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0회] 북한경제의 특징과 남북경제협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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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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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회] 북한경제의 특징과 남북경제협력 전망
(2018.07.06,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문수 교수)

(양문수 교수)
북한에 대한 관심들이 꽤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최근의 안보나 전반적인 정세의 변화보다도 북한경제 그 자체, 북한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와 관련된 부분들 그리고 남한입장에서 앞으로 북한과 어떤 식으로 협력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전망과 과제와 같은 내용으로 여러분과 말씀을 나눠 보겠습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여러분들이나 저나 마찬가지로 사실은 북쪽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 자리에 북에서 오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북한에서 살지 못했던 사람의 입장에서 북한을 이해한다는 것이 간단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와 시스템이 다르고, 물론 며칠 전에 농구대회로 다녀온 사람들처럼 남북교류협력을 통해 조금 관계가 풀리면서 조금씩 진전된 된 부분들도 있습니다만, 지난 약 10년 동안은 북한에 가는 것, 방북조차도 불가능했던 시절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 여러분과 말씀을 나누기 이전에 북한에 관한 동영상 몇 개를 보면서 같이 상상을 자극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동영상 자료는 크게는 두 가지 정도입니다. 오늘 날의 북한경제는 여러 가지 얼굴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딱 한마디로 잘라 말하기 어려운 것인 오늘날의 북한경제인데, 크게 봐서 두 개의 얼굴이라 한다면 하나는 이른바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무너진 모습들. 아주 안 좋고 처참한 모습들이 하나이고, 반대쪽으로는 그것과는 별개로 새롭게 등장하고 활력을 가져가는 부분들, 이른바 시장이라는 부분입니다. 동영상을 구하는 특성 상 전자의 것은 상대적으로 적고 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은 양해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동영상은 여러분이 만일 북한을 가신다면 당연히, 배로 가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비행기로 가실 확률이 큽니다. 그렇다면 비행기로 북한을 갔을 때 처음 북한의 인상은 무엇이냐? 이 동영상의 제목과도 같이 ‘민둥산입니다. 산에 나무가 없는 그 장면들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자, 첫 번째 동영상을 간단히 보시겠습니다.
(동영상)
이게 북한을 다녀온 분이 비행기 위에서 산을 내려다 보며 찍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것입니다. 이쪽 지역들은, 조금 희미하게 보입니다만, 산에 나무들이 거의 없는 지역들이 보입니다. 이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에 나무들이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북한에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면 굉장히 놀라게 됩니다. 나무가 없어도 너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보면 4.27 남북 정상선언 이후 남북한 당국간에 교류협력을 세 개 분야에서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철도, 하나는 도로, 하나는 산림입니다. 그런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에 대한 복구의 필요성을 북한도 느끼고 남한도 오래 전부터 느끼고 있던 부분입니다. 두 번째 동영상은 평안남도 순천시라는 곳입니다.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퀴즈를 낼 수도 있겠습니다만, 남쪽에도 순천이 있고 북쪽에도 순천이 있습니다. 남한에도 전라남도 순천시가 있고, 북한에도 평안남도 순천시가 있는데 그 순천시에 있는 이 공장이 야구장의 몇 백 배가 되는 엄청난 규모의 공장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1990년대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공장들이 전부 멈추게 됩니다. 각종 원자재들이 부족하고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면서 대규모 공장들이 하나 둘 서게 되고, 그런 공장들이 북한 전역에 있는 공장들 전체의 절반 정도 된다고 하면 그다지 틀리지 않습니다. 순천에 있는 비날론 공장인데, 엄청난 규모의 공장의 가동이 멈추게 되면서 폐허로 변하게 됩니다. 공장자체가 폐허로 변해버린 모습을 잠시 보시겠습니다.
(동영상)
야구장 약 467개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단지입니다. 여기 보시면 마찬가지로 벨트컨베이어 자체가 녹슬어 있는 모습입니다. 여기도 나옵니다. 건물 앞 부지가 옥수수 밭으로 변한 모습이 보입니다. 아까 보신 것과 비슷한데, 공장이 다 건물들만, 껍데기만 남아있습니다. 안에 기계설비 등은 전혀 없습니다. 기계설비들이 어디에 갔느냐? 노동자들이 먹을 것이 없고 배가 고프다 보니 기계설비를 뜯어다가 중국에 팔아서 옥수수와 바꾼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외관들만 남아있지, 내부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2009년에 찍은 것인데 2016년에도, 지금 2018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이런 식으로 큰 규모, 대규모의 공장이었는데 전혀 가동이 안되면서 폐허로 변해버린 것이 북한 공장의 못해도 절반 이상이 된다는 것이 오늘날 북한의 현실입니다. 나중에 다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제부터는 북한의 새로운 모습들입니다. 이른바 시장과 시장화라는 모습인데, 그 시장이라는 것들도 우리가, 여러분들 세대는 잘 기억하지 못하시겠습니다만 저희들이 어릴 때 보아왔던 재래시장들, 현대적이지 않은 전통적인 시장 같은 재래시장에서부터 현대적인 유통시설까지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의 시장이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이라는 것은 단순히 유통시설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시장경제의 방식으로 움직이는 다양한 경제활동을 가리킨다는 것에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북한의 청진이라는 지역입니다. 함경북도 도소재지가 있는 청진의 장마당, 종합시장 내부 영상인데 이 영상은 몰카이기 때문에 흔들리고 화질의 상태가 안 좋습니다.
(동영상)
여기 설명에도 조금씩 나옵니다만, 이것을 찍는 사람 자체도 장마당에서 어떠한 변화들이 발생하고 있는가에 대해 놀라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먹거리를 넘어서서 고급 가전제품들, 고급 가구들도 다루고 있습니다. 이것은 공장 안에 개인사업자들이 들어가서 사업하는 형태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음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이것은 길거리에 나와 있는 것들을 보시면 됩니다. 이것 자체만 본다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전쟁직후의 거리를 보는 모습과도 같다 보시면 되겠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음식들을 나와 팔고 있는 상황이고, 당연합니다만 특정가격이 아니라 시장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먹거리들을 판매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우리가 보통 시장을 생각하면 유통시설들 만을 이야기하는데, 아까도 말씀 드렸다시피 시장이라는 것이 시장경제 방식으로, 특히 특정가격이 아니라 시장가격으로 움직이는 여러 가지 경제활동들이고 여기서 보실 것은 시외버스 사업장들입니다. 일단 짧게 보신 뒤에 제가 동영상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동영상)
촬영팀의 발길은 북한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이어진다. 최초로 공개되는 버스터미널 영상. 그 동안 몇 개의 도시에 그쳤던 버스 운행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되었다. 장사를 위해 이동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면서 시외버스도 수익을 내는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요금은 거리와 도로사정에 따라 정해져 있지만, 실제 요금은 공식가격의 몇 배에 달한다. 현재 버스가 운행되는 도시는 49개. 갈수록 노선이 늘어나고 있다.

이 나레이터가 이야기했듯이 북한을 이해하는데 있어 이 영상은 아주 중요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남쪽 같으면 보통 있는 시외버스터미널로 보면 됩니다. 하지만 북한 같은 경우, 저 영상이 자료로써 대단한 의미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평양 바로 위에 있는 평성이라는 지역입니다. 북한에서 최대의 도매시장이 있는 지역입니다. 그 평성에서 전국을 이어주는 버스망이 발달합니다. 아까 보셨듯이 49개 노선이었죠? 한 개 노선당 버스가 못해도 두 대, 세 대, 네 대가 있다고 하면 평성 터미널에 보통 백 대 내지 이백 대 정도의 버스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그 백 대 내지 이백 대의 버스 중에서 순수한 국가소유의 버스는 몇 대 정도 될까요?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저 버스 중에서 순수한 국가소유는 많아 봐야 한, 두 대 정도입니다. 나머지 전부는, 즉 거의 모든 버스는 민간소유입니다. 사적 소유, 개인소유라는 것이죠. 북한은 공식적으로 사적 소유가 허용되고 있지 않고 있고, 실제로 저 버스의 소유자들은 예를 들어 중국에서 수입하는 버스인데, 저 버스 한대를 수입하려고 보통 몇 만 달러 내지 몇 십만 달러를 투입합니다. 하지만 국가로부터 공식적으로 사적 소유를 허용 받지는 못하고, 다만 조건이 있는 것이 예를 들어서 각종 기관, 기업소의 산하인 것으로 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은행이 가지고 있는 버스인 것처럼 보는 것입니다. 즉, 서울시청이 가지고 있는 버스, 경찰청이 가지고 있는 버스 내지는 삼성과 같은 민간기업이 가지고 있는 버스인 것처럼 법적으로는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것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 오늘날 북한의 모습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것이 뻗어 나가는 것입니다. 민간의 업자들이 국가가 결국 공식적인 대중교통 서비스망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이 스스로, 자구책 차원에서 돈을 들여 버스를 구입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부분입니다. 아까 나레이션이 사실은 조금 잘못된 부분이 공식가격의 몇 배라고 했는데, 아까 그 버스 안의 요금표 자체가 공식가격의 몇 십 배가 됩니다. 훨씬 더 큽니다. 그것이 바로 시장가격에 따라서 움직인다는 부분이고, 따라서 북한에서는 장마당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 예를 들어 시외버스 사업자도 그렇고 앞으로 보여드릴 다양한 형태의 유통, 요식업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실질적으로는 개인의 소유지만 공식적으로 개인소유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다만 기관기업소라는 중간적인 형태. 보통 중국이 기업개방 초기에 향진기업이라는 것들이 집단적인 소유로 포장할 때 썼던 용어인데, 이를 북한에서도 그대로 씁니다. 사회주의 모자를 씌워준다 내지는 붉은 모자를 씌워준다는 것들이 그렇습니다. 이런 식으로 개인기업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는 것이고, 다음에 볼 영상들은 아까 청진의 영상에서 나온 길거리 매대보다 조금 더 현대적으로 진화한 것들입니다. 다음 영상 보시겠습니다.
(동영상)
여기에도 나왔고 앞으로도 보실 동영상들에서 나오는 부분들이 무엇이냐 하면, 이 동영상을 찍은 분이 인도네시아 분인데 길거리에서 김밥을 사먹는 모습입니다. 한 줄에 2,500원이죠. 그런데 북한의 일반노동자들의 한달 월급이 3,000원 전후인 수준입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사람이 보기에는 김밥 한 줄 조차 일반 서민들은 사먹지 못하는 엄청난 가격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이 분이 북한의 사정을 잘 몰라서 그런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은 지금 월급으로 살아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배급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쌀에 대해서 배급을 주는 것이 국가가 정상적으로 배급을 주면 1kg에 40원인데, 시장에서 쌀 1kg을 살 때는 5,000원에 삽니다. 거의 100배에 가까운 가격인데, 그렇다면 그 시장에서 누가 쌀을 사느냐? 일반 주민들이 삽니다. 지금은 일반 주민들이 국가 월급이 아닌 다른 여러 가지 형태의 시장경제활동, 비공식 경제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수입을 획득하고 그를 통해서 먹거리를 해결하는 것이 됩니다. 공식적으로 조사를 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저희가 북에서 오신 분들을 계속 추적하고 관련해서 축적해온 바에 의하면 북한에서의 최저 생계비가 지금 약 10만 원 정도 됩니다. 한 달 월급이 3,000원인데, 최저 생계비가 10만 원대라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계획경제와 시장경제가 공존하게 되는, 국정가격과 시장가격, 국정환율과 시장환율이 엄청난 괴리를 보이는데,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국가에서는 모든 것들이 다 그렇게 나타납니다. 과거에 중국도 똑 같은 현상들이 나타났었던 것인데 외국인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잘 안 보이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보실 동영상들이 계속 그런 유사한 질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 것은 북한에서의 새로운 형태, 특히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형태의 유통시설들이 들어서는데 재미있는 것이 시장가격으로 거래되는 공간들인데 이것들이 다 국영부문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른바 장마당이 아닌 국가가, 국영부문이 운영하는 유통시설인데 전부 국정가격이 아닌 시장가격으로 운영되는 몇 가지 사례를 더 보시겠습니다.
(동영상)
보통 길거리 매점, 매대라고 이야기되는 건물들입니다. 보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반 주민들이, 평양 주민들이 사먹는 것입니다. 서민들이 못 사먹는 것이 아니라 그냥 서민들이 사먹는 정도입니다. 1990년대에는 아예 저런 것들이 거의 없고 숨어서 내지는 단속원들과 숨바꼭질 하면서 저런 매대 같은 것들이 있었습니다만, 2002년 김정일 시대에 들어와서는 이른바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부터는 저런 매대가 합법화됩니다. 합법화시키는 부분들이고, 나중에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만 국가는 저런 공간들을 합법화 시켜주면서 대가를 받습니다. 대가가 무엇이냐? 세금을 받습니다. 아까 버스터미널도, 종합시장의 매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는 시장경제활동이 비사회주의 활동, 사회주의를 무너뜨리는 활동이라고 하면서 단속하고 억압하였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는 정책을 바꿉니다. 부분적으로 합법화를 시켜주면서 그런 경제는 조금 살아나고 거기서 나오는 각종 잉여들에 대해서 세금을 걷어들이는데, 다만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세금이 없는 나라입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북한은 공식적으로 세금을 폐지합니다. 현재도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세금이 없는 지상낙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세금’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을 뿐이지 각종 사용료나 납부금의 형태로 사실상 세금을 운영하고 있고, 아까 보셨던 여직원이 운영하던 매대 또한 세금을 냅니다.
(동영상)
오늘은 평양 수산물센터에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저기 보니까 24시간이라고 써있는 것 같은데 24시간 동안 운영하는 것인가요? 네 24시간 운영한다고 적혀있습니다. 편의점 같은 개념인가 봐요. 편의점에 살아있는 물고기가 있는 개념 같은데요? 네 여기가 보통강에 있는 수산물상점이고, 다른 물건들도 같이 팔고는 있어요. 편의점 같이 다양한 것들을 많이 팔고 있죠.

여기 스치듯 지나가는데, 가격표가 찍혀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여기도 계속 이야기가 나옵니다만, 실제로 북한에서 공식적으로 2013년부터 24시간 운영하는 가게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여기도 잠깐 나왔습니다만, 물건을 파는 국영수산상점입니다. 민영이 아니라 국영부문인데 끝에도 잠깐 나왔습니다만, 1달러가 시장환율로 8,000원 정도 되는데 그 시장환율이 적용되는 공간입니다. 국정환율은 1달러에 110원 입니다. 이번에 농구단이 가서 고려호텔에서 묵었는데, 고려호텔에서 묵은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고려호텔 같은 곳에서는 국정환율만을 적용합니다. 아주 일부의 공간에서만 국정환율을 적용하고 나머지에서는 거의 시장환율을 적용하고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환율을 적용한다는 것이 결국 국정환율과는 몇 십 배의 차이가 나고, 국정가격과 시장가격도 거의 100배 가까이 차이가 나며 여기서도 시장환율과 시장가격을 적용한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동영상)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발광적인 저지와 압박 속에서도 조선에서는 하나의 도시를 방불케 하는 려명거리가 신화적인 건설속도로 완성되었습니다. 조선의 자강력을 힘있게 과시하며 일군 려명거리는 세계 건축발전 추세로 되고있는 에네르기 절약기술, 녹색 건축기술이 도입된 것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려명거리는 살림집을 비롯한 모든 건축물들이 녹색환경 속에 배치되어 있는 거대한 공림 속의 건물입니다.

일단은 평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놀라는 것 중 하나가 대규모 신축 아파트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왜 우리들의 눈에 드냐 하면, 상당히 정치적으로는 선전이 됩니다. 려명거리, 미래과학자 거리 같은, 우리로 치면 일종의 뉴타운 건설이죠. 도심 재개발, 뉴타운을 건설하게 되면 항상 시작할 때도 그렇고 중간중간에도, 끝날 때도 항상 최고지도자가 방문해서 독려하며 정치적인 업적으로 치적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우리나라에 전혀 뒤질 것이 없는 아주 현대적인 아파트입니다. 특히 올해 건설한 려명거리는 녹지가 많은 정말 좋은 곳으로 이야기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과연 저 아파트를 짓는데 든 돈이 어디서 왔을까?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대충 저희들이 이런 저런 정황과 증언을 모은 바에 따르면, 저 아파트들을 짓는데 들어간 국가의 돈은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절반 이상은 민간의 돈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북한에서는 주택에 대해 사적 소유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우리같이 아파트를 사서 등기부여하고, 법적으로 자신의 완벽한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아닙니다. 50년 동안 살 수 있는 입사증이라는, 거주할 수 있는 권리만을 주는 조그마한 종이가 있는데 이를 토대로 주택이 매매됩니다. 그것도 대규모로. 조금 전에 보았던 려명거리의 신축아파트 같은 경우는 못해도 1/3이 전부 거래되었을 것이고, 지금 같은 경우를 놓고 보면 저 정도의 경우 못해도 20만 달러~30만 달러에 거래가 될 것입니다. 우리로 치면 2억~3억 정도가 되는 것이죠. 그런 것들이 북한에서 사적 자본과 민간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하나의 영역인데, 겉으로는 전혀 드러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라고 봅니다. 그러한 모습들을 말씀 드렸고, 마지막으로 엔터평양, 엔터평양 두 개가 있습니다. 이것은 짧은 영상인데, 외국인 여행사이트에서 북한에 놀러오세요라고 광고하는 문구입니다. 20초 정도 되는 짧은 광고임에도 임팩트가 꽤 있습니다. 잠깐 보시겠습니다.
(동영상)
조금 전에 보셨던 장면은 조감도가 아닌 실제상황들입니다. 실제로 공중에서 찍은 사진들이라고 봅니다. 물론, 평양이기 때문에 쇼윈도 도시라는 특성도 무시는 못하지만 이것 자체도 하나의 팩트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동영상을 통해 북한에 대한 상상들을 보셨고, 이제 PPT 자료를 통해 말씀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전반적으로 북한경제가 지금 어떠한지에 대해 알아보고, 특히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교역개방이라는, 사회주의 국가들이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대표적인 것이 개혁개방입니다. 그 다음에 최근의 남북경제협력 여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겠습니다. 최근의 정세변화와도 마찬가지가 되겠습니다만 남북경협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특히 핵문제가 거의 해결되는 아주 좋은 상황이 전개되었을 때 남북경협은 정말 획기적으로 발전될 것입니다. 거기에 대해 상상을 해보고, 그러한 상황 자체가 우리들에게 어떠한 과제를 던져주는 지에 대해 말씀을 나누는 순서로 진행하겠습니다.

첫 번째입니다. 북한은 어쨌든, 아까 민둥산과 폐허가 된 공장에서 보셨습니다만, 사회주의 경제 붕괴의 여파로 처참하게 추락합니다. 물론, 사회주의 경제 그 자체가 70~80년대부터 점점 활력을 잃어간 것은 분명합니다만, 90년대 사회주의권이 무너지면서 북한도 같이 와장창 무너지게 되었고, 특히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이 90년부터 98년까지 9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됩니다. 남한경제 같은 경우는 사실 1년만 마이너스성장을 해도 온갖 난리가 나는데, 북한같이 9년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한다면 그 상황이 과연 어떨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 기간 동안 북한의 GNI(국민소득)은 무려 30%나 감소했고, 그 이후에 조금 상황이 나아지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한쪽 측면에서는 어쨌든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경제의 재건은 아직까지 어려운 상황이고, 그런 속에서 김정은 시대를 맞게 됩니다. 여기도 나옵니다만, 실질경제성장률이 9년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하게 되면서 경제자체가 어려워지게 됩니다. 중요한 것이, ‘경제가 어려워진다.’ 내지는 ‘경제가 무너졌다’는 것 못지않게 구조가 바뀌는 것입니다. 구조가 바뀌면서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그러면서 어떤 것들은 좋아지게 되지만 반면 예전에는 고민하지 않았던 것이 새로운 고민이 되면서, 이 새로운 상황에 대해서 북한 주민들과 관료들이 어떻게 대응을 했고 어떠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부분입니다.

북한의 경제 총량입니다. GDP성장률을 중심으로 쭉 봤는데, 한국은행이 추정한 예상치로 보면 안타깝게도 이렇게 성장세가 조금 더딥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시장의 영향으로 실제로는 성장률이 조금 더 높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남북한 경제규모를 비교한다면 이렇게 됩니다. 남북한이 인구규모에서는 북한이 당연히 훨씬 더 적습니다. 반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것이 분단 70년 동안의 남북한이 경제경쟁을 했고, 북한이 경쟁에서 져서 인구성장률이 둔화된 것이라고 보시면 곤란합니다. 1945년에 남북한이 분단될 당시의 남북한의 인구비율과 지금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45년 해방될 당시에도 한반도 인구의 2/3는 남쪽에 살았고 1/3은 북쪽에 살았던 그 구조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남북한간의 경제적 격차를 놓고 보면, 1인당으로 따지면 약 이십 몇 배, 명목으로 따지면 약 사십 몇 배가 됩니다. 참고로 동서독이 통일되기 직전의 경제력 경차가 명목으로 따지면 아홉 배가 조금 넘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무엇이냐? 결국은 남북한 간의 경제력 격차는 동서독간의 경제력 격차보다도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우리에게 던져준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경제위기가 왔습니다. 경제위기가 오면서 어떤 상황들이 벌어졌냐? 계획경제가 마비됩니다. 마비되면서 시장이라는 것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시장이라는 것에 대해서 초기에는 고민을 했고, 때로는 인정도 하고 때로는 억압도 하며 왔다 갔다 하다가 2010년부터, 그리고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김정은이라는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한 시대에는 더욱 확실하게 시장을 용인합니다. 단순히 용인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펴고 있고, 이제는 북한주민들 입장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사회주의 경제라고 얘기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시장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다 인정하게 됩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이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시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하고 있고, 더욱이 지금은 북한정부가 시장을 견인, 주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끔 일부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해석 내지 주장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기본적으로 시장이 끌고 가면서 북한 당국, 지도부는 마지못해 끌려가는 형태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옛날 이야기입니다. 1990년대 내지는 2000년대 이야기이지, 2010년대에 들어서는 시장에 대해서 북한정부가 확고한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우리가 견인한다.”는 것입니다. 되게 이상하죠? 과거에는 분명 “사회주의와 모순-충돌된다.” 내지는 “시장이라는 것이 비사회주의의 온상이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왜 그렇게 바뀌었을까? 실제로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바뀐 것이 무엇이냐? 이런 부분들입니다. 단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시장이 가져다 주는 혜택과 시장이 경제전체에 대해서 의미를 가지는 부분, 그리고 북한 당국과 지도부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세금입니다. 시장이 창출하는 각종 잉여들, 어쨌든 경제상황이 조금 나아지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의 세금들을 거두어 들이고 있고 이것이 국가의 재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특히 북한 같은 경우는 여기 보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식적인 세금, 세금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지만 각종 납부금들 못지 않게 비공식적인 세금들, 우리가 준조세라고 얘기하는 것들이 엄청납니다. 그것은 혁명자금, 정책과제, 사회적 과제, 세외부담 등의 여러 가지 형태의 이름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시장으로부터 거두어 들이는 각종 그것들이 국가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됩니다.

북한은 아까 말씀 드렸듯이 경제가 와장창 무너지게 되면서 단순히 어려움을 겪는 것에 더해서 구조가 바뀌게 됩니다. 어떤 구조가 바뀌느냐? 아까 동영상을 통해 보여드렸듯이 멈춰서는 공장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게 90년대에 나타난 현상들이라고 봅니다. 재미있는 것이 무엇인가 보면, 전반적으로 놓고 볼 때 농업부분들도 타격을 받습니다만 제조업부분들이 훨씬 더 타격을 많이 받습니다. 북한이라고 하면 식량난 혹은 기아를 먼저 생각하므로 당연히 농업부분이 더 많이 파괴되었을 것이라는 선입견 내지는 오해를 가질 수 있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북한이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산업구조에서 결정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 바로 제조업의 몰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제조업 중에서도 북한이 자랑하는, 그리고 사회주의 경제들이 전통적으로 육성해왔던 중화학 공업이 많이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경공업보다도 중화학 공업의 기반이 와장창 무너지게 된 것이 북한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고민 중 하나라고 보실 수 있습니다. 경제가 상대적으로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제조업의 재건이 없으면 본격적인 성장은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김정은도 알고 있고 김정은의 고민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까 보셨듯이 시장이나 아파트, 유통시설 등을 가지고 그런대로 조금 나아진 것은 분명합니다만, 결국 경제를 본격적으로 재건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기본적으로 플러스 성장은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속가능한 성장은 담보하지 못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중화학공업을 일으켜야 합니다. 하지만 중화학공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필요하죠. 자금이 많이 필요한데 역부족이라고 보는 상황입니다.

다음으로 에너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의 에너지 사정은 여러분들도 많이 들어오셨을 것이고, 북한이 경제가 조금 나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에너지 부분은, 특히 이런 공식적은 통계에서도 나옵니다만 오히려 더 악화되는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다음으로는 거시경제의 불안정성 부분입니다. 이것이 북한이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새롭게 안게 된 고민들입니다. 즉, 기존의 계획경제 시스템하에서는 거시경제의 불안정성 문제는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물가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환율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었지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물가도 엄청나게 올라가고 시장에서의 환율도 엄청나게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또 하나, 사적 금융들이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즉, 공금융이 무너지게 됩니다. 어떤 상황이냐 하면 이렇습니다. 북한주민들도 예금을 합니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시절 조선중앙은행에 예금합니다. 물론 그 이자율은 되게 낮습니다. 하지만 90년대 초부터 어떤 현상이 발생하느냐? 주민들이 은행에 가서 자기의 예금을 찾으려고 했더니 은행직원이 하는 말이 “예금을 한 것은 맞지만 은행에, 국가에 돈이 없다. 그래서 예금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즉, 기본적으로 국가의 재정이 엉망이 되다 보니 예금 인출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에게 인식이 박히게 됩니다. ‘은행=예금을 해서는 안 되는 곳’ 내지는 북한주민들이 많이 쓰는 용어로 ‘머저리’라는 표현을 씁니다. “은행에 예금을 맡기는 사람은 1등 머저리”라는 표현을 하고 지금도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공금융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는 것이죠. 은행이라는 곳이 북한주민들 사이에서는 아주 기피대상이 되고 실제로 사람들이 은행이 어디인지 모릅니다. 은행에 갈 일 또한 없으며 자기들 사이에서 사적으로 돈을 주고받거나 집에 쌓아두며 저축을 합니다. 산에 묻어두는 사람들도 나옵니다만 보통 많이 하는 것이 집에 구들장을 파서 돈을 묻어주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면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현상이 바로 인플레이션입니다. 이것은 북한 돈인데, 2009년 화폐개혁을 하고 나서 생긴 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이 이른바 ‘달러라이제이션’입니다. 즉, 자국의 화폐가 완전히 무시당하면서 외국화폐를 선호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이것이 최근에는 조금 진정되기는 했지만 오늘날 북한경제를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현상입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고, 기본적으로 자국화폐는 똥값이 됩니다. 북한 원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화폐에 김일성 주석 초상화가 있지만, 가끔 북한 주민들이 이런 말을 한다고 합니다. 자기 돈, 조선 돈을 자기네들이 쳐다보지도 않고 쓰레기 취급하기 때문에 가끔은 누가 그런다고 합니다. 돈을 쳐다보면서 “아이고 수령님, 어쩌다가 이렇게 비참한 신세가 되셨소.”라고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북한 돈에 대해서 쳐다보지도 않고 미국 돈이나 중국 돈을 선호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특히 국경지대, 2009년 화폐개혁 이후에 외화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하게 높아졌습니다. 이 표에서 보면 북에서 오신 분들이 2011년에는 450여 분, 2012년에는 290여명, 2013년에 넘어오신 분이 81명인데 이 분들을 대상으로 “종합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어떤 화폐를 가장 많이 사용하십니까?”라는 설문조사를 했더니, 2011년에는 그래도 북한 돈을 훨씬 많이 썼었습니다. 그런데 2012년에는 북한돈의 비율이 훨씬 줄어들고, 2013년에 오신 분들의 말에 따르면 역전에 이르게 됩니다. 중국 돈을 더 많이 쓴다. 물론 국경지대니까 그런 점이 더 많은 것이 있겠지만, 평양 같은 곳에서는 물론 달러를 많이 쓰지만 중국 돈도 꽤 많이 받습니다. 북한에서는 혁명자금이라는 용어를 가끔 쓰는데, 지금도 가끔 김정은이라는 최고지도자가 현지지도라는 것을 합니다. 큰 공장이나 사업소를 방문하고 나서 물어봅니다. “너희들의 지금 고민이 무엇이냐?”라고 하면 대부분 “운영자금이 부족합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면 해결해준다고 하는데, 최고지도자가 현지지도하고 나서 충성의 대가로 혁명자금을 조금 보태줍니다. 그런데 그 돈이 모두 달러입니다. 북한 돈을 주면 그 사람들 웃습니다.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지도자가 북한 돈을 줄 리도 없지만, 북한 돈을 준다면 앞에서는 “감사합니다”라고 하지만 돌아서서는 쓰레기통에 처박습니다. 그만큼 자기 나라의 돈이 천대받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게 전세계적으로 남미에서도 그렇고, 동남아시아의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나타났던 현상들인데, 본격적인 체제전환을 하기 직전에 달러라이제이션이나 위안라이제이션이 되면 금융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하게 됩니다. 자국의 화폐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었는데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이죠. 그런 고민들도 생기게 된 것입니다.

대외무역입니다. 북한의 경제가 2000년대 들어서 조금 나아졌습니다. 여기에는 크게 봐서는 두 개의 동력이 있습니다. 하나는 시장화이고, 하나는 대외무역의 증가입니다. 여기 그림에도 나옵니다만, 경제위기 이전에 전체북한의 대외무역이 40억 달러 정도가 되었다가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와장창 무너졌습니다. 십 몇 억 달러 정도로 와장창 무너지게 되는데, 이게 2000년대 들어서며 조금씩 올라오게 됩니다. 그러다가 2009년, 2010년 되면서 과거수준을 회복하게 되고, 2013년, 2014년 정도 되면 과거보다도 훨씬 더 높게 올라오게 됩니다. 즉, 경제총량은 아직 GDP 자체는 과거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만 대외무역은 이미 과거의 수준을 회복할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높아진 상황입니다. 이것은 달리 보면 무엇이냐? 대외의존도가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과거에 비해서 개도국 평균으로 따지면 또 다른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여러 나라들과 높아진 것이 아니라, 2000년대를 놓고 보면 중국과 한국이라는 두 국가에 편중된 현상입니다. 오로지 중국과 한국이라는 두 나라와만 무역을 많이 했고, 특히 2008년 이후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남북교역이 위축됨에 따라 북중교역이 확대되고, 대략 2010년대 정도가 되면 중국이라는 단 하나의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극단적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2014, 2015, 2016 정도가 되면 3년 연속 북한의 대외무역 의존도의 90%를 상회하게 되고, 2016년에는 92.5%였습니다. 2017년의 경우는 아예 남북교역조차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공식적인 무역입니다. 비공식적인 밀무역과 각종 서비스수지까지 다 합치면 이 수치는 아마 95%~96%까지 올라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벌어들이는 외화의 전체가 100이라고 한다면 그 중의 95~96을 중국으로부터 의존한다.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것입니다. 아무리 북-중간의 관계가 좋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런 셈이죠. 정치적인 부분과 경제적인 부분이 맞물려 들어간다 들어갑니다만, 사실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북한에 대해서 지금도 제재를 하고 있고 중국도 어느 정도 협조를 합니다만 결정적으로 중국은 협조를 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왜냐? 북한이 망한다면 자기네들이 피곤해집니다. 예를 들어서 남한으로 통일이 된다고 해도 남한은 워낙 미국의 영향이 강하기 때문에 자기네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망한다고 하면 실질적으로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망한다고 하면 그 난민들이, 우리도 북한 난민들이 남으로 넘어오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합니다만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이 붕괴된다면 그 사람들이 중국으로 대거 유입되는 것을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북한에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상당히 높고, 북한도 상당히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기 이야기할 때 정말 중국이 마음만 먹는다고 하면 북-중 접경지대를 봉쇄한다는 것이, 물론 불가능 하지만 가정을 해 보는 것이지만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3개월 정도 접경지대를 봉쇄한다면 북한은 두 손을 모두 들 것입니다. 손 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북한도 중국에 대해서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두 번째 주제인 김정은 시대의 개혁 개방 현황과 전망입니다. 북한경제의 몇 가지 특징들을 보셨고, 이제는 현대의 문제로 들어오게 됩니다. 사회주의 경제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언론을 통해서도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이른바 “개혁 개방”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중국식 모델로 대표되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체제전환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어쨌든 사회주의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히 시장 메커니즘을 도입하기 위한 개혁 개방입니다. 북한의 경우 과연 얼마만큼 되어있느냐? 사실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전혀 안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또 시간이 지나면서 진전되어 왔습니다. 특히 김정은 시대에는 아버지인 김정일 시대보다 분명히 개혁 개방이란 것이 진전되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의 본격적인 개혁 개방 수준까지는 당연히 이르지 않았다는 두 가지 측면이 동시에 나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이냐? 지금처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정상국가로 되겠다, 즉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편입되겠다는 것은 개혁 개방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핵포기에 대해서도 지금 폼페이오라는 사람이 들어가 있고, 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CVID를 가지고 논란이 있었고, 그래서 지난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할 때 CVID란 표현이 안 들어간 것을 가지고 과연 북한이 핵포기에 대한 진정성의 유무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과 똑같이 북한이 개혁개방에 대해서도 “정말 진정성이 있는가?”란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개혁 개방을 하겠다는 것인지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도 꽤 많을 것입니다. 그러한 문제들을 우선 보시죠.

우리식경제관리방법의 추진과정은 일반에게는 많이 공개가 되지 않았습니다만, 사실은 2011년 12월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고 난 직후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표로 설명 드리면 대체로 2011년 12월 28일에 경제관리 개선방안을 제시합니다.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방법을 찾아 보아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내각 상무조가 구성됩니다. 이것이 북한의 전반적인 문화에 중국 문화가 침투해있는 단적인 예입니다. 상무조라는 표현은 남쪽에서도 쓰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중국에서 쓰는 표현을 바로 가지고 왔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상무조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남쪽의 경우는 영어가 많이 들어와서 그런 경향도 있습니다만 이른바 ‘Task Force’란 이야기입니다. 경제개혁 내지는 경제관리개선조치 방안을 만들기 위한 Task Force가 마련됩니다. 그러면서 활동을 시작하는데 여러 가지 활동 중 재미있는 것이,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6.28 방침이라고 해서 2012년 6월 28일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취임한지 약 2달 만에 국내언론을 중심으로 “북한에서 6.28 방침이란 것을 하고 있다.”란 말이 야기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종종 6.28 방침이 김정은 시대의 대표적인 경제개혁인 것처럼 이야기가 됩니다만 지금까지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6.28 방침은 실체가 없습니다. 즉, 6.28 방침이라고 쓰면 안 되는 것들입니다. 대신 뒤에 나옵니다만 5.30 담화라고 해서, 김정은이 5월 30일에 담화를 발표한 것은 분명한 것으로 봅니다. 이것은 실체가 확인되었다고 판단됩니다. 그러면서 2012년 9월부터 상업부문을 중심으로 했고, 다음으로 농업부문, 기업부문으로 약간의 시험조치를 취한 이후에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이 상업부문들이 먼저 시작합니다. 아까 동영상을 통해 보셨던 것처럼 현대적인 유통시설을 짓되, 그 국영부문인 현대적인 유통시설들이 국정가격, 즉 계획경제의 방식이 아니라 시장가격과 시장경제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을 허용하게 되는 것이 2012년 9월 이후의 상황들입니다. 그래서 아까 동영상에 짧게 보여드렸던 부분처럼 북한에서 현대적인 유통시설들이 많이 등장하게 되고 그런 것들이 수산물 편의점과 같은 류의 사례들입니다. 아까 시간이 없어서 동영상을 많이 못 보여드렸습니다만, 북한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광복지구 상업중심, 낙원백화점과 같은 현대적인 유통시설은 우리의 이마트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일부는 백화점까지도 보입니다만, 그런 것들이 모두 이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고 국영부문들, 제조업부문들, 농업부문들에서도 이러한 개혁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우리식경제관리방법 혹은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 그리고 포전담당제라는 이름으로써 우리들에게 종종 알려지고 있는 김정은 시대의 개혁적인 조치들입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이, 우리가 북한의 시장화 내지는 경제개혁을 이야기할 때 지금까지 북한 경제개혁의 한계성, 제한성의 대표적인 근거로 제도의 수준이 낮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특히, 법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지적했었는데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조금 달라집니다. 즉, 이러한 경제개혁들을 각종 법을 개정함으로써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큰 특징들입니다. 김정일 시대의 7.1경제관리개선조치과정 때는 법으로써 이런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또 실제로 김정은이라는 새로운 지도자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바로 공식적으로 이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당대회나 공식적인 석상에서 우리식경제관리방법과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자주 언급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인 김정일은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가 없습니다.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했을 수는 있어도, 특히 공개석상에서 전혀 언급한 바가 없다는 것이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중심으로 자세한 것은 참고를 하시면 기술적인 것들이라 읽어보시면 될 것이고, 어쨌든 전반적으로 공장기업소에 대해서 권한을 많이 주게 됩니다. 특히 사회주의 계획경제라는 것이 이른바 지표라 하는, 기업이 달성해야 되는 각종 과제들을 수치로 표시한 명령적 지표들을 중앙에서 주는데 그것을 많이 줄여주게 됩니다. 과거에 100정도를 줬다고 한다면, 이제는 2~30정도 밖에 주지 않는 것으로 나옵니다. 나머지는 모두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알아서 생산하라는 것입니다. 단, 전제는 국가가 돈이 없고 각종 물자가 모자라기 때문에 중앙이 지표로 내려주는 것에 대해서는 원자재를 보장하지만, 나머지에 대해서는 기업이 알아서 하라는 것입니다. 기업들이 말 그대로 자력갱생해서 물건을 생산하라는 것으로 방침이 바뀌게 됩니다. 과거에는 자력갱생으로 기업들이 물건을 생산하고 그것이 시장경제 가격으로 움직이는 것에 모호한 태도를 취했는데,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확고한 태도를 취합니다. 즉, 국가가 원자재와 자금을 주지 않는 생산물, 특히 기업 스스로 어떤 형태로든 원자재를 조달해서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은 모두 시장가격으로 생산하는 것을 허용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또 한가지 재미있는 부분이 나타나는데, 뒤에도 있습니다만 기업소가 각종 가격제정권과 판매권을 가지게 되고, 농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는 무조건 국가가 농산물이 있다면 국가 수매를 기본으로 했습니다만, 이제는 수매하고 남는 것들은 농장 스스로 가격을 결정해서 판매할 수 있다는 형태로 나오게 됩니다. 이런 것들에 대해 저희들의 전반적으로 해석은 이런 것들입니다. 기본적으로 경제개혁이 더욱 진전되는 것이고, 특히 기본적으로 시장이라는 것을 허용하되 과거에는 시장이라는 것이 계획경제의 밖에 있었던 존재였는데 이제는 계획경제 안에 있는 존재이며 특히 계획화 시스템 안으로 편입시켰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7.1 조치는 말할 것도 없고, 여러 가지 개혁조치들보다도 많이 앞선 것으로 봅니다. 다만, 내용적으로 그렇긴 한데, 안타깝게도 하나의 한계가 있다면 이런 것입니다. 법을 통해서 만들었습니다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법전이라는 법전에서 경제 관련해서 열 몇 개, 스물 몇 개의 법정을 개정했는데 그 법령의 조항 어디에도 ‘시장’이라는 단어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내용으로 봐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합니다만 시장이란 표현이 명시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북한이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이런 부분들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즉, 이런 것들이 법으로는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는 꽤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특히 예를 들어서 국가가 과거와 달리 현물분배를 우선으로 하는 것들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국가가 현물분배보다는 또 과거의 방식으로 하고 있는 것들이 종종 관찰되면서 국가가 약속한 것들이 과연 얼마나 지켜지고 있느냐에 대해 의문시되고 있는 것도 있다는 한계점들이 있습니다. 어쨌든 야심차게 나름대로 설계하면서 개혁적인 조치를 취하고는 있는데, 현실에서 성과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는 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와있고 이것이 아마 북한정부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경제개발구’라는 것입니다. 과거 경제특구라는 것을 여러분들이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이런 경제특구를 김정은시대에 들어오면서 경제개발구라는 형태로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이 발표하게 됩니다. 여기 그림에도 나옵니다만,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경제특구라는 것이 네 귀퉁이에 불가합니다. 신의주, 나선, 금강산, 개성이라는 국토의 네 귀퉁이 정도가 경제특구의 전부였는데, 김정은 시대에 들어가면 여기 보시는 바와 마찬가지로 스물 몇 개를 와장창 경제특구로 만듭니다. 경제개발구라고 합니다만, 이게 2013년에 대거 등장하고 2015~2016년에 조금 보충됩니다만 저희들도 이것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저렇게 많이 해도 되나… 특히 이러한 국경지대뿐만 아니라 내륙지대까지 꽤 많이 경제개발구/특구를 허용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고, 특히 북한에서 평양은 자기네들 용어로 ‘혁명의 심장부’입니다. 그만큼 중시하는 곳이고 경제특구와 같은 것은 꿈도 못 꿀 것이다라고 생각 했는데, 재미있는 것이 2013년 평양에 은정첨단기술개발구라는 것을 지정합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받아들이고, 외국인이 합작이든 단독으로든 투자를 하면 거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리를 해주겠다고 합니다. 즉, 외국인 투자를 직접적으로 유치하는 방식이 되죠. 그리고 또 재미있는 것은 작년 말, 2017년 12월에 강남경제개발구라는 것을 발족합니다. 우리의 강남 개념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직은 북한에서 이 평양시 강남군이란 지역은 도시민들에게 채소를 공급하는 곳이고, 이게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김정은 시대에 성과는 그다지 나지 않았습니다. 경제개발구를 설치는 했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거의 안 들어갔고, 절반 이상은 개점휴업상태이고 나머지는 활동은 하지만 실적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도 어쨌든 꾸준히 설치하고 있고, 앞으로 여러분들은 원산-금강산 관광특구에서 보셨듯이 저희가 원산이라는 지역을 요새 많이 집중조명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원산이 제 2의 고향입니다. 그 쪽에 대한 애착도 많고, 그래서 관광지로 개발하려고 하고 혹시 된다고 하면 이 은정이란 지역이 평양에 있는데 남한자본을 받아들일지 중국자본을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평양 안에 특구로써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는 것이 여기가 첨단기술개발구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로 따진다면 용산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전자상가 내지는 IT 기업들, 기관들이 모여있는 곳이고 아마 김정은은 그런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은정첨단기술개발구를 북한의 실리콘밸리 혹은 중국의 베이징에 있는 중관촌으로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봅니다. 다만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과 실제로 그만큼 크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어쨌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은 진전될 것으로 봅니다. 물론 논란의 여지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진전될 것으로 보는 것이, 첫째로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앞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개혁개방이 지금보다는 진전되어야 합니다. 특히 국제금융기구에 IMF, WORLD BANK에 가입해서 각종 금융지원도 받고, 특히 북한의 100억~150억 달러에 달하는 대외채무도 경감 받으며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었다는 일종의 증명서를 국제금융기구가 발급함으로써 해외 민가투자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약조건들이 필요합니다만, 어쨌든 이 또한 북한입장에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또 하나, 북한은 이런 시장화 경험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관리를 잘 한 것들에 대한 자신감도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국면을 놓고 보면 전반적으로 북한의 인구가 현재 2,500만 입니다. 2,500만 북한의 인구 중에서 개혁 개방의 가장 선두에 서있는 사람은 아마 김정은일 것입니다. 아주 극단적인 표현을 한다면 김정은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현상적으로는 김정은의 뜻을 뒷받침해줄 만한 실무그룹이 충분히 성숙되지도, 갖추어지지도 않은 문제들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북한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남한이나 국제사회가 이 역할을 해줘야 할 부분도 나옵니다. 보통 북한 핵문제를 두고도 CVID 이야기를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불가역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부분도 나오지만, 그것과 쌍을 이루는 것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이라는 것을 불가역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면, 결국 북한의 개혁개방이 잘되도록,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되겠죠. 그러면 북한의 개혁개방 역량 혹은 경제개발 역량이라는 것이 중요하게 됩니다. 지금은 대충 의지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의지와 역량이 엇박자를 내게 된다면 이것이 잘 굴러가기 힘듭니다. 결국 그럴 때 남한이나 국제사회에서 그런 역량을 보충해주는 역할들, 특히 이런 것은 제재와는 상관이 없이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고 중요한 것인데 북한이 워낙 자존심이 강한 주체의 나라라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남한으로서는 중요한 과제가 아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의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남북경협의 뚜렷한 여건변화가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북한의 비핵화, 북-미관계 정상화라는 정말 길고 험난한 여정이 무사히 진행되는 상황이 되면 남북관계도 크게 변하고, 남북경협도 아마 지금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비약될 것입니다. 이를 저희는 보통 신 남-북 경협시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북한이 정상국가가 되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친하게 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다면 너무너무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고, 한국경제의 입장에서 지금의 저성장기조를 돌파할 수 있는 중요한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장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과 같은 경우는 통일보다는 평화공존이 우선되는 그러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많이 들어보셨죠? 제재라는 것을 들여다 볼수록 질려버릴 정도로 많고 촘촘하게 박혀 있습니다. 미국이 일종의 양자제재로서 단독적으로 제재를 가한 것도 있고, 미국이 국제사회의 힘을, 특히 UN의 힘을 빌려 다자간 제재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전쟁 발발 사흘 후부터 북한에 대한 여러 가지 제재를 하고 있고, 그래서 여기 표가 정말 칸이 모자라 다 못썼지만, 열 몇 개의 각종 법들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북한에 대해 제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IT기구가 북한에 들어가서 민용뿐만 아니라 군용으로 같이 쓰일 수 있는 이중용도의 제품 같은 경우는 철저하게 미국이 관리하면서 못 들어가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외원조법 같은 경우, 미국이 국제금융기구인 IMF나 WORLD BANK로부터 원조를 받는 것을 금지해버리고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테러지원국으로 딱지를 붙인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정상교역을 못하게끔 고관세, 수입금지적인 고관세를 설정하는 여러 가지 것들이 있는 것이 옛날이었습니다. 2016년 1월 이전이었고, 2016년 1월 이후로는 미국 스스로도 제재를 합니다만 특히 국제사회와 UN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여러 가지 결의안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도 나오지만, 석탄, 납, 섬유의류 등을 금지하며 북한 전체 수출의 90% 정도를 막아놨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지나니까 북한이 수입하는 물품으로 원유, 석유제품, 기계류, 철강금속 등 7~80% 이상의 수입품도 금지시켜버렸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금융 같은 경우는 사실 큰 제재는 아닙니다만, 외국기업이 북한과 무역을 하거나 투자를 할 때 금융지원을 받는 것도 못하게 하는 식으로 발을 많이 묶어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북한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부분이 큽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프로세스가 진전되면서 순차적으로 제재도 풀려나가겠습니다만, 어쨌든 아직은 모른다는 것입니다. 지금 폼페이오라는 사람이 들어가 있는데, 북한이 조금 더 비핵화에 대해 재량적인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조금 더 제재가 해제될 날이 가까워질 수는 있습니다. 어쨌든 제재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아무것도 못합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남-북한 당국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철도도로 연결이라든지 산림녹화를 위한 것들인데 그 또한 직접적으로 연결하거나 현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위한 조사사업, 현장조사를 하는 수준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으로 제재가 풀리고 나면 이런저런 일들을 할 수 있겠습니다. 제재가 풀리는 것을 제가 몇 가지 단계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지금은 북한에 대해서 무역과 투자를 하는 것 자체가 금지된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5.24조치를 통해 우리 스스로 제재를 발동시킨 것과는 무관합니다만, 그것 자체가 2016년 이후에는 UN차원의 대북무역투자금지에 저촉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5.24 조치를 풀 수 없는 상황으로 봉착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이 부분들이 풀려야 합니다. 대북 무역-투자 자체를 할 수 있어야 되고, 그 이후에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그리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접근이 풀리고 이후 전략물자 반출이 풀리고 미국시장 판로문제가 풀리는 것들이 순차적으로 가야 합니다. 이것이 제대로 된다면, 1단계가 된다면 기존에 하던 것들을 할 수 있게 됩니다. 2단계가 되면 아주 소규모 투자를, 사실 인프라 투자도 3단계 정도는 되어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규모 투자와 같은 것은 3~4단계에 가야 가능할 것인데, 그렇다면 이것이 언제쯤 가능할 것인가? 기업하시는 분들로부터 저희가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솔직히 저희도 정확히 모르지만, 다만 다른 나라의 경험으로 미루어본다면 대체로 3단계 정도가 되는 시점은 북한과 미국이 국교를 정상화하는 시점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지금 진행되고 있는 비핵화 협상이 어떻게 될지, 예를 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현재 2년 반 남았는데, 2년 반 안에 비핵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이 된다면 제재를 풀 것이라고 보지만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트럼프의 임기 말까지 국교정상화가 될지 안될지도, 지금으로썬 솔직히 그거보다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상황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우선은 시간을 두고 이런 순서로 가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2단계와 3단계가 뒤바뀌거나, 혹은 2단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3단계가 진행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개념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가는 것으로 보이게 됩니다.

북한이 경제개발을 한다면 베트남 모델로 간다고 했습니다. 사실은 베트남 모델이란 것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중국과 조금 다른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중국은 기본적으로 국내저축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만 베트남은 국내저축보다는 대외원조, 물론 FDI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만 원조가 큰 역할을 한 점 등으로 베트남 스스로 중국과 차별되는 부분이 약간은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기본적으로 북한식 모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크게는 중국, 베트남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엄밀히 본다면 북한식 모델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신 남-북 경협시대에 들어서게 된다면, 제재 3단계~4단계 정도가 된다면 국제사회의 민간자본들이 북한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미국자본도 들어갈 것이고, 일본자본도, 특히 일본은 수교자금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EU는 그것보다 훨씬 더 이전에 들어올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낙관적인 상황이 진행되었다면 어떻게 될 것이냐? 당분간 남과 북은 통일이 아니라 평화공존을 우선적으로 추구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통일이란 것이 좀 더 멀어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달리 본다면 멀더라도 확실하게 갈 수 있을 수도 있습니다. 통일이라는 것은 상대가 있는 게임입니다. 북한은 당연히 따로 살기를 원합니다. 합쳐 살기를 원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당장은 공존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설령 시간이 흘러서 통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제는 민족주의나 순혈주의에 기반한 통일이 아닐 것입니다. 세계화 시대의 통일이고 특히 다양한 정치경제사회의 주체들과 함께 하는 통일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평양은, 당연히 현재는 상상하지 못하지만 엄청난 국제도시, 개방적인 도시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바라는 체제안정,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체제라는 부분은 이러한 추세로 갔을 때 한반도에 많은 해외 주체들이 다국적기업 등 서양사람들이 북한에 들어와 살고 있는 그 자체가 평화체제이자 북한 입장에서의 체제보장이 될 것이라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지금은 아니지만 해외자금이 많이 들어간다면 한국은 ‘One of Them’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고민해서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란 것을 다시 고민해야 되는 형국이 될 것입니다. 특히 중요한 것이 앞으로 상황이 좋아져서, 남-북한간의 기존 사업을 재개하는 수준을 넘어서 새로운 주체들이 편입되며 남-북 경협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상황이 된다면 안타깝게도 해외의 모든 국가들이 뛰어드는 상황이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은, 지금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서 한국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One of Them이 될 것이고, 그 때가 된다면 오히려 북한이 주체로서, 북한 스스로 경제개발을 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측면들이 비관이라고 한다면 또 다른 면도 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개혁개방을 하고 국제사회에 편입된다는 것 자체는 남북간의 통일을 가로막았던, 남북간의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이질성, 특히 체제의 상이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질성들은 해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이 그랬던 것처럼 체제전화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교역개방이 진정되면서 우리와 비슷하게 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며, 그것이 멀리 돌아갈지는 몰라도 통일을 달성하는 길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으로썬 그 부분은 나중의 이야기이고, 현재로써는 통일보다는 평화와 공존을 우선시해야 되는 상황들이 보다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남북경협도 그러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일단은 여기까지 말씀 드리고 질의응답을 받겠습니다.

내용

□ 제750회 한은금요강좌

ㅇ 주제 : 북한경제의 특징과 남북경제협력 전망

ㅇ 강사 :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문수 교수

ㅇ 일시 : 2018. 7. 6. 14:0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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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
경제교육실 경제교육기획팀
전화번호
02-759-4269, 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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