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화 이야기 - 땡전 한푼

등록일
201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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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화폐이야기 | 주화 이야기 - 땡전 한푼

(1866년(고종 3년) 호조에서 주조된 “大”자 당백전의 앞면과 뒷면) 사진

돈과 언어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는 언어를 매개로 상호간 의사전달을 하고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 쉽게 협조적 관계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서로 안심 하고 주고받을 수 있는 돈이 있기에 복잡한 거래가 단순화되 어 누구든지 교환의 편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돈은 모든 경제적 거래의 언어라 할 것이다.


그런데 “돈”은 변했어도 우리가 즐겨 쓰는 돈에 관한 “언어적 표현”은 쉽게 바뀌지 않아 언어를 통해 “돈”의 옛 자취를 되돌 아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된다. 예를 들면 가진 돈이 전혀 없음을 강조할 때 흔히 “땡전 한 푼” 없다고 말한다든지 저축 을 홍보할 때 “푼돈 모아 목돈 마련” 등이라는 표어를 아주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면 “땡전”은 무엇 이고 “푼”은 무엇일까?


먼저 “푼”은 우리나라에 근대화폐 즉 신식화폐가 등장하기 이전에 사용되었던 조선통보·상평통보 등을 일컫는 엽전 한 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10푼은 1전(錢)이며 10전(錢)은 1량이 되니 1량이면 100푼이었다. 또한 “땡전”은 고종 3년(1866년)에 흥선 대원군이 경복궁을 다시 지을 때에 막대한 경비조달 등을 위해 당백전(當百錢)을 제조·통용시킨 데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즉 당시 당백전은 실질가치(소재가치)가 상평통보의 5~6배에 불과한 반면 그 명목가치는 실질가치의 약 20배에 달하여 발행 초기에 쌀값을 6배로 폭등케 하는 등 국민들의 생활을 극도로 피폐하게 하였다. 이로 인해 당시 사람들이 “당백전”에서 “당전” 을 거세게 발음하여 “땅전”으로 다시 “땅전”을 “땡전”으로 보다 격하게 발음하게 되어 그 “땡전”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실로 국민의 생활편의를 도외시 한 채 제조·유통된 화폐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경고가 쉽게 바꿀 수 없는 “언어” 속에 오래도록 간직되어 왔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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