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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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신과 우리나라의 생산성 역설

주제 : 경제일반 저자 : 정선영
거시경제연구실(02-759-5328) 2021.08.18 5127

우리나라 경제는 높은 디지털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둔화가 지속되는 생산성 역설(Productivity Paradox)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생산성 역설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디지털 혁신 기술이 가지는 범용기술로서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디지털 혁신 기반 경제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경제주체의 기술 수용성이 충분히 높아지고 조직재편, 인적자본 확충 등 기술혁신을 보완할 대규모 투자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생산성 개선이 이루어지기까지 시차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생산성 역설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를 디지털 전환이라는 경제구조 변화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면 유형경제에서 무형경제로 경제구조가 전환되면서, 유형자산에 기반한 기존 산업·투자·금융 구조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첫째, 기존 산업과 ICT간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ICT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 둘째,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R&D 등 기술혁신 외에도 브랜드·인적자본 확충·조직구조 개선 등 비기술혁신형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이 증대된다. 셋째, 아이디어·기술과 같은 무형자산을 바탕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혁신형 창업(start-up) 등 신생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혁신 친화적 기술금융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생산성 역설이 조기에 해소되고 디지털 혁신의 잠재력이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산업·투자·금융 구조의 전환이 적기에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현재 우리나라의 산업·투자·금융 구조 상 취약요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산업 측면에서 ICT제조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와 우리나라 ICT서비스업의 낮은 경쟁력은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 측면에서는 유형자산 위주의 투자 구조와 더불어, 무형투자에 대한 정책 및 지원이 여전히 R&D 등 기술혁신형 투자에 편중되어 있고 인적·조직자본 등 비기술혁신형 투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 역시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금융 측면에서 살펴보면, 그동안 혁신형 벤처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국내 기술금융은 그 규모가 크게 확대되었으나, 간접금융 위주의 기술금융 구조, 직접금융 내 높은 정책자금 의존도, 취약한 투자 회수시장 구조 등 제도 및 관행상의 한계점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는 기술금융의 질적 성장을 제고해야

할 시점인 것으로 판단된다.


종합하면, 우리나라는 높은 수준의 ICT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경제구조가 여전히 기존 유형경제 프레임에 의존하고 있어 기술혁신의 생산성 개선 효과를 제약해 생산성 역설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생산성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ICT산업 구조와 투자 및 금융 구조를 디지털 혁신에 적합한 형태로 전환함으로써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첫째, ICT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ICT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ICT 신산업을 육성하고 산업 간 ICT융합을 촉진하는 정책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겠다. 둘째, 무형투자의 절대적 규모를 확대하고 기술혁신과 비기술혁신에 대한 균형 잡힌 무형투자를 통해 무형자산 간, ICT와 무형자산 간 시너지 효과를 제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형자산에 기반한 혁신형 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자본시장에 근간한 민간주도 기술금융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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