 그칠 것인지, 아니면 주변국이나 다른 신흥국으로 위기가 전파되거나 확대되지는 않을 것인지 걱정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요인들을 가지고 다른 국가, 특히나 우리 입장에서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었고, 지금도 경제적으로 굉장히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인도와 아시아 5개국을 확인해본 것입니다. 그리고 확인 결과 상대적이긴 하지만 아시아 주요 신흥국들은 터키나 아르헨티나에 비해서 성장수준이 안정적이고 양호하고, 물가도 목표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재정도 신흥국의 특성상 적자수준이 어느 정도는 유지되고 있지만, 그 적자를 투자 등 성장을 유발하는 방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상수지 적자수준을 보았을 때 일부 국가는 흑자를 가지고 있고, 적자를 가지고 있는 국가도 있지만 그 수준과 규모를 보았을 때는 취약 신흥국보다 규모가 작았습니다. 그리고 그 적자의 보전방식이나 발생 원인을 보았을 때도 성장과 연계가 있는, 미래의 경제성장을 위해서 자본재나 중간재를 수입한다거나 직접투자를 유치함으로써 대외 충격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외채부분에 있어서는, 여기도 신흥국의 특성상 외채의 규모가 어느 정도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상대적으로 외화표시부채의 비중이 낮았고, 소득이나 외환보유액과 비교했을 때 부채의 상환능력이 취약 신흥국보다 양호해서 지금까지는 다행이 이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위기의 징후를 보이고 있지는 않습니다.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경우는 이미 IMF에서 구제금융도 받고, 터키 같은 경우는 IMF가 아니라 주변국, 카타르 등에서 구제금융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들은 아직까지는 경제성장률도 계속해서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물가 같은 경우도 일부 불안한 모습이나 상승을 보이고는 있지만 목표범위 내에서 대체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부분들이 문제입니다. 방금 보셨던 아시아 국가들은 가장 교역이 큰 국가가 사실은 중국입니다. 그리고 미국이죠. 여기에는 미국의 순위는 써놓지 않았지만, 대부분 중국이 1위, 2위,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를 크게 보시면, 과거에는 우리나라도 그런 역할을 했고 중국도 했었는데, 지금은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유명한 대기업들이 이 아시아 쪽에 공장을 만들어서 저렴한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해 물건을 생산합니다. 물론 그곳에는 높은 기술이나 숙련된 인력은 없지만 기계나 설비 등을 사서 베트남에 공장을 만들고, 베트남 인력들이 이를 활용해서 물건을 만들어 파는 ‘Global Value Chain’ 생산공정에 있습니다. 대부분은 중국계 하청 혹은 중국생산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상품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으로 나가게 됩니다. 이 와중에 미국과 중국이 무역을 두고 협상을 하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나라들까지도 덩달아서 생산량, 무역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경제가 과거에는 9%~10%로 많이 성장을 했었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많이 낮아졌고, 중국도 이제는 내실화를 기한다며 6%로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문제가 연관되어 있습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해져서 중국의 무역이 타격을 입게 된다면 중국의 성장률도 당연히 떨어지겠죠. 그렇게 되면 주문이 줄어들거나 수요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거나 혹은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해주는 국가들이 부진해지는 것이니 이 국가들도 덩달아서 떨어지겠죠. 특히 이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양호한 경제상황을 유지했던 이유 중 하나가 중국과의 교역으로 인해 성장을 유지해왔던 것인데,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거나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경우에는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도 있고, 혹은 이 경기침체를 우려한 자본유출이나 투자중단 등으로 금융불안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사실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 것이 먼저인가의 느낌이 있죠. 그렇기 때문에, 물론 남의 나라 이야기기 때문에 저희가 어떻게 할 수는 없고 계속 보고 있는 것인데, 이들 국가 입장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이나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고, 실제로 여기에 투자를 하고 있는 해외 투자가들의 경우에는 자신이 베트남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항상 미국 금융시장이나 중국성장률을 보는 이유가 이런 것입니다. 모두 연계가 되어있기 때문에 중국경제가 안 좋아진다면 중국의 이들 아시아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이 줄어들 것이고, 그러면 아시아 국가들에 있는 산업이나 무역이 줄어들 테니 투자수익이 감소하겠죠. 그래서 현재까지는 괜찮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앞으로 이 부분들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 특히 중국경제와 관련해서는 이들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관이 워낙 높기 때문에 중국경제가 얼마나 둔화되느냐에 따라서 자국경제의 침체나 금융불안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저희 조사국에서 국내경제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고, 국제경제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는데 저는 국제경제부의 아태경제팀 소속입니다. 신흥국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재미있는 보고서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오시면 해외경제 포커스에 시리즈로 항상 나오는 부분이니 확인해보시면 상식을 위해서나 과제수행을 함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나 오늘 배부된 발표자료는 굉장히 축약되어 나와있기 때문에 전체 내용을 이해하심에 있어 조금 부족할 수도 있는데, 보고서에는 조금 더 자세한 설명과 숫자들이 있으니 확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제 강연은 마치고, 혹시 질문이나 추가적으로 궁금하신 부분이 있다면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용

ㅁ 제774회 한은금요강좌
 ㅇ 주제 :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상황 및 대외건전성 점검
 ㅇ 강사 : 조사국 아태경제팀 안시온 과장
 ㅇ 일시 : 2019. 1. 11. 14:0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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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
경제교육실 경제교육기획팀
전화번호
02-759-4269, 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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