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협력기구와의 협력

1980년대 중반 이후 금융혁신과 국제화가 진전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빠르게 통합되는 등 금융환경이 급변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효과적인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 협력기구 및 외국 중앙은행과의 협력 필요성이 크게 증대되었다. 한국은행은 1966년 동남아·뉴질랜드· 호주중앙은행기구(SEANZA, 2020년 폐지)에 가입한 이래 1990년 동남아중앙은행기구(SEACEN), 1991년 동아시아·태평양 중앙은행기구 (EMEAP), 1997년 국제결제은행(BIS)에 각각 가입하였다. 한국은행은 이들 기구의 회원 중앙은행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금융현안에 대한 효과적인 국제 공조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국제결제은행(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BIS)은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중앙은행간 협력기구로 은행의 자본적정성 규제 기준인 “BIS 자기자본비율”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BIS는 제1차 세계대전 종료 후 “독일의 전쟁배상금 수취 및 배분과 관련된 제반 업무와 국가간 자금결제업무” 수행을 위해, 1930년 1월 헤이그협정에 의거하여 설립되었다. 이에 따라 설립 초기에는 결제기구로서 역할에 중점을 두었으나, 최근에는 “세계금융현안에 대한 논의 등 중앙은행간 협의체로서의 기능”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2023년말 현재 63개 중앙은행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스위스 바 젤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한국은행은 1975년부터 옵서버 자격으로 BIS 활동에 부분적으로 참여하여 오다가 1997년 1월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가입 당시 한국은행은 배정된 BIS 주식 3,000주를 인수(납입자본금 약 36.6백만달러)하였으며, 2005년에 211주를 추가로 인수(납입자본금 약 4.1백만달러)하여 2023년말 기준 출자규모는 3,211주(총 주식의 0.57%)이다. 한국은행은 BIS가 연 6회 주최하는 총재회의에 적극 참석하 는 한편,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ommittee on the Global Financial System: CGFS), 지급 및 시장인프라 위원회(Committee on Payments and Market Infrastructures: CPMI), 시장위원회(Markets Committee: MC) 및 바젤은행감독 위원회(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 BCBS) 등 BIS 산하위원회에서도 주요 중앙은행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한편 2019년부터 한국은행 총재가 BIS 이사로 선출되어, BIS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내부경영에 대한 의사결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23년 11월에는 이창용 총재가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임기 3년)으로 선임되어 글로벌 금융경제 현안에 대한 분석 및 정책 대응방안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 그전까지 국제금융계에 대한 영향력이 큰 G7 국가 중앙은행 총재가 주로 의장직을 맡 아왔다는 점에서 한국은행 총재의 의장 선임은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과 중앙은행 간 협력강화를 위한 한국은행의 그간 기여를 확인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역대 CGFS 의장 명단

역대 CGFS 의장 명단
기간 의장
1997-1998 토시히코 후쿠이(Toshihiko Fukui)
일본은행 부총재
1998-2002 유카타 야마구치(Yutaka Yamaguchi)
일본은행 부총재
2003-2006 로저 퍼거슨(Roger W Ferguson)
美연준 이사회 부의장
2006-2010 도날드 콘(Donald L Kohn)
美연준 이사회 부의장
2010-2011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중앙은행 총재
2012-2018 윌리엄 더들리(William C Dudley)
뉴욕연방은행 총재
2018-2023 필립 로우(Philip Lowe)
호주중앙은행 총재
2023.11월-현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CGFS는 연 4회 정례회의를 개최(필요시 긴급현안회의 소집)하는데 모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각국 중앙은행 정책결정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조사연구자료 발간을 통해 공공 및 민간을 대상으로 국제금융시장의 건전한 질서 및 컨센서스 형성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직전에 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균형 누적을 경고하고 정책대응방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에도 중앙은행간 긴밀한 정책협력을 통해 자산가격 급락, 금융기관 유동성 위기 등의 금융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2023년 미국 SVB 파산 등 글로벌 은행부문 위기시에는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각국 대응방안에 대해 선제적으로 논의한 바 있다.

동아시아·태평양 중앙은행 기구(EMEAP)

동아시아·태평양 중앙은행 기구(Executives' Meeting of East Asia and Pacific Central Banks; EMEAP)는 동아시아·태평양 지역내 중앙은행간 정책협의체로서 최근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동 기구는 90년대 들어 급변하는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 변화에 역내 중앙은행들이 원활히 대처할 수 있는 정책방안을 공동 모색하기 위하여 1991년 2월 설립되었다. 현재 일본, 중국, 호주, 인도네시아 등 11개국의 중앙은행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EMEAP은 총재회의, 임원회의, 실무자 워킹그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워킹그룹에서는 금융시장·은행감독·지급결제·IT 등 중앙은행의 주요 업무분야를 중심으로 실무자들이 참여하여 분야별 현안에 대한 조사 연구 및 정책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창설멤버로서 EMEAP을 통해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회의를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2000년 이후 회의 개최실적을 보면 2000년 7월 및 2011년 7월 및 2022년 8월 서울에서 총재회의를 개최하였으며 임원회의는 1996년 3월 서울, 2002년 11월 및 2008년 12월 제주, 2013년 10월 및 2019년 5월 서울에서 각각 개최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다수의 워킹그룹 회의를 개최하였다.

동남아중앙은행기구(SEACEN)

동남아 중앙은행기구(South East Asian Central Banks)는 회원은행간 정보 및 의견교환과 공동관심분야에 대한 조사연구 및 연수를 통한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1966년 2월 설립된 동남아지역 국가 중심의 중앙은행간 협력체이다. 현재 태국, 말레이시아, 대만 등 19개국의 중앙은행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990년 1월 제9차 SEACEN 총회의 승인을 얻어 9번째 회원은행으로 가입하였으며 1993년과 1999년, 2012년에 SEACEN 총재회의(SEACEN Governors' Conference)를 서울에서 개최한 바 있다.

한편, SEACEN은 회원국간 조사연구 및 연수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1972년 SEACEN Research and Training Centre(이하 SEACEN Centre)를 설치하였다. 동 Centre는 공동관심사항에 대한 조사연구를 수행함과 아울러 회원은행은 물론 미연준 등 선진국 중앙은행 및 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협조를 받아 회원은행 직원들을 위한 연수, 세미나,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SEACEN Centre의 주요 회의체인 총회(총재들로 구성된 최고의사결정기구) 및 집행위원회(부총재 또는 부총재보들로 구성된 정책집행기구) 회의에 매년 참석하고 있으며, 2022년 말까지 총 36차례의 연수, 세미나,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SEACEN Centre의 조사연구 및 연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앙은행 협력기구 가입 개요

2024년 2월말 현재

중앙은행 협력기구 가입 개요
구분 설립목적 설립시기
(가맹국수)
가입시기 출자규모
(투표권비중, 순위)
중앙은행 협력기구 BIS
(국제결제은행)
중앙은행간 협력증진 및 국제금융거래의 편의 제공 1930. 1.(63개국) 1997. 1. 40.7백만U$1)
(0.57%, 33위)
SEACEN
(동남아중앙은행기구)
동남아시아지역 중앙 은행간 협력증진, 공동조사연구 및 직원연수 1966. 2.(19개국) 1990. 1. -
EMEAP
(동아시아 태평양 중앙은행기구)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앙은행간 협력증진 및 정보의 교환 1991. 2.(11개국) 1991. 2. -
  1. 주 : 1) 1997.1월 가입 당시 3,000주 인수 대가로 36.6백만U$(10.9백만 GF, 1GF = 순금 0.29032258g)를 납입하였으며, 2005.5월 211주 추가 인수시 5.1백만CHF을 납입(약 4.1백 만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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